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시험관 아기)과 관련한 생명윤리 교육 강화 필요성이 제고됐다.
교회가 『윤리적으로 허락될 수 없는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있음에도 대다수 가톨릭 신자들의 인공수정에 대한 인식은 『배우자간 은 인정된다』는 식으로 상당 오도돼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교회가 가르치고 있는 자연가족계획법 점액관찰법을 피임방법으로 실천한 사례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고 인공수정에 관계된 교회의 생명윤리 교육 경험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밝혀져 생명윤리 교육의 전면 재조정 필요성이 요청되고 있다.
최근 대구효성가톨릭대 신학대학 손기철 부제가 석사논문을 위해 대구시내 13개 본당 552명 신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인공수정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51.6%가 인공수정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배우자간 인공수정만 인정』한다고 답했고 5.1%는 『비배우자간 인공수정을 인정한다』고 밝혀 인공수정과 관련한 교회 가르침이 신자들에게 제대로 숙지되고 있지 못함을 보여줬다.
교회안에서 인공수정과 관련한 일반 신자들의 의식을 묻는 통계조사가 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수정에 대한 신자들의 무의식적 태도는 불임시 인공수정 시도 여부를 묻는 문항에서 재삼 드러났는데 『시도하지 않겠다』는 33% 였고 『시도하겠다』(26.4%)와 『상황에 따라서 결정』(40.4%)은 60%이상을 차지해 실제 불임 해결을 위한 신자들의 인공수정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임부부의 최선의 선택방법 문항에서 비율상으로는 양자입양(44.6%)이 제일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나 「배우자간 시험관 아기 시술」 응답비율도 38.8%로 다음 순위를 차지, 인공수정의 비윤리성에 대한 무의식이 부각됐다.
피임방법을 묻는 문항에서 점액관찰법 이용자는 2%에 불과했고 콘돔사용(22%)과 영구적 남성불임술(23.7%)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현재까지 실시된 교회 생명윤리 교육 효과가 극히 저조했음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공수정과 관련된 생명윤리 교육 경험 여부에서는 응답자 중 80.4%가 『교회에서 받은 인공수정에 관계된 생명윤리 교육 경험이 없다』고 답해 생명윤리 교육 부재 상태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87.5%의 응답자들은 생명윤리 강좌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생명윤리 강좌에 참여하겠다는 수는 68.8%에 달해 신자들의 생명윤리 교육 욕구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여겨 볼 것은 「인공수정」(시험관아기)에 대한 교회입장 이해도가 높을수록 불임문제 해결에 있어 「양자 입양」이 그 최선 방안으로 선택되어진다는 것과 「교회가 배우자간에 인공수정을 인정한다」고 이해한 경우에는 「부부간 시험관 아기 시술」을 택하는 경우가 양자입양보다 많았다는 것. 이것은 인공수정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고 따를 때 인공수정보다 입양을 선택할 경향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밝혀주는 것으로 신자들에 대한 생명윤리 교육이 바르게 이루어질 때 윤리적 가르침의 실천 비율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대해 손기철 부제의 논문지도를 맡은 대구효성가톨릭대 김정우 신부는 『이번 결과는 낙태 피임에 대한 교육과는 달리 비교적 소홀히 대처해온 인공수정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김신부는 『인공수정에 관한 교육은 생명의 시작이 수정란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주지시킬 수 있으며 이는 곧 한국사회에서 불임과 입양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 해설-「인공수정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조사」결과
낙태·피임 중심의 생명교육보다 인공수정 문제·비윤리성 지적 절실
“수정란 교육에서부터 출발해야”
교회 「생명교육」현실 추인한 첫 조사
사목자 등에 교육 필요성 환기 큰 의의
그간 한국교회내에서 실시되어온 생명윤리 교육은 낙태 피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경향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체외수정과 수정란 이식에 필요한 과정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인공수정 문제나 비윤리성은 비교적 소홀히 취급되었다.
대구효성가톨릭대 신학대학 손기철 부제의 「인공수정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조사」결과는 이러한 생명윤리 교육 현실을 추인해주는 교회내 첫 조사로써 사목자들 및 교회 당국에 인공수정에 관련한 교육 필요성을 환기시켜주었다는데 무엇보다 의의가 있다.
거의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인공수정 시술 수준은 그 의미가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을 도와준다는 「호의적 평가」로 굳어져 가고 있는 반면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필두로 한 보조생식술의 발달이 탄생의 신비를 과학적인 조작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비윤리성 문제는 거의 묻혀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인공수정에 관한 교육은 인간생명의 기원으로서 존엄성이 지켜져야 할 수정란 교육이 필수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면에서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고 이 생명을 통해 신자들이 자신의 소명을 키워나갈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윤리신학자들이 밝히는 인공수정에 따른 윤리적 문제점들은 첫째 체외수정과 수정란 이식에 필요한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비윤리적인 문제들이다. 즉 다량의 난자를 얻기 위한 약물의 사용 등 자연적 현상에 대한 인위적 간섭과 조작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수정란 폐기 문제이다. 교회는 수정에서부터 인간의 생명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는데 가끔 수정란이 너무 많을 때 혹은 수정란에 변형이 생겼을 때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시키지 않고 폐기해 버리는 경우도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수정란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거부된다고 볼 수 있다. 비배우자의 정자나 난자를 공여받는 일은 그 자체가 비윤리적인 행위로 지목될 수 있는데 외국에서는 난자나 정자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매매되고 있는 현실이다.
또다른 문제로는 정자나 난자 혹은 수정란을 배양하거나 냉동보관을 하는 동안 실험실 정도관리의 이상으로 염색체 이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수정을 통해 장애아가 출생했을 때 과학적 조작기술에 의한 책임성의 한계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하는 것 등이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비배우자 공여자나 대리모가 있을 경우의 인공수정아에 대한 법적인 친권여부도 문제가 되며 인공수정아는 무엇보다 부모의 불임에 대한 한 해결책으로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면에서 부모의 불임치료의 대안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고무적인 것은 생명윤리 교육을 요구하는 이들이 응답자의 87.5%에 달했고 또한 참여의지를 보인 경우도 60%이상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설문이 각 본당내 신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들 대부분이 비록 열심한 신자들일 것이라는 가정을 한다해도 인공수정 관련 교육을 포함한 생명윤리 교육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조사에서 인공수정을 반대하는 교회의 태도를 이해할수록 불임시 최선의 선택방법에서 양자입양이 늘어난 것은 교회의 인공수정에 대한 태도를 아는 것만으로도 인공수정 시술에 대한 신자들의 태도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어 생명윤리 교육에 대한 교회의 보다 적극적 자세가 요망되고 있다.
조사관계자들은 『보다 생명의 존엄을 지키고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의 완성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 신자들의 소명이라는 면에서 지금껏 오도돼 있는 신자들의 시각을 교정하는데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사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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