【바티칸ㆍ워싱턴=외신종합】교황청과 미국 내 가톨릭교회 등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은 18일 상원에서 「부분 분만식 낙태(Partial Birth Abortion)」금지 법안이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해 결국 입법에 실패하자 유감을 표시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필라델피아의 안소니 J 베빌락 추기경은 18일 상원의원 릭 산토룸, 가톨릭 음악인 토니 멜렌데즈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투표는 엄청난 실망감을 준다』며 『그들(상원의원)은 생명보다는 죽음을 선호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바티칸에서 발행되는 로새르바토레 로마노지는 14, 15일자에서 지노 콘체티 신부의 칼럼을 통해 상원 투표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는 한편 클린턴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를 재차 비난하고 부분 분만 낙태의 잔혹성을 지적했다.
교황청은 이미 지난 96년 클린턴 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공식 비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콘체티 신부는 『만약 18일 투표가 실패한다면 이는 인간 기본권과 자유의 수호자로 불리는 미국의 역사에 매우 슬픈 날이 될 것』이라며 『부분 분만 낙태는 출산 하루 전까지도 시술될 수 있는 역사상 유래 없는 학살 기술』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전체 낙태시술 가운데 극히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변명으로 그 공포스러움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고 『인간생명의 파괴는 양으로 그 무거움을 측정할 수 없다』며 『단 한명의 태아를 살해하는 것도 그 기술이 불의하고 비도덕적인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콘체티 신부는 특히 클린턴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메리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이 낙태법에 대한 공포에 떨고 있다』고 개탄했다.
부분 분만 낙태란
5개월 이상 태아 단계적 살해 95년 의회통과 불구 "거부권"
부분 분만 낙대란 5~6개월 이상 된 태아를 5 내지 6단계에 걸쳐 모태로부터 끄집어낸 뒤 머리에 구멍을 뚫어 뇌를 제거하는 낙태법으로 그 잔혹함으로 사회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 낙태 법안은 이미 지난 95년 미 하원에서 금지 법안이 통과됐지만 96년 4월 10일 클린턴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하원에서는 1년 후 거부권을 폐기할 수 있는 3분의 2 찬성을 얻었지만 상원에서는 득표하지 못해 입법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새로운 법안을 입안했으나 클린턴이 재차 거부권을 행사했고 지난 7월 하원에서는 296대 132로 3분의 2 득표에 성공했으나 이번에도 상원에서 64대 36으로 3분의 2에 3표가 부족해 거부권을 폐기할 수 없게 됐다.
교황청은 지난 95년 부분 분만 낙태 금지 법안이 상하 양원을 모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96년 4월 클린턴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강도 높은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보스턴대교구의 버나드 로 추기경도 거부권 행사는 『낙태를 무조건 지지한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하고 시카고 대교구의 요셉 버나딘 추기경은 『부분 분만 낙태는 무죄한 생명을 직접적이고 잔혹하게 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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