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이 새로운 천년기를 열며 우리 교회가 나가갈 길을 제시하기 위해 특별 기획한 「20세기의 끝, 21세기의 시작
」이 총론에 이어 본격적인 진단과 전망에 들어간다. 지난해 10월부터 선교, 냉담자, 북방선교 등 12개 주제를 선정, 심층 보도한 가톨릭신문은 이제부터 각 부문별로 구체적인 현실분석과 대안제시 등을 통해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현안들을 조목조목 짚어나갈 것이다. 그 첫 번째로 선교를 시작한다. 앞으로 가톨릭신문은 총 9차례에 걸쳐 선교에 관래 집중 진단해 나갈 계획이다.
『일어나 전하여라』(예레 1, 17)
교회가 선교해야 하는 근본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이다. 즉 선교는 그리스도를 통해 명백히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선교 교령 2항에는 『교회의 선교는 성부와 사랑과 자비에서 분출한 하느님 아버지의 구원 계획에 의해 성자와 성령의 파견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회 역사에서 보면 선교열은 언제나 교회 활력의 표지였으며, 반대로 선교열의 감퇴는 신앙 약화의 표지였다. 다시 말해 선교는 교회를 새롭게 하고 신앙을 견고케 하며 그리스도교의 정체를 확인시켜주는 새로운 열정과 자극인 것이다. 이러한 선교의 가치는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고 노력할 때 더욱 빛을 발하고 신앙의 활력을 교회 안에 불어넣어 준다.
선교 교령 6항을 살펴보면 『우리는 모든 인류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본연의 사명이요, 제일 가는 사명임을 재확인해야 한다』며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바로 복음 선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선교가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제시됐듯이 선교는 바로 하느님 백성 전 공동체의 사명이다. 따라서 새 천년기 교회의 위상과 발전은 바로 선교에 달려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교회에서도 선교에 대한 절실함을 인식하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마산교구 등 여러 교구에서는 교구의 사활을 걸고 대대적인 선교운동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교구장 착좌후 전 세계 복음화율인 18%에 이를 때까지 전 교구민이 선교에 투신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정대주교는 올해 사목교서에서 『교회 공동체의 선교사명은 사회환경의 복음화를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사회사목을 통해 그 참다운 결실이 드러난다』고 역설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각자가 처해있는 직장, 지역 등 삶의 터전에서 복음화의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권고인 것이다. 이러한 교구장의 의지와 각 본당 신자들의 노력이 부합돼 서울대교구는 지난 98년 한국교회 사상 처음으로 복음화율 10%대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시대에 맞는 복음화를 이루기 위한 사목적 공의회였다. 이 공의회 이후에 있었던 일련의 대의원회의, 주교대의원회의와 대륙별 대의원회의 등을 이루는 주제가 복음화, 정확히 말해 새로운 복음화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나그네 길을 가고 있는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고 분명히 못박고 『이것은 성부의 취지에 따라 교회가 성자의 파견과 성령의 파견에서 그 기원을 이루고 있기 때문』(선교교령 2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역대 교황들도 교회의 존립 근거이며 본질 자체인 선교에 대해 누차 강조해왔다. 교황 바오로 6세는 『복음의 메시지를 제시하는 일은 교회가 임의적으로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모든 이가 믿고 구원을 얻기 위하여 예수님의 명에 의해 교회에 맡겨진 의무』라고 못박고 있다. 더 나아가 바오로 6세는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복음 선교를 위한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왜 선교인가란 교회의 가르침은 이처럼 여러 교회 문헌과 교황들의 어록에서도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교회 문헌에서 보여지는 복음 선교의 의미는 「신앙을 공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앙을 전하는 것은 신앙을 공유하는 것이고, 이런 교회의 삶을 의미하는 것이 바로 복음 선교이다.
교회가 교회일 수 있음은 자신의 존재 이유요 목적인 「복음 선교」와 깊은 관련을 갖는다. 그렇게 볼 때 복음 선교의 목적은 또한 교회의 자기 실현이다. 선교가 교회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어서 가시오. 생명의 말씀을 남김없이 사람들에게 전하시오』(사도 5, 20)
교회의 삶을 더욱 복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선교에서 나온다. 『신앙은 줌으로써 견고해지는』 원리와 같다. 선교자가 자신의 행동을 뒷받침해줄 내적인 열정과 확고한 신앙의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교회의 구성원 모두는 현대 세계의 비복음적 현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교회와 신자들의 책임에 관해 「제삼천년기」는 종교적 냉담, 세속주의 그리고 하느님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는 종교적 결함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복음의 메시지를 제시하는 일은 모든 이가 믿고 구원을 얻도록 하기 위해 교회에 맡겨진 사명이다. 이 복음의 메시지는 없어서 안될 뿐 아니라 유일하며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선교는 신앙의 문제요 그리스도와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에 대한 우리 신앙의 확실한 표지』라며 『가톨릭 교회에 합체된 사람은 누구나 형제들에 대한 봉사와 하느님께 대한 보답으로 신앙과 그리스도인 생활을 증거할 특전과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전 세계 교회를 향해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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