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성부의 해」가 열렸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대희년 준비를 위한 지역교회들의 구체적 활동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죽음의 땅」아프리카. 이곳은 아직도 총성이 난무하고 기아와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런 척박한 곳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조정화(율리엣따) 수녀가 최근 귀국해 그동안의 선교담을 털어 놓았다.
조 수녀는 교육시설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병원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수많은 이들을 지켜보며 많은 눈물을 삼켰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교회 모든 신자들에게 관심과 협조를 부탁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 2천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한국교회 모든 신자들은 다시 한번 이말을 되새기며 세상 그늘진 곳에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해나가길 간절히 기원한다.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있는 내륙국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죽음의 땅'이라 불리우는 이곳에 오로지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겁없이(?) 건너간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조정화 (율리엣따)수녀가 한달전 귀국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물리치료술을 배우고 재활시설 건립을 위한 후원자를 찾아 나선 것. 하지만 최근 IMF때문에 모두가 어려운 때라 좀처럼 후원자가 나서지를 않고 있다.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난다는 조수녀. 그는 이들을 돕고 싶어 사방으로 뛰어 보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한다.
"유아 사망률이 21%에 달할 정도로 원인도 모른채 죽어가는 아이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제가 너무나 원망스러울때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반드시 주님께서 저의 이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실것으로 믿습니다."
조수녀가 활동하고 있는 곳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오지 (奧地)에 속하는 보삼벨레 (Bossembele). 조수녀외에도 현재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는 2명의 한국수녀가 더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여러가지 일을 펼치고 있다. 본당, 유치원, 장애아동 돌보기…. 널려있는 모든 것들이 조수녀의 손길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동트며 시작되는 강행군에 몸도 마음도 피곤하지만 기뻐하는 이들을 보며 지친 신심을 달랜다.
보삼벨레에서 생활한지 1년8개월. 조수녀는 "이젠 그곳 사람이 다 됐다"며 함박 웃음을 짓는다. 그는 이곳 저곳 부락들을 돌며 장애아동들을 방문하고, 그중 수술이 가능한 아이들을 선별해 수술을 중재하고 있다. 프랑스 보장송 의과대학에서 1년에 2~3차례 휴가기간 중 방문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아울러 보장구가 필요한 아동의 경우 여기저기 도움을 청해 마련해주고, 물리치료를 위한 시설이 없는 관계로 서투른 솜씨지만 정성껏 물리치료를 해준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어렵게 수술을 받은 아동의 경우 전문 물리치료사의 물리치료 등 그 후속조치가 꾸준히 따라야 하는데 그런 장치가 없는 관계로 다시 옛날 상태로 돌아가버렸던 것. 조수녀는 늘상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어 가슴만 태우고 있다.
광활한 이곳을 걸어다닐 수는 없는 상황. 조수녀는 여러 곳을 다녀야하기 때문에 최근 샬뜨르 성바오로 수녀회 로마 본부로 부터 도움을 받아 짐차도 한대 마련했다. 그리곤 하루에 수백㎞를 이동하며 장애아동 돌보기에 모든 정성을 다 쏟고 있다.
부산 영아재활원에서 7년간 투신했던 조수녀는 장애아동들을 위한 시설하나 없는 이곳의 열악한 환경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한데도 죽어나거나 평생 그대로 방치된 채 살아가는 아이들. 조수녀는 심지어 촌충때문에 죽어가는 어이없는 경우도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무엇하나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오지. 문명의 혜택이 여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도 방구이 (Bangui)는 그나마 조건이 좋은 편. 대학도 있고 큰 병원도 있지만, 그외에 도시들은 모든 것이 부족한 형편이다. 조수녀가 있는 보삼벨레의 경우 병원은 물론이고 교육기관도 중학교 하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 문맹률이 40%에 달하는 나라에서 그나마 글을 읽는 것도 대단한 일일 수 밖에 없다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인구 331만명에 가톨릭신자가 20%에 달한다. 민족 고유 종교를 제외하곤 다음으로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다. 프랑스 식민지시대 때부터 많은 선교사들이 활동해온 결실 때문. 조수녀가 활동하는 본당의 경우 매주일 미사때 많은 신자들이 미사 참례를 하고 있으며 큰 축일엔 성당을 가득 메운다고 전한다.
특히 재의 수요일엔 종파를 초월한 많은 원주민들이 성당을 찾는다. 재를 받으면 자신들에게 큰 축복이 내린다는 미신때문에 성당을 찾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조수녀가 이곳에 처음 올 당시 내전이 끝을 치닫고 있던 시기였다. 이로인해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살해됐고, 선교사들도 예외는 아니였다. 조수녀는 억울하게 죽어가는 시민들을 지켜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언제 자신에게 닥쳐 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기도 했다.
이럴 때 버팀목이 된건 바로 믿음이었다. 주님꼐서 자신을 이곳으로 인도했으니 반드시 당신의 도구로 쓰실 것이란 믿음. 조수녀는 지금까지도 이런 신념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전기는 물론이고 식수공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버림받은 땅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조정화수녀. 그는 평생을 이곳에서 봉사하며 보낸다는 각오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순수하고 순박한 이곳 원주민들.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이들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고 조수녀는 강한 어조로 말한다.
오는 3월10일 다시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돌아가는 조정화수녀. 그는 보삼벨레 원주민들에게 정성과 사랑이 담긴 새해선물을 안기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성치 않는 몸으로도 언제나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친 어머니 이상으로 따르는 아이들. 그들에게 치유의 축복을 받도록 돕기 위해 많은 은인들을 찾아 다니며 간절한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재활시설 건립에 필요한 기금이 대략 1억5천만원. 현재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에서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외에 몽골, 알래스카 등 여러곳에 선교사를 파견하다 보니 이곳을 도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선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교육입니다. 저는 보삼벨레에 재활시설을 건립해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선사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들에게 재활 뿐만 아니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본교육도 시킬 계획입니다."
"앞으로 사제, 수도자 선교사 뿐만 아니라 뜻이 있는 평신도 선교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는 조수녀는 금년 성부의 해가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로하는 사랑의해가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도움주실분=대구은행 031-08-620107-001 조정화,
한국외환은행 049-19-15963-0 / 국민종합통장 615-01-0432-437 홍성자
후원문의전화=053-650-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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