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YMCA가 지난 98년 수도권 23개 중고교생 2374명을 상대로 조사한 「청소년이 바라보는 청소년 가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중 고교생 10명 중 7명이 가출 충동을 느끼고 있고 이들 중 1명은 실제로 가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조사를 토대로 할 때 가출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 청소년은 응답자의 76.4%. 남학생보다 여학생(79.1%)이 인문고 학생보다는 실업고 학생(85.3%)이 가출 충동을 상대적으로 많이 느끼고 있었다. 실제 가출경험이 있는 청소년도 응답자 중 11.7%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놓쳐서는 안될 부분은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응답자들의 반응. 59.3%가 『이해하지만 나라면 그러지 않을것』이라고 답했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을것』(30.6%), 『부럽다』(3%)등 상당히 「긍정적」인 응답들이었기 때문이다.
그같은 가출충동을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조사내용을 보면 「부모와의 갈등」(49.9%)이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이「공부에 대한 부담감」(11.4%)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8.6%) 「학교의 엄격한 통제」(6.2%) 「부모와의 불화」(5.3%)가 다음 순서들을 차지했고 「부모의 폭행 학대」 이유도 2.5%의 비율을 보였다.
결국 가정과 부모에서 기인한 가출 요인이 전체의 60.2%를 차지, 청소년 탈선의 「1차원인」이 가정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밝혀주었다. 청소년 문제가 사회적 유해환경 탓만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부분이다.
호프집 노래방 당구장 비디오방 PC방 전화방등 유해업소등을 전전하며 원조교제로 대표되는 10대매춘과 「빨간마후라」가 떠올려지는 문란한 성관계, 그리고 그에 따른 임신 출산 등 후유증 , 가출과 본드흡입 등의 약물남용에 빠져 있는 듯 보이는 우리의 청소년들 문제가 그들 탓만이 아니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드러낸 결과라 할 수 있다.
性的 문제로 연결
앞서 언급된 청소년 문제들 중에서도 원조교제 등으로 이어지는 성문제는 작금에 있어 청소년 탈선의 화두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청소년의 성과 관련되는 문제는 원조교제 및 자유분방한 성관계 그리고 그에따른 임신 출산 등에 따른 휴유증으로 크게 지적되고 있다.
최근들어 10대 매매춘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면서 『한반에 20여명이 원조교제를 한다』는 여학생들의 고백이 어른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는데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단순히 청소년들의 그릇된 성의식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빗나간 남성들의 사회적 심리, 핸드폰 옷 음반 등 10대를 광고모델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몰지각한 상혼, 돈이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천민자본주의 의식」등이 종합돼 분출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IMF한파이후 중산층이 급격히 몰락하고 빈민층이 증가하는 등의 사회적 원인도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다. 어쨌든 매매춘 대상이 된 소녀들의 미래는 참담하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성인이 되어 정상적인 남녀관계를 맺을 때 성숙한 관계를 맺기가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다.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윤락가를 전전하며 굴곡된 인생을 보내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의 재활을 도와줄 전문적인 기관도 태부족한 상태다. 순간의 호기심이나 생활고 때문에 원조교제에 발을 담갔던 10대 소녀들은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속에 다시 매매춘에 빠지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청소년 개발원의 한 연구원은 「한번 향락산업에 발을 들여놓은 10대들은 후회를 해도 학교로 되돌아 가기 힘들다」고 밝힌다. 「입시위주 교육과 나이를 중시하는 교육풍토,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가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빨간마후라」신드롬을 일으킨 청소년들의 자유분방한 성의식도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부각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
98년 서울 중구 보건소가 관내 남녀 고교생 15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서는 응답자 전체의 반이 넘는 62.2%(남학생 79.5% 여학생 44.5%)가 혼전 성관계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청소년문제 관계자들은 현재 10대들의 성은 일부 비행 청소년들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아이들의 보편적인 문제로 체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평균적인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들에게 있어 남녀사이의 혼전 성관계는 더 이상 불문율이 아니다. 그들의 성적 호기심 대상과 해소방법 그리고 성적 행위에 대한 윤리의식은 분명 과거와 달라져 있다.
교회 청소년들에게서도 비슷한 모습이 발견된다. 최근 조사된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의 「신자들의 가정 및 가정사목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결과에서 응답한 중고등학생 신자들중 5명중 1명(23.9%)이 직간접적으로 성적 접촉을 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성교 경험을 밝힌 10대는 1.3%였다.
문제의 해결
원조교제나 가출이나 청소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강화만으로 일관할게 아니라 어른들 기성세대의 의식변화가 우선」이라고 청소년문제 관련자들은 입장을 전하고 있다.
YMCA 청소년상담실 한 간사는 「청소년문제는 기성세대와 우리 사회의 그릇된 풍조가 만들어 낸 것」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청소년 매매춘 등 성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먼저 성(性)을 상품화하는 문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앞서 보다 근원적인 청소년문제 해결점은 역시 가정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통계청이 최근 정기 국민생활 실태조사의 하나로 전국 3만여 가구의 15세 이상 청소년 7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누구와 고민을 상담하느냐」는 물음에「친구」를 꼽은 이는 56.4%로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스스로 해결한다」가 16.8%인 반면 「부모」라고 답한 청소년은 12%에 불과했다. 94년 조사결과 (친구 53% 부모 14.3%)와 비교할 때 친구는 3.4% 늘어난 반면 부모는 2.3% 줄어든 모습이다.
가족간 대화가 줄어들면서 청소년들이 문제의 해결을 가정밖에서 찾으려고 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에대해 한 정신과 의사는 『가족 구성원간 대화 부족이 낳은 오해와 갈등 때문에 비극적인 상황을 맞는 청소년들이 많다』면서 『가정내 대화라는 고전적이고 원론적인 답변이 결국 청소년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교구 「청소년가족상담센터」 의 김은숙 수녀(그리스도성혈흠숭수녀회)는 『가출 원조교제 등 비행의 길에 들어선 청소년들을 상담해 봤을 때 대부분 그 문제의 원인은 가정과 부모에 있었다』면서 『가출 청소년들의 70%이상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들려줬다.
김수녀는 이와관련 「가정의 안정」을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본적 화두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 부터 혼인교육강화 등을 통해 가정과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더욱 강하게 주지시켜야 할것이라고 전했다.
『신자재교육시 특히 주부들 대상의 교육을 통해 심리학적 접근을 통한 모성역할 문제를 심도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는 말을 덧붙인 김수녀는 『청소년 프로그램들의 경우에서도 이벤트형식이 아닌 인성계발 프로그램 형식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연구의 범위와 안목을 넓혀야 할 것』이라면서『교회내 주일학교의 경우 「교리교사들의 상담교사화」도 신중하게 고려해볼 사항』이라고 꼽았다.
교회내 관계자들은 이와함께 청소년들의 성장 바탕이 될 수 있는 가정이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정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는 「부모와 자식간의 친밀도 유지를 위한 방법 연구와 교육」「자녀를 온전히 믿고 가족의 일부분임을 가르쳐 가족 구성원의 중요성과 공동체성을 인식시키는 교육」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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