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전국대회가 6월 25일 강원도 철원군 월정리역에서 춘천교구 주관으로 열렸다. 6.25 50주년의 뜻깊은 해에 펼쳐진 이날 대회에서 6600여명의 참석자들은 민족의 화합과 새날 새람을 간구하며 평화의 사도로 나설 것을 결의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민족의 전쟁과 역사, 교회가 교회답지 못했던 점, 신자가 신자답지 못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하는 참회예절도 마련됐다. 이는 각자의 회개와 참회로 민족상잔과 분단의 세월을 참 평화의 새날로 바꾸자는 취지이다.
■ 이모저모
다양한 이벤트 참가자 매료
○…이날 전국대회는 춘천교구가 지난 1년동안 행사 준비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왔는지 여지없이 드러낸 행사였다.
행사 일정 전체를 가로, 세로 6m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하며 참석자들을 배려했고, 빛.소리 월정리, 평화의 제단쌓기, 평화의 종 타종 등 관심을 끌만한 대형 프로그램을 연이어 선보였다. 특히 1시간 가량 진행된 빛.소리 월정리는 화려한 영상과 장엄한 스케일로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의 제안으로 기획된 이 행사는 6.25 체험 공연을 통해 우리 민족이 겪은 분단의 아픔을 다시 체험하고 화해와 생명의 삶을 다같이 모색해보자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또 춘천교구는 분단과 산불 피해의 아픔을 동시에 느끼며 평화를 기원키 위해 동해시 산불피해 소나무와 북한산 주목을 사용해 평화의 십자가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춘천교구 행사 준비.진행에 만전
○…6600여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면서, 그것도 최북단 비무장 지대에서 열린다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모든 프로그램이 원할하게 진행돼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춘천교구 철원, 갈말, 김화본당 신자 66명은 원할한 행사 진행을 위해 안내, 교통봉사 등을 맡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성 신자들은 행사장에 들어오는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환영합니다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등의 인사를 상냥히 건넸고, 남성 신자들도 인근 군부대의 협조하에 몰려드는 대형 버스를 효율적으로 주차시키며 교통 혼란을 방지했다. 여기에 6.25 음식 나누기 때 사용된 밀개떡 20kg짜리 40포대 수량을 이들 신자들이 손수 장만하는 정성을 보였다.
행사 봉사자로 참가한 철원본당 옥상호(요한)씨는 2천년 대희년, 이처럼 뜻깊은 행사에 봉사를 하게 돼 너무 감개무량하다면서 오늘의 이 대회를 통해 모든 신자들이 진실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앞장설 수 있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말…말…말…
○…최일선에서 평화 지킴이로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오늘 빛소리 공연을 보니 민족의 비극이 되살아 나면서 이런 엄청난 사건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공연 소감을 밝히고 우리 각자가 이땅의 평화를 생활속에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평화의 종 타종자로 참가한 실향민 대표 김상익(바드로시오.81) 할아버지는 이북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3명의 자식과 헤어져 살아온 50여년의 세월동안 자나 깨나 그들과의 만남만을 주님께 기도드렸다며 오늘 평화의 종을 타종하면서 진심으로 이땅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고 역설했다.
이번 전국대회 총 책임을 맡았던 춘천교구 사목국장 김현준 신부는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대회를 위해 하루 밤샘도 마다 않고 참여한 모든 신자들의 관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최근 남북 정상회담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우리 민족에게 왜 이런 비극이 닥쳐 왔는지 냉철히 되새겨보고 참회와 반성하는 마음가짐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5일 새벽 4시, 평화의 종 울려
○…이 땅의 평화를 기원하는 종소리가 온 누리에 울려퍼졌다. 25일 전쟁이 발발했던 새벽 4시에 실시된 평화의 종 타종에는 분단교구 대표, 교회 목회자 대표, 백성섬김이 대표, 실향동포 대표, 북녘에 뿌리를 둔 수도회 대표, 6월 25일 생 대표 등 50명이 참여했다.
김수환 추기경, 장익 주교, 강우일 주교, 김지석 주교, 김구인 신부가 힘차게 첫 타종을 하자 뜨거운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기도. 높이 170㎝, 직경 99cm, 무게가 1톤인 이 평화의 종은 성서의 평화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한국전쟁 당시 사용된 포탄과 총알의 탄피 일부가 상징적으로 들어갔다.
북녘땅, 북녘동포에 강복
○…미사 말미에 북녘땅, 북녘동포에게 강복을 주는 시간이 마련돼 눈길. 장익 주교를 비롯해 미사를 집전한 한국 교회 고위 성직자들은 우선 신자들에게 강복을 주고, 이어 북녘 땅을 바라보며 우리 민족의 통일과 염원을 담아 강복을 보냈다.
또한 참석한 모든 신자들도 함께 북녘 형제들에게 축복을 전하며 진정한 민족의 화합과 일치를 주님께 요청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마침 성가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소리 높여 함께 노래하며 평화 통일을 간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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