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 꽃동네에선 매월 둘째, 마지막주에 1박2일 기도회가 열린다. 토요일 오후에 시작해서 일요일 오전에 끝난다.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 치유의 은사를 얻기위해 많은 신자들이 모여든다.
기도회의 첫번째 순서는 꽃동네를 소개하는 비디오 상영. 이어 묵주기도가 봉헌된 후 드디어 빨간 재킷을 걸쳐입은 '나자렛 사람들' (단장=장세용, 요셉)이 제대위로 등장한다. 단원들 하나하나가 신자들이 하느님께 봉헌하는 찬미와 영광을 돕는다는 소명감으로 충만한 표정들. "찬미예수님 찬미예수님 찬미예수님 우리 주…". 박수를 치고 율동을 하며 기도 분위기를 북돋운다. 신자들도 절로 흥이 나 하느님 찬미에 나선다. 이들은 음악봉사 뿐만 아니라 꽃동네 가족들의 생일잔치도 7년째 벌여준다 한다.
'나자렛 사람들'이 이렇게 신자들의 회개와 내적쇄신을 도운지도 벌써 11년째. 89년 '블루 벨즈' (Blue Bells)멤버였던 장세용단장을 축으로 두명의 단원이 '찬미선교단'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대교구에서 음악봉사를 하며, 세계 성체대회가를 작곡했던 장단장은 89년 꽃동네 행사에 참가했을 때, 40대의 아들이 칠순의 노모를 업고 꽃동네로 올라오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한다. 이때 음악봉사를 결심한 장단장은 오웅진신부의 권유로 꽃동네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그는 90년엔 '꽃동네'를 테마로 한 성가테이프도 만들었다. 속속 음악봉사를 자청하는 단원들이 늘어 현재는 11명으로 짜여져 있다.
단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창설멤버인 이지아 (크리스티나)씨. 그녀는 독신으로 꽃동네 재속회원이다. 첼로 베이스 기타 플루우트 키보드 등 거의 모든 악기를 다룰 수 있다. 그 래서 별명은 '팔방미인'. 어머니 유언으로 꽃동네에서 봉사를 결심한 그녀는 주님 일꾼으로 봉사하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장대운 (안드레아. 47. 서울 중계동본당)씨는 현재 서울대교구 음악부 차장을 맡고 있다. 리드보컬이며 섹스폰 주자다. 그는 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아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국가대표 사격선수였다. 음악봉사가 좋아 국가대표 코치도 사임했다. 하느님 은총으로 16년만에 본 늦둥이를 꽃동네에 수녀로 봉헌키로 했단다.
역시 서울대교구 음악부 차장인 문진화 (바울라, 44, 서울 중계동본당)씨. 리드 보컬이다. 그녀는 독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평신도선교사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평소엔 내성적이지만 연주를 할땐 활화산. 그녀는 "꽃봉오리 (신자)가 하느님 찬양 통해 활짝 핀 꽃으로 피어나는 모습에 경이로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지아씨의 언니인 이지연 (레이첼라, 33)씨. 그녀는 일본어판 꽃동네 안내서를 펴낸 재주꾼이며 플루우트 연주는 수준급. 주위 사람들은 "예쁜 얼굴 못지 않게 마음씨도 참한 아가씨"라고 칭찬하며 올해엔 '반려자'를 꼭 만나기를 소망했다.
지난해 복음성가테이프를 낸 이민숙 (가타리나, 42, 서울 발산동본당)씨는 리드보컬. 사회복지사며 찬양음악학교 출신이다. 역시 찬양음악학교 출신인 엘토 박향남 (루시아, 46, 서울 가좌동본당)씨는 아코디언을 능숙하게 다룬다.
간호사 출신인 조혜영 (데레사, 42, 서울 가락동본당)씨는 서울대교구 찬양음악학교 출신이며 신디사이저를 담당. 성령쇄신기도회에서도 봉사하고 있다. 그녀는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음악봉사를 하게 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안동교구 점촌본당에서 오는 이성주 (돈보스코, 37)씨와 조경희(안나, 30)씨는 부부다. 육군 군악대 출신인 이성주씨는 기타와 매니저로 봉사하고 있다. 창설멤버인 조경희씨는 고등학교때부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종 건반악기의 달인. 장세용 단장은 조경희씨를 '음악의 천재'라고 칭찬한다. 이들 부부는 6년동안 아기가 없어 지난해 꽃동네 성모의 밤에 참가한 후 아기를 낳기도 했다.
문경본당 출신인 김한영 (예비신자, 37)씨는 드럼주자. 장단장은 "점잖은 사람이 스틱만 들면 돌변한다"며 비트의 정확성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이러한 음악적 재능이 풍부한 '찬미선교단'이 이름을 '나자렛 사람들'로 바꿔 복음성가테이프를 냈다. 이 테이프에는 하느님 찬미를 쉽게 하기 위해 신자들이 익히 알고 있고 부르기 쉬운 성가 메들리 60곡이 수록돼 있다. 장단장은 "이 테이프가 하느님찬미를 신나고 흥겹게 하는데 한몫하길 바란다"며 "수익금은 성모님 공경을 위한 음반제작에 투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이프 구입문의=(0434)534-2022).
'나자렛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찬미선교단'. "숨쉬는 것조차 주님의 은총"이라며 '봉사'라고 이름붙이기를 한사코 거부하며 복음성가 보급과 신자들의 성숙된 기도를 돕는데 헌신하는 이들은 진정 '사랑으로 사는 사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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