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천년 대희년 준비 마지막 세째해로 정한 「하느님 아버지」의 해가 열렸다.
90년대 중반을 넘기면서 로마 교황청을 비롯 한국교회를 포함한 전교회가 준비해온 대희년은 바로 올해 12월 24일 성탄 전야 밤미사를 기해 시작된다.
본보는 신앙인들의 시야를 넓혀 그들이 그리스도의 전망안에서 곧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전망안에서 사물을 보는 대희년 준비 마지막해를 맞아 전세계 2천년 대희년 준비 사령탑 교황청 2천년 대희년 중앙위원회를 찾았다.
94년 임명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위원장 로저 에체가라이 추기경은 『각 지역교회들 나름대로의 준비활동이 눈부시며 그같은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고 『특히 한국교회는 이미 그간의 성장 활동을 통해 아시아 및 세계교회안에서 그 저력을 입증한 바 있듯 의심미할 바 없이 대희년 준비를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교회의 몫을 구현하는데 힘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한다.』고 표명했다. 다음은 로저 에체가라이 추기경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추기경은 89년 서울 세계 성체대회에 교황청 특사로 내한한 바 있다.
= 성부의 해가 열리면서 이제 2천년 대희년은 바로 우리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교황청 2천년 대희년 준비 중앙위원회 위원장이신 추기경님께서도 그 준비의 막바지 마무리로 바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 시점에서 보고서를 통한 각 나라별 준비상황들에 대한 의견을 들려주십시오.
▲ 위원회가 시작된지는 4년이 됩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94년 11월24일 '제삼천년기'를 반포하시며 2천년을 대희년으로 선포, 전세계가 이를 단계적으로 준비토록 하신 것과 때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황께서는 즉위때부터 이미 희년에 대한 준비를 마음속에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위원회는 희년 준비를 위한 완벽하고 훌륭한 문서, '삼천년기'를 통해 구체적인 대비책을 준비해 올 수 있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교황님이 촉구하신 바에 따라 97년과 98년 99년 세해는 성삼위이신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가운데 특정한 한 분을 중점적으로 묵상하면서 교회의 관심을 하느님 자신에게 돌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회칙은 세계 모든 교회가 구체적 목표를 갖고 대희년 준비를 향해 갈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이들은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좥삼천년기좦에서 제시한 희년 준비 대비책에 발맞춰 중앙위원회의 지침을 기다리기보다 지역상황에 맞는 즉각적 준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것은 지역교회들이 뛰어난 생명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한 표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한국교회는 그간의 성장활동을 통해 아시아 및 전세계 교회에 입증했듯이 의심할 바 없는 역동적 준비활동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교황청 특사로 참가했던 제44차 세계성체대회가 한국교회의 힘으로 훌륭히 치뤄졌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희년 준비기간을 통해 한국교회가 그같은 저력으로 교회의 진정한 모습을 새롭게 구현키 위해 힘쓰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면에서 2천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기간은 '삼천년기'에서 제시된 대로 교회의 모습과 사명, 교회 보편성과 특성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 2천년 대희년 준비 중앙위원회의 활동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그리고 위원회 활동들 중 가장 주안점을 두시는 면은 어떤 것입니까.
▲ 위원회는 8개 소위원회와 4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고 30명의 인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원회 구성원들은 로마 교황청에서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온 각 지역 교회 특성과 사정에 밝은 인사들입니다. 이러한 각 지역교회 인사들을 통한 위원회 구성은 각 지역교회와 교황청과의 접촉을 보다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또 위원회는 100여개국 교회 대희년준비위와 긴밀한 연결을 가진 가운데 매년 위원장들과 회의를 가져 왔습니다. 2천년 준비 중앙위원회의 임무는 각 지역교회가 대희년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희년준비에 있어 실제 우리가 지역교회를 도울 수 있는 일은 최소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희년준비를 실제적으로 실행하는 주체는 바로 지역교회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중앙위원회 입장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가난한 나라 교회들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리고 대희년 준비기간동안 사목적 신학적 전례적인 면에서 대희년 정신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냐 하는 것입니다.
