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일생을 사는 동안 끊임없이 변한다. 태어나서 자라고 늙고 마침내 죽음으로 일생을 마칠 때까지 사람은 변화를 계속한다.
사람은 세상에서 시간으로 계산되는 일생을 산다. 시간은 변화를 계측하는 단위이다. 세상에서는 늘 시간이 흐르고 흐르는 시간과 함께 모든 것이 변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지 않는 영원에서는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에서는 시간이 흐르지만 영원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고 모든 시간이 동시에 끝없이 계속된다.
일정하게 계량할 수 있는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그 시간 만큼의 변화가 일어 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사람이 세상에서 시간으로 계산되는 일생을 산다는 것은 사람이 일생이라는 기간 동안 변한다는 것을 뜻한다. 세상에서 사는 사람의 일생은 스스로 자기자신을 변화시켜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죽음으로 인생을 마칠 때 사람은 일생 동안 스스로 이룩한 변화를 가지고 영원 속으로 들어 간다.
이 때 일생 동안 자기를 어떻게 변화시켰느냐에 따라 사람의 영원한 운명이 결정된다. 사람의 변화는 이미 가지고 있던 선을 잃든지 아직 가지고 있지 않은 선을 얻음으로써 일어 난다. 사람이 선을 행할 때 새로운 선을 얻게 되고 악을 행할 때 가지고 있던 선을 잃게 된다. 그러기에 사람이 선을 행하는 것은 더 선한 존재로 자기를 향상시키는 것이고 악을 행하는 것은 더 악한 존재로 자기를 추락시키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은 마음에서 나온다. 선한 마음에서는 선한 행동이 나오고 악한 마음에서는 악한 행동이 나온다. 사람의 마음을 선하게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람의 마음은 사랑으로 채워질수록 선해지고 사랑이 결핍될수록 악해진다. 사람의 마음은 본래 사랑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그릇이다. 하느님께서는 위대한 사랑의 계획을 가지고 사람을 창조하셨다.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시고 당신의 사랑으로 사람의 마음을 채워 주셨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만이 있었고 따라서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은 사랑의 행동이었다.
사람은 사랑을 행하기 위해서만 걸었고, 사랑은 주기 위해서만 손을 들었고, 사랑의 말을 하기 위해서만 입을 열었다. 사랑은 주면 줄수록 더 불어나는 법이다. 그러기에 이런 조건에서는 사람이 일생을 통해서 끊임없이 사랑을 불려 갈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마침내 세상에서의 일생을 마친 후에는 사람이 일생동안 완성시킨 사랑을 가지고 하늘에 올라서 영원한 사랑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는 또하나의 영원한 사랑이 됨으로써 영원히 지복을 누리게 되어 있었다.
이것이 본래 하느님께서 시간과 영원을 위해서 사람에게 마련해 주신 축복받은 운명이었다. 그러나 사람은 에덴동산에서 사랑의 길을 버리고 악의 길을 걸음으로써 이 축복받은 운명을 상실하게 된다. 사랑이야 말로 사람이 소유해야 할 진짜 재산이다. 이 사랑이라는 재산을 증식시키기 위해서 사는 인생만이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고 보람이 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지나가고 사라지지만 사랑과 사랑의 업적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기 때문이다.
모든 사랑은 사랑이신 하느님께로부터 온다.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사랑을 지닐 수도 없고 사랑을 불릴 수도 없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사람을 창조하셔서 지고의 선물인 당신 자신을 사람에게 주셨다. 하느님 자신을 선물받은 사람은 하느님의 생명과 사랑을 자신안에 지님으로써 하느님과 결합된다. 이렇게 해서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라는 더 할 수 없이 고귀한 품위를 지니게 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사람 안에 반영된 당신 자신의 모습을 보시고 또 다른 당신 자신처럼 된 사람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시어 무한한 사랑으로 사람을 사랑하신다.
사람이 자기를 비움으로써 하느님께 더 완전히 자기를 바칠수록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생명과 사랑으로 더 부유하게 사람을 채우신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사람은 더 거룩해지고 더 완전한 사랑이 된다. 사람이 하느님과 결합해 있는 동안은 사랑을 지닐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하느님을 떠나 자기 자신과 피조물을 더 사랑하게 되면 타락하게 된다. 이렇게 타락하므로써 하느님을 잃게 된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도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사랑을 상실한 사람의 마음은 교만과 탐욕으로 채워져서 거칠고 냉혹하게 된다. 이렇게 에덴동산에서 타락한 사람은 시간과 영원에서 사랑이신 하느님과 결합한다는 지극히 복된 운명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이 잃어 버린 이 축복받은 운명을 되찾아 주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라는 두 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하느님의 나라는 영원한 사랑의 나라이다. 이 나라는 이제까지 갈 수 없는 나라였지만 이제는 갈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교만과 탐욕을 버리고 회개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에 들어간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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