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벽지와 교구의 남북분단이라는 이미지로 와 닿는 춘천교구는 2천년 대희년 맞이에서 만큼은 어느 교구 못지않은 하나된 모습과 역동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2천년 대희년을 향한 성부의 해가 열림과 함께 교구 설정 60돌을 동시에 맞는 춘천교구는 이 두 흐름이 맞닿으며 그 어느 때보다 기대와 희망의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개개인이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할 때 교회에 힘이 있습니다.그러기 위해 하느님이 누구신지 알아야 하고 그래야 우리가 누구인지도 알게 됩니다.』
지난 94년 12월 14일 춘천교구의 제6대 교구장으로 착좌한 장익 주교가 서품식 직후 밝힌 일성은 지금도 교구 곳곳을 메아리치고 있는 듯하다. 아니 교구민들 삶 속으로 물 흐르듯 조금씩, 그러나 끊임없이 흘러들어가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이런 교구의 흐름은 2천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모습들 속에도 녹아 들어가 「앎」을 향한 다양한 몸짓으로 표출되고 있다.
춘천교구의 2천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모습은 외형적이거나 겉치레 행사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모습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대희년 준비 프로그램들도 드러나는 행사보다는 신자 개개인, 나아가 본당 공동체의 신앙성숙을 도모하는 방향이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춘천교구의 2천년 대희년 준비작업이 지난 98년초 교구민 성서필사본 갖기운동으로 시작된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장익 주교가 착좌 후 '앎'을 향한 여정에서 '성서를 가까이 해서 몸에 익히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과 일관된 맥락을 이뤄 오늘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운동의 결과 본당 설립기념행사를 비롯해 각종 축성식 등 교구 내 웬만한 행사에서는 필사본 성서봉헌과 전시가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춘천교구는 성령의 해인 지난해에는 교회 쇄신을 위한 피정과 신심행사를 지역별로 갖는 등 한발 더 나아간 실천의 모습을 보였으며 올해에도 다채로운 신심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춘천교구의 대희년 맞이 모습은 신심운동으로 승화돼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파생되고 있어 운동에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교구 설립 60주년 행사와 맞물리면서 교구 내 각 본당이 매월 한차례 같은 시간에 같은 내용으로 성시간을 갖고 교구를 위해 기도하는 등 대희년을 향한 열의를 스스로 모아 나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또한, 지난 1월 1일부터 죽림동본당을 필두로 교구 내 모든 본당이 '성체조배 및 강복 고리기도'에 돌입해 교구설정의 기쁨이 대희년의 희망 속에 녹아 들게 했다.
특히 고리기도는 교구 내 46개 본당이 본당설립 순으로 금요일에 시작해 목요일에 끝나는 기도를 이어가며 진행되고 있어 본당 공동체는 공동체별로 지나온 길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교구 전체 차원으로는 상호간의 동질성과 하나됨을 확인하는 자리로 발전해 나갈 전망이어서 내실을 다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교구민들의 신앙생활의 내적쇄신 기회 마련을 통해 말씀으로 거듭나는 대희년을 맞기 위해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한가정 필사본 성서 한벌'운동을 계속 확대 추진하여 전 교구민이 필사본 한벌씩 갖기 운동을 전개함은 물론 교구 사제단 70여명 전체가 참여하여 합동으로 한권의 필사본을 봉헌하기로 하는 등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교구 차원의 신심운동이 2천년 대희년맞이의 한축이라면 또다른 한축은 대희년의 모토인 '새날 새삶' 운동의 구체화로 나타나는 생활운동이다.
춘천교구는 이 생활운동이 삶 속에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이미 지난해 12월, 2천년 대희년 주교특별위원회가 편찬한 '새날 새삶' 책자 5000부를 구입해 지역과 본당단위의 보급에 나선 것은 물론 새날 새삶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교육에 들어갔다. 춘천교구는 올 1월24일까지 교구 내 5개 지역별로 각 본당의 사목위원, 단체장, 임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1차 교육을 통해 새날 새삶운동의 의미를 공유하고 이어 이를 통해 내실화된 프로그램을 사순절을 기해 전 교구민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의 차원으로 승화시켜 내기로 했다. 또한 개인, 가정, 공동체 차원에서 새날 새삶운동이 내면화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특히 본당 공동체가 지역사회에 좋은 이웃이 되어줄 수 있는 하나씩의 실천사항을 정해 평신도주일이나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봉헌하도록 한 '좋은 이웃 되어주기' 프로그램이나 본당이나 교구 전체가 한해동안 하나의 실천사항을 정해 노력해온 결실을 성탄대축일에 봉헌하며 2천년 대희년을 시작하도록 한 '함께가요 우리!'는 새로운 삼천년기에 보다 새로운 의미를 더해 나갈 공동체의 의미를 일깨워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춘천교구의 2천년 대희년 맞이 준비는 교구분단이라는 특성과 맞물리며 또 하나의 특징적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다. 북한동포 돕기가 그것. 남한쪽의 9개군과 3개시, 북한쪽의 17개군으로 분단된 춘천교구는 북강원지역에 더 많은 인구가 있어 그 어느 교구보다 반쪽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이 많은 교구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춘천교구는 대희년 맞이에 있어서도 희년의 기쁨이 가장 먼저 전달돼야 할 곳으로 북녘땅을 꼽고 있다.
춘천교구가 96년 11월 12~14일 추계 사제연수에서 '민족화해를 위한 통일 대비 강좌'를 연 것을 시작으로 97년 추석에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감자 300톤을 지정기탁하고, 옥수수 박사로 유명한 경북대 김순권 교수에게 북한 적응 슈퍼 옥수수 개발을 위한 연구기금을 3회에 걸쳐 지원하는 등 북한 돕기에 있어 한발 앞서 나가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10일에는 통일 후 북한사목을 자원한 사제들로 구성된'남북 한식구 새삶 모임 (한삶모임)좦이 발족해 북한 연구에도 앞장서는 등 지속적인 한솥밥 한식구 운동과 연계해나가고 있는 모습도 북녘의 동포와 희망을 나누려는 눈에 띄는 활동이다.
