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쉬푸르(파키스탄)=UCAN】파키스탄의 한 마을에서 가톨릭과 이슬람인들이 함께 하는 대희년 소달구지 경주가 열리고 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300km 지점에 있는 쿠쉬푸르라는 마을에서는 전통적으로 소달구지 경주가 열리고 있는데 최근 쿠쉬푸르의 본당 주임 사제 페르바이즈 엠마누엘 신부는 올초 2000년 대희년 기념행사로 소달구지 대회를 열어 이슬람인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지난 4월 29일 쿠쉬푸르 외곽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64명이 참가했는데 이들은 인근의 20여개 마을에서 참가했다.
짐 달구지와는 달리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대나무로 특별 제작된 이 경주용 달구지는 황소 2마리가 끄는 달구지를 한 명이 몰게 돼있고 경기장은 평지로 약 1km 거리이다.
오전 예선전에서 선발된 8명의 결승 진출 선수는 오후 5시 구경꾼들의 요란한 환호와 북소리속에 먼지가 자욱한 경주장을 달려 우승을 가렸으며 파이살라바드교구 조셉 쿠츠 주교가 우승자들에 대한 시상식을 거행했다.
쿠츠 주교는 『참가자와 관중 가운데 80%는 주변 마을에서 온 이슬람인이었으며, 분위기는 축제같고 흥겨웠다』며 『나 혼자만 누가 그리스도인이고 이슬람인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가톨릭 평신도인 나타니엘은 『쿠쉬푸르에서 60년을 살았지만, 이곳의 이슬람인들이 이처럼 좋은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회를 구경했던 이슬람인 알리 자이예드도 『좋은 행사였다. 하지만 내가 응원한 소달구지의 황소는 경주보다 오늘의 주빈에게 더 신경을 쓰더니 결국 졌다』고 말했다. 쿠츠 주교는 『내년에는 쿠쉬푸르 100주년 기념으로 소달구지 올림픽을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들이 대부분인 쿠쉬푸르는 벨기에 출신 카푸친회 선교사들이 1898년에 세웠다. 지금 쿠쉬푸르에는 가톨릭인 4000여 명이 있으나, 파키스탄의 다른 지역에도 쿠쉬푸르 출신 1만2000여 명이 퍼져있다.
이 마을에서는 엠마누엘 신부를 포함한 가톨릭 사제 40여 명과 수녀 100여 명이 배출됐으며 2년 전 가톨릭에 대한 차별에 항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존 조셉 주교 (파이살라바드교구)도 쿠쉬푸르 출신이다.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