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진해 중앙동 본당(주임=황봉철 신부)이 이색적인 방법으로 사목회장을 선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앙동 본당 황봉철 주임신부는 현 박원식(요아킴) 사목회장이 올 12월로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회장선출방법을 고안, 실행에 옮겼다.
황신부가 고안한 선출방법은 우선 고등학생 이상의 전 신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특정한 후보없이 신자 각자가 생각해 둔 사람을 투표지에 적어 미사참례 때 봉헌함에 함께 넣는 방식.
이에따라 중앙본당은 평신도 주일인 11월 19일 일요일 아침, 교중, 저녁미사때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자 수는 500여명. 이는 주일미사 참례자의 90%가 넘는 인원. 그만큼 신자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실시된 회장선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다는 말이다.
투표지에 이름이 나온 사람은 총 33명. 여기에서 다득표자 3인, 김영철(요셉), 이정치(그레고리오), 주지홍(안드레아) 씨가 1차로 선출됐다. 황신부는 이 세사람을 11월 26일 그리스도왕 대축일 교중미사에서 순위없이 가나다 순으로 공표한 후 박원식 회장으로 하여금 제비를 뽑게 했다. 이렇게 해서 2년간 본당 회장으로 봉사할 사람으로 이정치 씨가 최종 선출됐다.
황신부는 3인을 대상으로 제비뽑기를 하기전 사도행전 1장 15절에서 26절까지를 봉독하며 이번에 탄생한 본당 회장이 「인간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도행전에는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의 죽음으로 공석이 된 12사도의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요셉과 마티아를 내세운 베드로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이 두사람 가운데서 당신이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켜 주시어, 유다가 버린 이 봉사직과 사도직의 자리를 이어 받게 하소서」라고 기도한 다음 제비를 뽑았더니 마티아가 후계자가 되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황신부가 회장선출 방법을 바꾼 이유는 크게 세가지. 그 첫째는 신자간 갈등 예방. 다시말해 신자들간에 파벌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고 화목한 본당을 만드려는 사목적 목적, 둘째는 신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서다. 「열린 사목」구현을 위해 실시했다는 말이다. 마지막 세번째는 새로 선출되는 회장에게 「하느님이 선택한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황신부는 이러한 선거가 기도속에서 축제 분위기로 치러지도록 하기위해 투표 3주전에 신자들에게 공지하고 「좋은 회장」을 뽑을 수 있게 전신자들에게 매 미사후 주모경을 봉헌하도록 독려키도 했다. 새로운 본당 회장 선출방법에 대해 중앙본당 신자들은 『평신도의 뜻을 존중하는 신선한, 민주적인 방법 이었다』며 『성서에 따르는 삶을 교회안에서 실천하려는 주임신부님의 사목적 안목과 신자들을 신뢰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황신부의 또다른 이색적 사목은 「연령별로 조직된 회에 전 신자 가입하기」다. 30대에서 70대까지 10년단위로 조직된 이러한 회에는 세례받은 신자이면 한사람도 빠짐없이 가입 해야한다. 본당 구성원 중 소외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위해 9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러한 사목은 신자들간의 친목 도모와 연대에 한몫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앙동 본당은 토요일 봉헌되는 중.고등부미사 때 독서와 복음을 한국말로 봉독한 후 영어로 다시한번 봉독,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 선교에 있어서도 타본당의 표양. 교구 설정 「선교의 해」에 발맞춰 체계적인 활동을 펼친 결과, 지난해 보다 두배에 가까운 사람을 예비신자로 등록시키기도 했다.
다양한 사목방안들의 실천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있는 중앙동 본당. 황봉철 주임신부의 개방된, 민주적인 사목 방침에 적극적이며 자발적인 참여로 보답하고 있는 중앙동 본당 신자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본당상 창출은 사제들과 신자들이 함께 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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