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매년 5월을 성모성월로 정해 신자들이 이 기간 중 성모 마리아를 꾸준히 기억하고 묵상하며 성모의 모범을 따라 기도와 은총의 삶을 살아가도록 요청한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65년 발표한 성모성월에 관한 교서에서 성모성월은 세계 도처에서 신자들이 하늘의 여왕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달이며 교회 공동체와 개인, 가정공동체는 이 기간 동안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마리아에게 드리고 기도와 찬양을 통해 마리아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찬양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마리아에 관한 교의
마리아에 관한 교의는 마리아는 평생 동정녀이며 하느님의 모친이고 원죄에 물들지 않았으며 사망 후 승천했다는 것이다.
◎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
루가복음과 마태오복음의 성서적 근거(루가 1,34 : 마태 1,20~25)에 따라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잉태를 정통신앙으로 고백한다(사도신경). 동정녀 잉태와 탄생은 그리스도로 인한 하느님의 구원 행위가 인간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에서 나오는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나아가 마리아는 평생 동정으로 지냈다는 전통이 에페소 공의회(431년) 때 공인됐으며 콘스탄티노플 공의회(553년)때 신조 안에 영원한 동정이라는 표현으로 삽입됐다.
◎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오랜 그리스도교 신앙고백문들은 한결같이 마리아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라고 선포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는 에페소 공의회에서 교의로 선포됐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었다. 이 교의는 그 후 칼체돈 공의회 등을 거쳐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재확인됐다. 이 칭호는 성자와 마리아의 밀접한 관계에서 연유된다. 마리아가 출산한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성부와 동일한 신성을 지닌 만큼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이다.
◎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죄를 범해 인간은 누구나 원죄의 멍에를 지고 있지만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존됐다. 마리아 역시 여느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필요로 하는 인간이지만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하느님의 은총으로 무죄성의 특권을 지닌다. 마리아는 구세주의 모친으로서 그리스도께 완전히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 마리아의 승천
마리아의 승천에 관한 교의는 아들 성자의 영광과 어머니의 현양, 그리고 교회 공동체의 기쁨을 표현한다. 세례받은 이들은 지금 이미 그리스도의 부활의 천상의 영광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마리아 승천은 마리아가 모든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예형이요, 모범으로서 죽음을 극복했음을 의미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1964년 반포된 교회헌장 8장에서 마리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교리 정립의 근거는 무엇보다 성서적이며, 인간학적 측면에서 마리아를 이해하면서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적극 협력한 마리아의 순종과 희망과 사랑의 행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마리아론으로 인한 교파간의 대립을 의식하고 과장되고 감상적인 마리아 신심에서 벗어나기를 권고한다.
무엇보다 이는 이전의 공의회와 달리 사변적인 마리아론의 논의를 지양하고 교회 전체가 이해할 수 있는 확실하고 기본적인 교리만을 제시하고 있다. 즉 마리아를 추상적이며 개념적인 신학적 문제가 아니라 이해와 사랑과 공경과 모범의 대상인 하나의 인격체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리스도와 관련해 마리아는 신적 모성 안에서의 중재적 협력, 주님의 종으로서의 순종이 강조되고 있으며 교회와 관련해서는 교회 안에서, 교회를 위하여 모성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부름받은 교회의 탁월한 지체요, 교회를 위한 덕행과 봉사와 사도적 복음사명의 모범이며, 동정이고 어머니인 교회의 원형이요, 종말에 완성될 교회의 모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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