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선포는 성부께 대한 사랑의 실천'이란 주제로 네 차례 강연이 있었다. 그 요지는 1. 선교와 신앙은 인간에게 있어 영혼과 육신에 비유될 수 있는 불가분의 관계며 동전의 양면과 같은 점이다. 이는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신 성령, 곧 하느님의 역사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보람이며 말할 수 없이 기쁘게 새 삶을 살게 해주는 것이다.
2. 그런데 한국교회의 선교상황은 어떠한가? 복음이 전파되던 초기에는 죽음이나 혹형도 두려워 하지 않고 예루살렘의 초기교회 신자들처럼 기쁨에 넘쳐 선교하며 살았고 많은 순교자를 배출하였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불행하게도 선교열의가 식었을 뿐 아니라 냉담교우를 양산하는, 아픔과 부끄러움을 반성하는 교회가 되었다.
3. 이 현상을 극복하는 길은 초대교회 신앙인들이 체험한 살아있는 신앙, 곧 메마른 교리만을 배우는 지식 습득이 아니라 살아있는 진리, 인생의 길을 가르치는 예수님과의 만남이 주선되어야 할 것이다. 복음을 모르고 죄에 머무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지 않는 일이며 박힌 못을 빼는 일이다. 복음선교를 이렇게 이해한다면 신앙인 자신은 물론이고 그가 사는 사회도 변할 것이다.
4. 이를 위해 한국 주교단은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마지막 해 '성부의 해'에 새날, 새삶을 실천운동으로 펴자고 한 것이다. 즉 '나부터 새롭게', '참된 가정 이루기', '좋은 이웃 되어주기', '함께 가요, 우리'다. 우리가 이런 신앙인들이 된다면 우리의 삶이 선교이고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이 드러나는 것이다.
5. 구세사에 드러난 하느님 아버지의 뜻
가) 구약성서는 하느님의 사랑과 약속을 알려주는 책이다.
첫째, 하느님은 창조주이시다. 하늘, 땅, 물, 공기 한마디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조건을 다 마련해 주시고 당신을 위해서, 당신을 대신해서 이 세상에 살도록 사람을 창조하신 분이다.
둘째, 구원의 하느님이시다. 불행하게도 사람이 이 행복을 차 버리고 하느님을 배신했으나 하느님은 인간을 잊지도 버리지도 않는 분이시다. 인간의 축복을 위해 아브라함과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시고 스스로 은혜를 약속하시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내가 하는 일이 부당하다고 한다마는, 이스라엘 족속들아, 너희가 하는 일이 부당하지 내가 하는 일이 부당하냐? … 너희의 행실을 고쳐라. 거역하며 저지르던 죄악을 모두 버리고 마음을 돌려라. 그래야 올가미에 걸려 망하지 아니할 것이다. 거역하며 저지르던 죄악을 다 벗어버리고 새 마음을 먹고 새 뜻을 품어라.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사람이 죽는 것은 나의 마음에 언짢다. 주 야훼가 하는 말이다. 살려느냐? 마음을 고쳐라" (에제 18, 29~32 : 참조 창세기 12, 1~3 출애급 3, 6~9).
셋째, 하느님은 무한히 자비로우신 어버이 이시다. 어떤 어머니 보다 더 그윽한 사랑을 지니신 하느님이며 (이사야 49, 14~15), 어떤 아버지 보다 자비로우시며 (미가 7, 14~20),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어버이시다 (호세 14, 2 ~9 지혜 11, 21~12, 2). 마치 철부지 아이들이 부모님 속상하게 한 뒤 철들어 보속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본받아 어진 부모가 되듯 남의 잘못을 대신해서 고통을 참아 받고 벌을 피하게 하는 종들을 통해 하느님은 당신의 사랑을 가르쳐 주신다 (창세 18, 16~32 호세아 14 이사야 50, 4~9 52, 13~53, 12).
나) 신약성서는 구약의 약속이 예수 그리스도안에 성취된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첫째, 약속대로 당신 외아드님을 보내시어 죄스런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사 9, 1~5 루가 2, 8~13 요한 3, 14 ~18).
둘째,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는 우리 죄인을 위한 대속물이 되셨으며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화해의 이치가 되시고 원리가 되셨다 (2고린 5, 14~21 1고린 1, 18~2, 16).
셋째, 이 신비는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신 성령에 의하여 죄인들을 새 생명에 이끌어 주시고 그 오묘한 진리를 깨닫게 해 주신다 (루가 1, 26~38 요한 14, 15~17 15, 26~27 16, 4~15).
넷째, 이 성령을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에 약속하셨고 내려 주셨다 (사도 1, 4.14 2, 1~4 등).
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교회안에 계시며 교회를 통해서 당신 구원사업을 계속하신다 (마태 28, 18~20 1고린 12~14).
그러므로 선교는 근본적으로 복음화이며 복음화가 되면 그리스도인은 곧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마태 5, 13~16). 곧 나부터 새롭게, 우리 모두 새롭게 삶을 가꾸는데 있다고 하겠다
1999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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