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최홍운, 지도=정웅모 신부)는 6월 1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남북화해시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1회 가톨릭포럼을 개최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화해 분위기와 관련해 국민과 정부, 가톨릭교회가 해야 할 일을 모색한 이날 포럼에서는 곽태환(통일연구원)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 남북화해의 과제와 전망 정연홍(충남대 철학과)교수가 한민족 통일의 당위성과 시의성 유호열(민족화해위원회 위원, 고대 북한학과)교수가 민족화해 과정에서의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또한 김지영(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상석(한국일보 인터넷부장) 정해영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 신현응(평화방송 이사) 권순기(작은예수회 북한사업본부장) 등이 패널자로 참여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정명조(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위원장)주교, 강우일(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주교, 죠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교황대사를 비롯한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유호열 교수
이날 「민족화해 과정에서의 가톨릭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한 유호열(민족화해위원회 위원, 고려대 북한학과)교수는 『그동안 가톨릭 교회는 분단의 아픔을 민족과 더불어 함께 하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해왔다』고 평가하며 『이제 새천년 역사적 전환과 동시에 대희년을 맞은 교회는 그동안 민족화해를 위해 교회가 실천했던 사업들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새로운 인식과 각오를 다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민족화해를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한국 가톨릭 교회가 「분단과 전쟁상흔의 치유자, 신뢰구축과 화해의 중재자, 평화와 통일국가 건설을 예비하는 예언자」로 기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북한 바로알기」는 북한에 대한 불신과 적개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촉매제였다』며 『분단과 전쟁상흔을 치유하고 남북간이 진정으로 화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북한과 민족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그는 분단 50년을 맞아 지난 1995년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발족, 민족화해학교를 운영해온 것을 높이 평가하며 『민족화해학교는 더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다 많은 수료자들을 배출하고 교육과정도 일반인과 전문인 과정으로 구분해 수료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의 기회가 확충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남북간의 신뢰구축은 지도자들간의 합의만으로 유지될 수 없고 일회적 지원과 교류협력만으로는 신뢰와 화해를 발전시켜나갈 수 없다』며 『남북 사이의 조화로운 협조 속에 꾸준히 신뢰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가톨릭 교회가 믿음직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예기치 않았던 북한의 식량난은 교회로 하여금 북한의 장충성당과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이후 북한에 대한 지원활동이 구체화되면서 북한 천주교인협회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 중국교회와 해외 민간단체들과도 신뢰를 구축하고 화해할 수 있는 중개자로서의 지위를 부여해 주었다』고 말한 뒤 『교회는 향후 대북지원사업의 중심 기구로서 남북한 당국과 민간단체, 그리고 일반 주민들간의 화해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통일국가를 수립해야 하는 이유는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기 위함이나 국가 규모의 확대 외에도 2천300만 북한 동포들과 더불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통일국가의 참모습을 제시하고 준비하는 예언자로서 교회는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태환 원장
이에 앞서 곽태환(통일연구원)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본 남북 화해의 과제와 전망」이란 주제의 발제에서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주변국들의 지속적인 협력과 공조를 유지해야 하며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및 협력을 유도하고 남북한과 주변 4국이 동북아 지역 안보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문제는 국민적·초당적 합의와 협력이 중요하므로 정부와 야당, 국민은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범국민적 합의와 초당적 지원, 협력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연홍 교수
정연홍(충남대 철학과)교수는 한민족 통일의 당위성과 시의성을 주장한 뒤 『남과 북의 이질성을 현실로 인식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대화의 영역을 넓혀가야』하며 『통일은 서로의 주장이 대치되지 않고 관용과 협상으로 양쪽의 이해가 맞닿은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명조 주교는 격려사에서 제34차 홍보주일 교황 담화를 인용하며 『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사회에 대한 복음적 시각을 제공함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가톨릭포럼이 이를 위한 공론의 장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우일 주교는 『탈북자 문제를 비롯한 남북 관련 사항은 보다 신중한 보도를 요구한다』며 『언론사간 경쟁보도를 지양하고 가톨릭 언론인들은 복음적 관점에서 언론인 본연의 자세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공헌할 수 있는 보도를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는 또 남북화해에 대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공식 발언과 교황청의 대북지원활동을 정리하며 북한에 대한 한국정부의 원조와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는 교황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가톨릭언론인협의회는 앞으로 매년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제문제에 대해 교회안팎의 전문가들과 함께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가톨릭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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