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사목의 태동
형벌제도로서 대표적인 자유형 집행시설인 교도소 제도는 범죄인의 자유를 박탈, 심적.육체적 고통을 가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를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그러나 자유박탈을 통해 교화시킨다는 이 제도가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엄격한 훈련과 고된 노동에 중점을 둔 변질된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19세기 말 이후에야 죄수들의 사회복귀와 재범률의 최소화를 위해 여러 방면의 노력이 시작됐으며 근래에 들어 종교위원제도를 고안, 재소자로 하여금 신앙을 생활화해 그들의 심성순화에 이바지하고 출소 후에도 신앙의 힘으로 건전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고 있다. 교회의 교정사목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주고…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가 4, 18)는 말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천주교 교정사목은 1800년대 일어난 산업혁명 때 인구의 도시집 중화에 따른 청소년들의 범죄와 사회의 범죄를 예방하여 올바른 인간으로서 성장하도록 젊은 사제 돈보스꼬에 의해 이탈리아 로마 살레시오 수도회가 설립되면서 태동하게 됐다.
한국가톨릭교회 교정사목
현재 군종교구를 제외한 각 교구는 사회교정사목위원회, 교정사목회 등의 기구나 후원회를 두어 「재소자들과 출소자들에 대해 그리스도교 정신에 입각한 사목적 배려」에 심혈을 쏟고 있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 이들이 펼치는 교정사목의 열의는 가히 놀랄만 하다. 미사봉헌, 고해성사, 예비신자 교리, 상담, 레지오마리애 지도, 성서모임 지도 등이 주요활동. 무기형을 선고받고 현재 마산교도소에서 16년째 생활하고 있는 모범수 정찬식(가명.라파엘.36)씨는 『교정사목후원 회원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모범수로 선정 된 것은 오로지 신앙의 힘』이라고 말했다.
현재 마산교도소에는 기결.미결수 합쳐 2200여명이 수용돼 있다. 이중 신자수는 200여명. 국내 재소자들의 평균 복음화율도 이처럼 10%정도라고 한다. 국내 복음화율(8.3%) 보다도 높다. 올 4월 현재 국내 재소자수는 6만4000여명. 10%인 추정복음화율로 신자수를 환산하면 6400여명에 달한다.
이처럼 결코 적지않은 신자재소자의 복음전파를 위해 한국가톨릭교회는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전국교정사목협의회를 설립하는 한편 이감되는 재소자에 대한 사목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전국 교도소 실무자 네트워크」를 금명간 구성키로 했다. 1970년에 「가톨릭 교도소 서울대교구 후원회」(현 사회교정사목위원회)를 발족시킨 서울대교구는 교구 관할 교도소와 구치소 뿐만 아니라 타교구 관할 교도소나 감호소 등지에 정기적인 지원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현재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는 교정사목 전담사제를 두어 사목의 효율화와 활성화를 꾀하고 있기도 하다. 타교구도 사회복지국장 신부나 본당 신부가 겸직하며 활동하고 있으며 회장과 봉사자들의 사형수 면담, 영치금 후원, 각 시설 행사시 먹거리 제공 등의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
왜 교정사목을 해야 하나
「용서와 화해」, 진정한 자유를 주는 주님의 은총의 해인 대희년. 한 때의 잘못으로 「함께 사는 삶」에서 밀려난 재소자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를 전하는 일에 많은 이들이 보다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사실 모든 인간은 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죄인」이며 회개해야 할 존재이고 구원받아야 할 대상이다. 그래서 하느님 뜻을 따라 잃어버린 양 한 마리 찾기에 더욱 더 노력해야할 사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법을 내가 잊지 않으리니 이 비참한 모습을 보시고 건져주소서. 고발당한 이 몸을 변호하시고 구해 주소서. 약속하신대로 이 몸을 살려주소서』(시편 119, 153~154)라는 성서 말씀에 따라 하느님 안에 모두 같은 죄인으로서 형제의 고통과 아픔을 나누고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한 영어(囹圄)의 형제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서울사회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최희수 신부는 『재소자와 일반인들 사이에는 단지 죄가 드러났다는 것과 드러나지 않았다는 차이점만 존재한다』며 『올 해가 재소자들에 대한 시각을 바꾸려는 노력이 왕성한 한 해가 되길』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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