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는 지금까지 로마는 물론 세계 어느 곳의 행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수의 청년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애당초 100만명 정도를 예상한 교황청과 로마시는 본대회 개막 후 이틀이 지난 17일 90만명을 넘어서자 교황이 주관하는 밤샘 기도와 장엄미사가 예정돼 있는 19일과 20일에는 그 두 배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고 결국 20일 로마를 방문한 순례자 수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성 베드로 대성전에는 성문(聖門)을 지나려는 젊은이들이 몰려 시간당 8천명, 매일 20여만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성문을 지나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이들은 거의 1마일 이상 줄을 서 장관을 연출했다.
대만 대표단 중국 복음화 다짐
중국 본토의 청년들은 이번 대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대만의 대표단 500여명은 철저한 대회 참가 준비를 통해 장기적으로 중국의 복음화를 다짐했다. 개인적 으로 여러명의 젊은이들을 이끌고 참석한 타이페이의 티캉 대주교는 "이번 순례는 중국의 복음화 준비의 일환" 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과 마카오, 싱가포르 에서도 40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베트남.몽골 대표단도
30여명의 베트남 대표단을 이끌고 온 누엔 반 상 주교는 "처음으로 교황청 공식 초청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며 이는 "교황청과 베트남 관계의 참된 발전을 반영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이전의 대회에 해외 거주 베트남인이 참석한 적은 있었으나 본국 신자 참석은 이번이 처음. 몽골의 울란바토르에서도 처음으로 6명의 대표단이 로마에 도착했다.
젠 축제 2만5천여명 참석
포콜라레 운동의 창시자인 끼아라 루빅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로마 플라미니오 스타디움에서 17일 밤 열린 젠 축제에는 2만5천여명의 젊은이들이 참석해 젊음의 열기를 한껏 뿜어냈다. 이날 축제에서는 전쟁과 폭력에 저항해 노래와 춤, 증언을 통해 사랑과 우정을 나눴다. 끼아라 루빅 여사는 이날 메시지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세상을 바꾸자" 고 호소했다.
사제들 고해성사로 고생
"하느님의 은총으로 새까맣게 구워졌습니다"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7시간 동안 젊은이들에게 고해성사를 준 한 신부의 말이다. 프랑코 모가베로 신부는 "많은 젊은이들이 순례 후 진심으로 가슴을 열고 성사를 본다" 며 "나 역시 일상적인 성사 집행이 아닌 최대한의 정성을 들여 성사를 준다' 고 말했다. 로마시의 치르쿠스 막시무스 에는 반원형으로 350개의 밝은 색 나무로 고백소를 설치해 두고 순례하는 청년들에게 고해성사를 주었다. 차기 개최지 캐나다 2002년 차기 청년대회 개최지인 캐나다 젊은이들은 20일 폐막미사 후 교황과 특별 알현을 가졌다. 토론토 청년대회 준비위원장인 토마스 로시카 주교는 이번 대회가 대단히 훌륭하게 치러졌다고 평가하고 "우리는 다음 대회 주최국 으로서 엄청난 경험과 힘을 얻고 돌아간다" 고 말했다. 캐나다 주교회의 의장 제랄드 바이스너 주교는 "청년대회 개최는 캐나다 교회와 토론토시에 큰 영광이며 선물" 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단 환대
10일 크레마(Crema)에 도착한 한국 대표단은 크레마란 이름이 아이스크림의 크림을 가리킨다는 안젤로 교구장의 설명을 듣고 아이스크럼처럼 달콤한 일정을 보내게 되길 고대. 한국 대표단을 따뜻하게 맞는 크레마 교구민들의 마음이 10일 저녁 환영만찬에서부터 갖가지 행사마다 속속들이 배어 있어 한국 대표단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 특히 대표단은 신학교, 수도원, 민박 등지에서 분산 숙박했는데 가정집에서 민박한 대표단원들이 귀빈 대접을 받자 공동 생활을 하는 신학교 팀 등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로마서 맛본 김밥 최고
밀라노 한인본당(주임=장병배 신부)은 연일 빵과 파스타에 질려 있는 한국 대표단을 위해 12일 저녁으로 김밥을 준비해 대표단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밀라노 한인본당은 이 김밥을 준비하기 위해 16시간이나 걸렸다고.
