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이 사회 뿐 아니라 교회 내에서도 적잖은 문제를 낳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교구 일선 사목자 가운데 72.7%가 알코올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운데 94.25%가 알코올중독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지도=허근 신부)가 서울대교구에서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는 190명의 사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회의 알코올중독 사목활동 실태 조사」에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알코올사목은 가정사목과 직결돼 있어 교회의 관심이 요청되는 부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알코올사목센터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 2월 29일까지 약 2개월간에 걸쳐 시행한 알코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자를 사목할 상담지도자 양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교회 내에 중독자들을 상담할 「사이버 상담 공간」마련이 또다른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이번 조사는 서울대교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여서 도시화, 광역화되어 가고 있는 타교구의 사목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 조사 분석에 따르면 응답자의 66.3%인 126명의 사제가 본당 관할 내에 알코올 중독자나 그로 인해 고통받는 가족이 조금 있다고 답했으며, 6.4%는 많거나 아주 많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이런 신자들에 대한 활동 여부에 대해서는 137명(72.1%)의 신부가 「하지 않고 있다」고 답해 상당수 본당에서 알코올 중독자들을 위한 사목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알코올 중독자에 대한 사목을 펼치고 있는 14.2%(27개)의 본당 가운데서도 계획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3%에 그쳐 서울대교구 전체에서 5% 안팎의 본당만이 체계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알코올중독 피해 신자들이 가정이나 지역사회 내에 방치되고 있음이 새롭게 드러났다. 또 응답자 중 76.8%인 146명이 알코올중독의 피해가 가장 큰 영역이 「가정생활」이라고 답해 알코올중독이 가정사목을 기반으로 하는 일선사목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지역이나 인근에 알코올 전문기관이 있는 경우는 6.4%에 불과해 실제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피해자가 생겨도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없는 현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허근 신부는 『가톨릭교회가 우리 사회에 가장 선도적으로 알코올사목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인식과 장치의 미비로 사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교회 내에 정기적인 예방교육과 전문가교육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