교육원장 김현준 신부는 "희년을 맞는 정신과 이를 준비하는 생활 속에서 만나지 못하고 있는 반쪽을 잊지 않고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교구뿐 아니라 신자 개인도 각자의 처지에 맞는 실천을 꾸준히 모색해 나감으로써 신앙의 본질과 현상이 하나로 통일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부의 해를 맞아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장익 주교가 "무엇보다도 자기자신부터 새로워져야 한다"고 역설한 언명은 춘천교구민들이 2천년 대희년을 향한 새로남의 경험을 완성이 아닌 또다른 출발의 의미로 살아가고 있음을 강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 춘천교구 대희년 맞이 준비 실태
「신심강화」를 위한 신심운동이 주축
「생활운동」「북한동포돕기운동」전개
춘천교구의 대희년 맞이 준비는 커다랗게 3개의 축으로 구성돼 2천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장익 주교가 교구장 착좌와 함께 줄곧 강조해온 「신심강화」를 위한 신심운동이 대희년 맞이의 가장 중심된 축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게 이 운동의 내용을 채워줄 두 축이 「생활운동」과 「북한동포돕기운동」이다.
지난 97년 성자의 해부터 시작된 춘천교구의 대희년 맞이 준비는 교회는 물론 인반에게도 이미 널리 알려진 「한솥밥 한식구 운동」으로 본격화를 예고했다. 교구의 남북분단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97년 4월 장익 주교가 담화문을 통해 북한동포돕기를 강조한 이래 춘천교구의 북한동포 돕기는 교회를 비롯해 한국 내 여러 단체가 벌이고 있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기까지 하다.
98년 성령의 해에 접어들면서 대희년 맞이 준비는 한층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이 해 4월 21일 「교구 성직자·수도자 연수」에서 장익 주교가 다가올 대희년 맞이로 개인이나 가족, 또는 단체 단위로 성서를 통독 묵상하거나 「쓰기 성서」를 완성하여 봉헌함으로써 새 신자로 탄생하는 것도 아름답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강조한 이후 「필사본 성서 한벌 갖기운동」이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으며, 최근 이 운동에 교구의 전 사제들까지 동참함으로써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이에 앞서 춘천교구는 대희년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98년 1월부터 2천년 대희년 주교특별위원회의 문서를 주보에 꾸준히 게재해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생활운동 차원에서는 주교회의가 지난해 가을총회에서 결의한 「새날 새삶」운동이 한 궤를 이루며 성부의 해의 본궤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개인의 회개와 이로 인한 새로남을 바탕으로 하는 「새날 새삶」운동은 이 성과가 자신은 물론 주위로 넘쳐 흐르도록 함으로써 앞으로 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운동이다.
■ 춘천교구 사목국장 하화식 신부
하느님 은총, 새로 깨달았으면 합니다.
「새날 새삶」운동 적극 실천
‘새로 남·생활 변화’ 촉구
"교회의 정신에 따라 2천년 대희년 맞이를 전 교구민이 하나된 마음으로 함께 준비함으로써 이를 통해 신자들이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춘천교구 2천년 대희년 맞이의 한축을 떠받치고 있는 사목국, 이 사목국의 책임자로 대희년 맞이의 열의에 누구보다 민감하다고 할 하화식신부는 하느님의 은혜로우심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대희년이 되어야 함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지난해 9월부터 신설 퇴계본당의 사목 책무까지 함께 맡은 가운데 2천년 대희년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하신부는 의식적인 준비의 필요성을 줄곧 역설해 온 이들 중의 한 사람.
"물리적인 시간적 의미에서의 2천년은 우리가 갈망하지 않아도, 또는 우리가 애써 막으려 해도 우리에게 닥치는 일상적인 일일 뿐입니다. 이 2천년을 우리가 새로운 희망, 또는 기쁨으로 맞으려는 것은 이제까지 살아왔던 삶에서 새로남을, 새로운 출발을 얘기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지론을 가진 그이기에 생활의 변화에 대해 그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인다. 하신부가 지난해 주교회의가 가을 총회에서 결의한 '새날 새삶'운동의 생활화를 그 누구 못지 않게 힘주어 강조하는 것은 이를 통한 새로남이 내실있는 대희년 준비의 시작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하신부는 일회성의 행사로 드러나는 외형적인 대희년 맞이보다는 안으로부터 내실을 다지는 준비가 절실함을 역설해왔다. 제자리 찾기,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 익히기 등으로 대변되는 '나부터 새롭게'운동부터 '참된 가정 이루기' '좋은 이웃 되어 주기' '함께 가요, 우리' 등 4단계에 걸친 '새날 새삶' 운동의 실천방안들이 생활 속에 얼마나 뿌리 내리는가가 2천년 대희년 맞이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며 이것이 곧 새로운 삼천년기 교회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하신부는 조금씩 달라져가는 모습이 교구 전체에 퍼져 나가고 있다며 희망적인 목소리를 냈다.
"개인의 회개와 새로남을 통해 공동체로까지 넘쳐 흐르는 기쁨과 희망으로 지역 소공동체가 점차 활성화되는 등 달라진 모습을 적잖이 발견할 수 있어 기쁩니다. 이것이 교회 본연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때에 대한 깨달음'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하신부. 오늘이라는 구체적 현실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신앙인으로 다시 날 것을 요청하고 있는 듯하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