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교황청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관할 하는 영토 안에서 가톨릭 교회의 활동을 승인하는 역사적인 협정에 서명했다고 요아킨 나바 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이 2월 15일 공식 발표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이 교황청에서 15분간 회담을 가진 뒤 이뤄진 이번 협정은 특히 예루살렘의 국제적으로 보장된 특별 지위와 성지적 특성 및 종교적 정체성 등을 명확하게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67년 예루살렘을 점령한 후 합병, 일방적으로 도시 전체를 수도로 선언한 이스라엘은 성명을 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번 협정 체결 직후 자국 주재 교황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성명을 발표해 바티칸 -PLO 간 협정은 이스라엘과 PLO가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평화 협상에 장애물이 되는 무책임 하고 일방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 지역의 가톨릭 교회의 지위와 활동, 재산을 인정하는 이번 협정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지위 변경 시도를 염두에 둔듯, 국제적으로 인정된 예루살렘의 지위를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행위는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동예루살렘을 합병한 이래 예루살렘에 대한 국제적 통치를 인정하지 않았고 국제기구의 예루살렘 주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제 사회 역시 아직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텔아 비브에 공관을 두고 있다. 이같은 이스라엘의 입장과는 반대로 이번 협정은 예루살렘의 국제적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 기본적인 종교의 자유, 즉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유대교의 법적 평등, 예루살렘의 성지적 특성, 모든 이들의 자유로운 성지 접근권 등을 보호하는데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교황청은 아울러 이번 협정에 포함된 교황청의 입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아라파트 대통령은 이날 교황의 3월 역사적인 이스라엘과 요르단 등의 성지 방문길에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 내 도시인 예리고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고 교황은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번 기본 협정은 교황청과 PLO 간에 2년 동안 지속된 협상의 성과이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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