한국 대표단 곳곳서 화제
크레마 지방지 신문들은 한국 대표단이 입성하던 날부터 연일 대서 특필하며 관심을 보였다. 특히 폴란드 대표단과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표단 동정을 더욱 집중 취재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라 프로빈치아 지는 한국 대표단의 문화 공연에 대해 "한국 청년들은 크레마 시민의 환영을 그들의 문화와 음악으로 정성을 다해 보답하는 깊은 사랑을 보여주었다" 고 평하기도. 한국 대표단은 또 밀라노 등지를 순례하며 마주치는 세계 각국의 청년 대표단을 만나 선물을 교환하며 친교를 나눴는데 특히 선물로 준비해간 부채가 무더운 여름 날씨로 인해 대회 폐막까지 단연 '인기 캡'. 17일 오후 6시 성 로렌조 광장에서 펼쳐진 한국문화 공연 에서는 인천교구가 사물놀이, 살레시오 수도회 팀이 성가 등을 선보였으며 공연 후 한국 대표단은 '대한민국' 을 연호하고 애국가를 합창하는 등 뜨거운 애국심을 과시.
▲ 한국 청년들이 17일 문화공연 후 거리에서 고유의 전통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16일 오후에 펼쳐진 아시아 청년 모임에서는 수원교구가 "아버지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해 몸 바치는 사람들이 되게 해주십시오" 를 주제로 성서 나누기를 하고 생황성사 '한처음에' 등을 수화로 공연했다. 아시아 청년모임에서 일본 대표단은 지금까지 6번 교환 방문한 한국 청년들과의 교환 행사를 보편 신앙의 한 부분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리스도는 구원의 길
17일 오전 10시 아빌라의 데레사성당에서 가진 한국어 교리 교육에서는 바티칸 주재 배양일 대사가 참석해 "이번 대회가 여러분들의 신앙 생활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고 말하는 한편 이산가족 만남 소식 등을 전해 통일을 기원하는 청년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첫날 교리교육에서 이문희 대주교는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은 하느님을 안다"면서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사시는 동안 가장 비천한 모습으로 사시면서 사람들에게 인생의 길을 보여 주셨다" 고 밝히고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사람은 사랑하며 사는 사람" 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리교육에서는 미국 등지에서 온 한인 청년들도 참석해 고국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며 고국의 정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교리교육에 이어진 미사에서는 활기찬 한국 청년들의 미사 장면을 보고 한 이탈리아 신자는 '너무 아름다운 모습' 이라며 미사 시간 내내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 본행사 기간인 17일 한국어 교리교육을 마치고 한국 젊은이들과 함께 한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이문희 대주교(가운데 안경 낀 이).
이번 대회의 옥의 티라면 숙소와 교통 문제였는데 특히 숙소 배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를 로마 외곽으로 배치해 이들 국가 대표단으로부터 원망을 사기도 했다. 한국 대표단은 남자 100여명이 초등학교의 작은 체육관에서 지냈는데 화장실이 1개 뿐인 등 주최측의 배려가 전혀 없었다. 19일 오전 8시 대표단은 책임 본당인 성 가브리엘 본당 신자, 자원봉사자, 파나마 대표단 등과 미사를 봉헌하고 교구별로 폐막 미사 장소인 토르 베르가타로 행군. 이 미사에서 한국 대표단은 각국 대표단과 가브리엘 본당 신부 등에게 선물을 전해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을 표시했다.
▲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로마 근교 「토르 베르가따」운집한 200여만명의 신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