= 대희년준비 마지막해 '하느님 아버지의 해'가 강조하는 바는 무엇이며 특징은 무엇입니까.
▲ 1999년의 목표는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눈을 넓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그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부'를 아는데 우리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입니다. 성부의 해는 세상을 사랑하시고 존재토록 하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해에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특히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 강조됩니다. 교황께서는 '제삼천년기'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들을 없애기 위해 교회가 투신할 것을 밝히십니다. 이같은 견지에서 즉 교회일치도 대희년 준비 마지막 해 특징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 한국교회의 경우 희년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일환으로'새날 새삶'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운동들이 삼천년기를 살게 될 신자들의 삶속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있어야 하겠습니까.
▲ 우선 각 지역교회들이 대희년 준비를 위해 주도적으로 펼치는 활동들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이러한 지역교회들의 활동은 교회의 심장, 원천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령의 활동이 매우 역동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에서 벌이고 있는 운동들이 매우 생명력 있고 살아 있는 형태이며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습니다.
왜냐하면 2천년 대희년을 위한 준비는 대희년 이후를 살기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같은 일은 대희년 준비를 위한 지역교회들의 구체적 실제적 준비 활동들은 중앙위원회가 할 일이 아니라 전적으로 지역교회가 맡아야 할 책임입니다.
= 추기경님께서는 오랫동안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을 맡아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금의 인류는 수많은 죽음의 문화에 둘러싸여 있고 인간 복제 문제 등으로 기존의 생명문화들은 끊임없는 도전들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전통적으로 생명수호의 보루 역할을 맡아오고 있는 교회는 더욱 생명문화 형성해 주력해 가야한다는 막중한 몫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교회의 생명문화 건설을 위한 노력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한국교회를 포함 모든 교회들은 매우 주의깊게 생명이 쓰러져가는 현실에 장소에 접근해 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말은 한국교회의 경우 한국 사회안에서 생명문화 건설을 주도하는데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교회가 사회적 문제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해 왔다는 면에 주목하고 있고 그렇게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교회 모습을 보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교회가 생명의 가치와 소중함을 한국민 전체에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생명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아시아교회의 장래를 논한 지난번 바티칸 주교대의원회의 특별총회에서 많은 아시아교회 교부들이 아시아 문화와 종교전통, 그리고 현실에 부합하는 '아시아 교회 모델'의 창출 필요성을 적극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제삼천년기에 한국교회가 가야할 바람직한 진로에 대한 추기경님의 의견을 들려주십시오.
▲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교회와 아시아내 다른 지역교회와의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지역 교회 활동들에 대한 경의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간의 연대활동도 매우 바람직하게 보고 있습니다.
교황님의 직무가 전세계 교회를 하나로 일치시키는 것이라고 할 때 지역교회간의 연대는 무척 중요한 교회과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 많은 교회 인사들은 삼천년기에는 아시아 등 제3세계 교회가 세계 교회안에서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아시아의 경우 대부분 극심한 빈곤과 사회부조리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교회들 또한 기존 전통 종교들의 위세에 눌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안에서 한국교회가 떠맡아야할 몫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아시아 및 제3세계 지역문제는 '가난'과 '사회부정의'입니다. 빈곤에 시달리고 불의가 만연해 있는 여러나라 상황안에서 교회의 사명을 고무시키고 선교의 열망을 동기부여해 줄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은 한국교회가 맡아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교회도 '부'안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부유함은 우리 자신의 눈을 멀게하고 자기자신을 닫게 만듭니다. 이기주의 개인주의 집단주의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 놓게 됩니다. 한국교회가 현재까지의 자신들 교회의 성장에 머물러 만족한다면 같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교회는 남들을 위해 늘 준비된 상태여야 합니다. 주위의 누가 가난한지 알아내는 판별력, 그러한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모습들안에서 한국교회는 북한 중국교회 등 아시아내 다른 교회들과 연대성을 찾아야 할것입니다.
북한교회 문제를 이야기할 때 한국교회는 북한 형제들을 도우는데 있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세계 교회가 마음으로 함께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또한 중국교회는 한국교회의 설립을 도와 주었던 과거를 갖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그 빚을 갚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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