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UCAN】일본 주교회의는 2천년 대희년을 앞두고 3.1절을 맞아 일본 군국주의에 협력했던 일본 교회의 잘못을 회개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주교회의 산하 복음화연구소는 1900년대 초에 들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 일본군대가 자행한 침략을 묵인했던 일본교회의 책임을 평가하는 책을 내기로 했다. 복음화연구소는 일제 통치하 한국 독립운동의 시발점인 3.1운동에 관한 "역사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 : 전쟁에 대한 교회의 관련성"을 3월 1일을 기해 출판할 계획이다.
이 책의 출간으로 일본 주교회의는 일본교회 역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대한 광범위한 구술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따라서 전쟁 중에 일본교회가 일제의 협력자가 돼 메이지시대의 근대화와 군사화에 봉사했던 역사적 연관관계 등 다양한 모습을 제공해 줌으로써 올바른 평가와 회개를 가능하게 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주교회의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몇년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대희년을 앞두고 교회의 역사에 대해 열린 자세로 임하는 한편 과오에 대해 기꺼이 인정해야 한다는 요청을 한데 따른 것이다.
동경교구의 세이치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이 책은 전문역사가에 의해 씌여져서는 안된다. 그런 관점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이 2000만명 이상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일본인으로서 또 일본교회의 일원으로서 우리 일본의 주교들은 하느님과 비극을 겪은 아태지역 형제들로부터 용서를 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일본 주교단은 1995년 2차 세계대전 50주년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 '평화를 위한 해법'에서 "우리는 당시 전쟁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비복음적이었는지 깨닫지 못하고 용기있게 선언하지 못했다"며 "우리 교회는 인간의 삶을 보호하는데 있어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는 예언자적 역할을 하는데 실패했다"고 천명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요코하마교구 교구장이자 주교회의 의장이던 후미오 하마오대주교는 일본군대에 의해 자행된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죽음,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을 지적하며 평화를 위한 교훈을 찾아나갈 것을 제안했었다.
새롭게 출간될 이책의 소재들은 복음화연구소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일본 천황제도 연구 모임'에 의해 수집되었다.
한편 일본 기독교교회협의회(NCC)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2월 1일 기념행사에서 지난 1900년대 초에 일본의 그리스도인들이 종교적 복음적 가치를 거스르며 자행했던 모든 비복음적인 행위들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확인했다.
협의회(NCC)는 이날 발표한 선언에서 19세기 초 일본군대의 침략에 협력했던 그리스도 교회의 행동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또한 협의회는 "과거나 현재나 가장 중요한 행동은 연대"라고 밝히고 비정부기구들간의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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