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우리 부부와 현재 대구에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건앙상블 회원인 박말순, 강대식, 박영식, 이은희, 김은경 교수와 조애경(대구신학대학) 교수 등 8명은 독일 바바리아 지방 파사우(Passau) 교구 쉬바이클백(Schvaiklberg) 성베네딕도 대수도원의 2000년 음악축제 행사에 공식초청을 받아 참가했다. 이날 저녁에는 대수도원 강당에서 「산촌」, 「선구자」, 「아리랑」, 「꽃구름 속에」등 한국민요와 독일 가곡을 연주해 수도원 성직.수도자들과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튿날 8월 6일 수도원 주일미사에서 국악미사곡을 연주했다. 6600여개의 소리통을 가진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의 반주에 맞춰 한국적인 은은한 가락이 이어지는 우리 국악미사곡연주는 마치 천국에서 들려오는 천사 들의 소리같이 아름답게 들렸고, 미사 후 신자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미사 후 우리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교구 성 게오르겐베르크 성베네딕도 대수도원 성전대수리 및 제대축성 미사중 진행되는 성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유해를 제대에 봉안하는 성스러운 행사에 참석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유해는 왜관 성베네딕도 수도원의 故 양마오로 수사님에게서 기증받은 것으로, 지난 98년 31년간 한국에서 사목활동을 하시다가 97년 본국인 독일로 귀국해 성베네딕도 오틸리안 수족회 재무시찰관으로 활동 중이신 나 스테파노 신부님을 통해 이 수도원에 기증하게 됐다. 한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오스트리아 순교자, 우간다 순교성인을 제2주보성인으로 새로 모시고 그 유해를 제대에 봉안한 성 게오르겐베르크 성베네딕도 대수도원은 950년경 복자 라모르(Ra Poto)에 의해 알프스 산꼭대기에 마련된 은수처가 그 시작으로 1138년 성 베네딕도 대수도원이 됐다. 그러나 잦은 화재로 1639년 현재의 산 아래에 수도원 건물을 마련했다. 이 수도원은 특별한 성유들이 보관된 성지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신자들이 순례하였다.
1750년 대수리 후 250년 만에 수도원 대수리 공사를 마치고 축복식과 더불어 치뤄진 유해 봉안식에서 나는 성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 기증자로서 유해함 바로 뒤에서 행렬했고, 대건앙상블도 함께 참석했다. 이날 전례는 인스부르크 교구장 Dr Alois Kothgasser 주교님 집전으로 둥근돌 제대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등 3인의 유해를 봉안했다. 제1주보로 성 요셉 성인을 모시고 있는 성 게오겐베르그 성 베네딕도 대수도원은 성 김대건 신부와 함께 오스트리아 토를 출신의 손교자 오토 노이얼 (Otto Neurer 1882-1940) 신부, 우간다 출신의 칼 루앙가 (Karl Lwanga 1865-1886) 순교 성인도 제2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성전 대수리 및 제대축성을 가졌다. 이때 우리 부부와 일행들은 너무나 감격스러워 눈물을 펑펑 쏟았다. 우리 김대건 신부님께서 온 세계 교회에서 큰 영광을 받으시다니….
나는 대례미사 내내 하느님과 우리나라 103위 순교성인 들과 독일, 오스트리아 교회에 감사의 기도를 바쳤다. 더욱 감사할 일은 우리를 초청한 독일 쉬와클백 성 베네딕도 대수도원에서도 이미 1998년 우리나라 교회의 첫 순교자인 김범우 토마스의 유해를 수도원 중앙제단에 모셨다는 것이다. 이 유해는 1987년 부산교구 순교자 현양회 (지도=송기인 신부) 주관으로 경남 밀양 만어산에서 순교자의 무덤을 발굴했을 때 필자가 보관하고 있던 것을 나 스테파노 신부님이 본국으로 돌아가시면서 가지고 가셨던 것이다. 현재 유럽 여러 교회에서는 한국교회의 활발한 포교활동과 성직.수도 성소의 풍성함에 경탄하고 있다. 그러한 것은 모두 우리 순교자들의 전구에 의한 것이라고 믿고서 우리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시기를 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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