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3월 24일 오전 8시 한국 주교단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한 후 서면으로 발표한 담화 요지이다.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때 200여년 전 복음의 씨가 처음 뿌려진 이래로 한국 교회가 얼마나 성장하고 꽃피워 왔는지를 직접 보았습니다.
올해에 여러분은 한국에서의 첫 대규모 박해 발생 200주년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첫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신자들에게 박해를 받아들이라고 당부했습니다. 한국의 순교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기꺼이 겪은 희생은 참으로 풍부한 수확을 거두었고, 우리는 그 수확이 한반도 전체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긍지와 희망과 힘과 영감의 원천으로 계속 이어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사도좌 정기방문의 배경
두 가지 중요한 사건이 여러분의 사도좌 정기방문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아시아 특별총회와 2000년 대희년의 은총으로 가득찬 체험입니다. 시노드는 『그리스도가 하느님과 인간 간의 유일한 중재자요 세상의 유일한 구세주라는 진리를 더욱 확실히 풀이하고 설명하는』 방안들을 모색했습니다. 교황 권고 「아시아 교회」에 기초하여, 그리고 2000년 대희년의 체험을 따라, 지금 여러분 앞에 있는 과제는 그 결실들을 수확하고 여러분의 나라와 아시아 대륙 전체에서 그리스도교의 새로운 봄을 위한 확고한 토대를 놓는 일입니다.
충만한 진리 선포
교황 교서 「새천년기를 시작하며」에서 나는 대희년(새천년)의 많은 축복들로부터 어떻게 성과를 얻으며 받은 은총을 결정 사항들과 행동 지침들로 실행할 것인지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제시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토대를 두고 있느냐에 그 성공 여부가 궁극적으로 달려 있습니다. 하느님 백성의 필요와 열망에 부응하는 사목적 계획의 특징들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책임이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사도들의 후계자들은 온갖 도전적인 현실과 요구들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충만한 진리를 선포하는 데 두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성무일도 권장
이와 관련하여 나는 성서 사도직을 증진하려는 노력을 알고 특별히 기뻐합니다. 성서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할 수 있음은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의 구원하시는 말씀에 직접 접촉하도록 해줍니다.
특별히 권장해야 할 것은 성무일도를 복음화의 강력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오랜 관습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신앙의 학교」인 성서를 소개하여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깊은 갈망들에 대답하며, 또 너그럽고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당신을 따르도록 부르시는 예수의 참다운 모습을 발견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명령으로, 주교는 교회의 변함없는 신앙을 가르치도록 임명받았습니다. 주교는 사목적 방법으로 가르치며 오늘의 문제에 복음의 빛을 던지도록 추구하고 현대사회의 도전들 속에서 신자들이 그리스도인 생활을 충실히 살도록 돕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신학자들의 연구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은 이 신앙 안에서 그리스도교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그리고 지역 상황에 합당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성찰하기 때문입니다.
생명 수호 낙태 반대
여러분은 점증하는 물질주의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생명 윤리와 관련되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산하에 특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생명의 복음을 증진하려는 시도는 칭찬할 만합니다. 낙태에 대한 여러분의 확고한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그것이 하느님의 생명의 선물을 거스르는 끔찍한 범법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또한 그것은 사회에 모든 근본적인 윤리 도덕적 원칙들에 대한 상대주의적인 태도를 사회에 도입하기 때문입니다.
평신도 역할 필수
교회 생활의 다른 많은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영역에서 평신도의 역할은 필수 불가결합니다. 평신도들의 노력으로 18세기 말에 여러분의 고국에 신앙이 들어왔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심장합니다.
1801년 박해 때에 죽은 이들 가운데 한국의 첫 여성교리교사인 강완숙 골롬바가 있습니다. 그는 다른 4명의 동료들과 함께 처형당했습니다. 1984년에 시성된 103위 순교자들 가운데서 1839년과 1866년 박해의 주된 희생자들은 평신도들이었습니다.
복음화와 교리교육, 가톨릭 사회교리의 증진 그리고 사랑의 사업에 투신하는 한국의 평신도들에게 이 증거와 유산보다 더 나은 감화가 무엇이겠습니까! 평신도들의 은사를 식별하고, 교회의 친교 안에서 그들이 공유하는 사명에 대한 깊은 의식을 증진시키며, 그들이 가진 재능을 사회의 쇄신과 각 인간에 대한 존엄성에 바탕을 둔 문화의 확산에 사용하도록 격려하는 일은 여러분들의 과제입니다.
사제 양성에 특별히 주의
복음화 사업에 있어서 여러분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들은 사제들입니다. 한국은 높은 사제 성소자 수로 축복을 받았습니다. 로마의 새 교황청립 한인 신학원은 여러분의 사제들이 확고한 계속 교육을 받도록 보증하기 위한 결심의 표징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신학교에서 가르칠 사람들의 양성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격려합니다. 그들은 성스러운 학문들에 철저한 교육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사제 영성과 영적 지도 기술, 그리고 그밖에도 미래 사제들의 교육에 있어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어렵고 미묘한 과제들의 다양한 측면에서 특수한 양성을 받아야 합니다.
다시 한번 나는 한국 외방선교회에 기도에 찬 격려의 말씀을 드리며 주님께서 외방선교회의 일을 축복하시고 제 삼천년기에 교회 앞에 놓인 광대한 추수를 위해 성소의 증가를 허용해 주시도록 기도 합니다.
봉헌생활자들의 봉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들은 남녀 봉헌생활자들의 증거와 사도직이 보편 교회와 각 개별 교회에 지니는 중요성을 수없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다양하고 고귀한 봉사 형태들과는 별개로, 그들의 특별한 카리스마는 참다운 영성에 대한 오늘날의 요구에 대한 반응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주로 기도와 영적 지도를 찾는 데서 드러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봉헌 생활이 여러분의 지역 공동체들에 대한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로 소중히 여기고 남녀 봉헌생활자들에게 여러분의 직무와 우정을 지원할 것을 권고합니다.
북한과의 연대
친애하는 주교님들, 나는 여러분의 조국을 위해 자주 기도합니다. 나는 한국 가정의 모든 구성원들 사이에 화해와 상호 이해 그리고 협력이 증진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뻐합니다. 타당한 방법으로 그리고 사목적인 사랑으로, 북한 가톨릭 공동체와 북한의 모든 주민들에게 물질적, 영적 연대를 제공하는 것은 틀림없이 화해를 향한 긍정적인 단계임이 입증될 것입니다.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의 선익을 위하여 활동하는 이들의 노력을 계속 축복하여 주시기를 전능하신 하느님께 청합니다.
나는 여러분이 주교직의 책무를 수행하는 데 대한 여러분의 너그러움과 헌신에 대해 그리고 여러분이 항상 내게 보여준 그 영적인 친교와 지원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의 사제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평신도들에게 나는 다시 한번 나의 지원과 격려를 표하며, 특별히 십자가에 못박히신 주님과 결합되어 고통을 당하는 노인들과 환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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