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신부인 지그 쾨더는 작품 「성령강림」을 통하여 성령강림 사건(사도 2, 1~13 참조)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역동적이며 현실적으로 그렸다. 불길처럼 타오르는 성령의 생명을 받은 사람들이 서로 축하하며 닫혀진 창문과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의 구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단 좌측의 청년은 부활하여 승리하신 그리스도(PX)의 깃발을 흔들고 있다. 그 옆에는 여성과 흑인이 「평화, 땅에는 평화」라는 글과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그려진 현수막을 흔들고 있다. 그들 옆에는 사제가 세상을 축복하기 위해서 분향하고 있다.
중앙 계단의 좌측에는 개신교의 목사, 가운데는 동방교회의 사제, 그리고 우측에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하여 세상을 향해서 교회의 문을 활짝 열었던 교황 요한 23세가 있다. 그는 양손을 벌리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교회로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단 가운데는 성령을 받은 그리스도인이 생명과 구원의 복음을 들고 세상으로 나오고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그의 좌우에는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된 채 자기 자신에 갇혀 고뇌하는 사람들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당하고 있으며 그들은 우리를 향해서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세상에는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하나의 지구촌인 같은 집에 살고 있다.
지그 쾨더는 「성령강림」에서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먼저 이기적인 삶에서 벗어나 세상과 이웃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 성령을 받아 시작된 교회는 부활하고 승리하신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여 이 땅에 평화를 꽃피워야 한다. 아울러 같은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분열되어 있는 지상의 교회는 먼저 일치를 위해 노력하며 서로 손을 잡고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또한 교회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 땅에서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그들이 구원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이런 삶을 가꿀 때 우리는 참으로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지그 쾨더는?
선명한 표현주의 기법으로 성서의 주요장면들 잘그려
지그 쾨더(Sieger Koder 1925~)는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1947년부터 슈투트가르트 미술대학에서 수학하였다. 1965년부터는 튀빙겐 대학, 윈헨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후 1971년에 로텐부르크 교구의 사제로 수품되어 사목과 작품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성서의 주교 장면들을 표현주의 기법으로 강하고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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