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나라도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지만 이에 맞는 노인에 대한 사목모델이 없어 노인문제를 바라보는 일선사목자들의 노인사목에 대한 의식 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사목자들 가운데는 노인사목을 경제적 효율성 으로만 바라보는 이들도 적잖아 이에 대한 시각 교정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선 사목현장에 있는 많은 사목자들이 노인 사목의 중요성에 비해 이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천년기에 걸맞는 사목을 펼쳐나가기 위한 교회 차원의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 회장 박고빈 신부는 『신자들은 물론 일선사목자들조차 노인사목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노인사목의 씨앗이 뿌려진 지 수십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노인사목의 활성화는 사목자들의 의식전환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서울의 한 본당 신부는『노인대학에 대한 투자는 비생산적이어서 대학을 운영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식의 미비를 드러 내기도 했다. 이같은 사목자들의 실태에 대해 또다른 사목자는 『노인이 제 몫을 할 수 있을 때 가치관의 붕괴 등으로 가정의 문제가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현실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가정 사목, 청소년사목 등은 가족공동체 모두가 함께 할 때 효과가 있는 만큼 노인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노인문제가 21세기에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음에도 교회가 이에 마땅한 제도적 장치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요청되고 있다. 또한 노인문제에 대한 사회적 현상분석 등 과학적 연구를 통한 접근이 부재한 상태여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더구나 99년말로 65세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인구의 7.2%를 넘어서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이미 접어 들었고 2020년에는 14%선인 고령사회(Aged society)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함에도 이에 대한 준비가 부재한 실정이어서 뜻있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 노인대학연합회 양희옥 수녀는『"본당뿐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에서 노인에 대한 배려가 가능할 때 노인 사목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넓은 안목 에서 노인사목을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려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뜻있는 사목자들은 노인문제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교회의 발빠른 대응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교구 박유식(화명본당 주임) 신부는 「한국 노인 생활의 문제점과 그 해결에 대한 연구」를 통해 『노인 문제는 시간을 거듭할수록 더욱 심각성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함에도 이에 대한 인식이 절대 부족하다』고 강조하고 『제도적인 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노인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장치 마련에 교회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제안의 배경에는 우리사회 전체 생활보호 대상자중 4분의 1이 넘는 계층이 전체 노인 인구의 9∼10%에 이르는 노인인구이며, 극빈층인 무의무탁 대상자중 3분의 1이 노인이라는 사실이 놓여있다. 따라서 노인문제가 미래의 우리 자신의 문제라는 의식의 전환을 통해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교회가 함께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의 개발을 서두르고 시대의 흐름에 맞는 노인사목 방침을 제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발맞춰 노인들도 쌓아온 지식과 경험, 기술 그리고 지혜를 모아 자신이 포함된 사회를 개선해 나가려는 새로운 노인상을 정립하는데 적극 호응해야 할 것이다.
◆ 노인들이 겪는 4가지 고통
노인문제는 시대화 사회적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공통적인 문제는 다음의 네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 건강
▶일고(一苦) : 병고(病苦). 신체적·정신적인 노쇠현상으로 나타나는 건강문제. 특히 고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치매 문제는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단위로 치매노인 전문요양원 같은 노인전문병원과 노인수용시설의 증설, 수용 노인의 생활여건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노인복지정책의 강화가 필요하다.
▦ 경제력
▶이고(二苦) : 빈곤(貧困). 소득원의 상실로 인한 경제적 문제. 노인의 70% 정도가 노후대책을 갖고 있지 못한 실정인데다 경제력이 삶의 질을 좌우하게 돼 노인의 경제적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그러므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노인의 소득보장정책을 확립하고, 의지할 곳 없는 노인에 대한 부양책임을 나눠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 소외
▶삼고(三苦) : 고독(孤獨). 가정 등으로부터의 소외. 산업화로 소가족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홀로 사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고독과 소외는 노인들을 자살로까지 내몰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가정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 노인문제의 경우 발생 원인이 가정 내에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것이 통례여서 가정에서 노인들이 느낄 수 있는 소외의식, 고독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 역할상실
▶사고(四苦) : 무위(無爲). 자아성취감의 부족. 정년 후 일선에서 물러난 노인들은 많은 영역에서 역할을 상실하게 돼 자아성취감을 얻기 힘들어진다. 이에 따라 노인들이 노년의 정체성을 올바로 세우고 자아실현을 통해 성취감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정과 사회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
이같은 노인문제의 해결은 모두가 노인문제에 대해 더욱 많은 책임과 의무감을 가지려는 의지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인간의 기본권리인 생존의 문제라는 인식이 뿌리내려야 할 것이다.
◆ 교회내 노인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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