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비표 구입에 신경전
◈ 보기 드문 주교서품식에 교구민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작은 본당에는 10장도 안되는 비표가 할당되자 여기저기서 암표(?)라도 구할 수 없겠냐며 신문사에까지 문의가 쇄도. 다행이 배짱좋게 표없이도 서품식에 참석해야겠다는 신자들에게 행운이 따랐는데, 비표 가진 사람을 먼저 입장시킨 뒤 오후 1시 30분경 누구나 참석할 수 있도록 통제를 푼 것. 다리는 좀 아팠겠지만 모두들 경건한 마음으로 예식에 참례하고 새 주교 탄생을 한마음으로 기뻐했다.
어려운 사회분위기 감안 물적·영적 예물 없애
◈ 사제서품식이나 주교서품식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물적·영적 예물증정이었는데, 이번 최영수 주교 서품식에서는 싹 자취를 감췄다. 화동들이 꽃다발만 전달하고 말았는데 알고보니 매우 일리있는 이유들이 있었다. 우선 물적예물 증정을 없앤 것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조촐하게 축하식을 가져보자는 뜻이었고, 영적예물 증정을 없앤 것은 교구민들의 기도를 계량화 한다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 이에따라 교구에서는 1달 전부터 새 보좌주교를 위한 보편지향기도 예문을 배포하고, 각 본당이나 단체에서 미사때마다 기도를 드려왔다.
7남매 대가족 걸맞은 친척 60여명 참석
◈ 이날 서품식 행사에는 남다른 손님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우선 7남매의 대가족답게 가족석에는 60여명의 친인척이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최 주교 특유의 친화력을 증명하듯 경북고등학교 동문석에는 90명 가까운 동창 부부들이 함께해 기쁨을 나눴다. 그밖에도 최영수 주교가 활동하고 있는 포콜라레운동의 회원들을 위해 따로 자리가 마련됐으며, 대부분의 지역 언론사 대표들도 참석했다.
김추기경 축사 압권
◈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축사에서 『지난해 최창무 대주교가 광주대교구장에 착촤한 데 이어 안명옥 주교, 그리고 최영수 주교가 서품을 받았다』고 말하고 『한국주교단의 기력이 돋구기 위해 최씨, 안씨 등 이렇게 센분들을 주교로 보내주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김추기경은 『하지만 최주교는 너무 순해보인다』고 덧붙이며 『표어인 「그리스도와 함께」처럼 항상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며 그 사랑을 실천하는 분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역대 교구 행사중 최대 규모의 연합 성가대 돋보여
◈ 서품식에서 돋보였던 것 중 하나는 연합성가대. 역대 교구 행사중 가장 규모가 큰 성가대였으며 수준 또한 상당했다. 김종헌 신부의 지휘로 대구가톨릭대 관현악단이 반주를 맡았고 가톨릭음악원 합창단, 교구 여성연합합창단, 신학생,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합창단, 뿌에리 깐또레스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의 인원은 220명. 여기다 핸드벨 연주까지 곁들여져 거룩한 서품식을 거행하는데 큰 일조를 했다. 연합성가대는 지난 1월 10일 최영수 주교 임명 소식이 나자 곧바로 구성돼 지금까지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고.
교구 주보 성인화와 교구장·최주교 문장 나란히 걸려
◈ 서품식장인 성김대건기념관에는 제대를 중심으로 뒤쪽 벽에 대형 교구장 문장과 보좌주교의 문장이 내 걸렸으며, 제대 앞 천장아래에는 교구 주보인 루르드의 성모님과 이윤일 성인의 성화가 자리해 경축 분위기를 한껏 돋구었다.
■ 최영수 주교 답사
찬미 예수님!
오늘 이 예식을 주례해 주신 공경하올 김수환 추기경님과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교황대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를 축복해 주시고자 바쁘신 중에도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주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 여러분들의 정성어린 기도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대구대교구장이신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님의 보좌주교로 임명을 받았으니, 대주교님의 뜻을 따라서 잘 보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구대교구의 주보이신 성모님의 도우심과 사랑이 항상 저와 함께 하시리라 믿고 보좌주교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사목표어 말씀대로 「그리스도와 함께」생각하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성령께서 항상 저를 인도해 주셔서 교구 사제단과 교구 모든이와 일치를 이루며 교히 발전에 헌신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사랑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이 식전에 왕림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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