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는 지난 2월 공소사목과 농민사목 활성화를 위해 「공소공동사목」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사목형태를 도입했다. 광주대교구는 공소 수가 108개에 이르는 전형적인 농어촌 교구. 이러한 지역특성에 따른 공소 침체화 및 공소신자 감소와 노령화 등 농어촌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사목적 비전으로 「농촌사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내놓은 것이 「공동사목」이다.
「공소 공동사목」은 몇 개의 공소를 묶어 사목특구를 지정하고, 사제 몇 명이 팀을 이뤄 공소 실정에 맞는 사목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교구측은 본당관할 공소 체제에서 하나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함평 지역 내 문장 나산 신광 손불 기동 5개 공소를 하나로 묶어 「공소사목을 위한 특별사목구」(공소사목특구 또는 공소특구)로 정하고 이봉문, 이준한, 양귀선 3명의 신부를 파견했다.
현재 공소사목 전담 이봉문 신부는 전체 공소사목 담당하고, 이준한, 양귀선 신부는 공소특구 내 공소를 나눠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공소특구를 맡고 있는 이준한, 양귀석 신부는 공소 주일미사는 물론 소공동체 모임에도 함께 하며 농어촌 현실에 맞는 사목적 프로그램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론 신자들에게는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지만, 공소 자체의 자립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봉문 신부는 "『특구라는 현장성 안에서 공동사목을 펼쳐 공소의 자생력을 키우는 한편 농촌 지역 특성에 맞는 여러 프로그램들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농민주일을 맞아 광주대교구가 농어촌 사목 활성화를 위해 공소특구로 정한 함평지역을 찾아가보았다. 마침 나산, 신광, 문장공소에서 반모임이 있었다.
수개월만에 이날 다시 반모임을 시작한 신자들에게 이준한 신부는 『특구로 지정된 것도 직접 찾아나서는 사목을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신자들의 삶을 복음적으로 재조명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밤길을 달려 신광공소를 향했다. 이곳은 양귀선 신부가 맡고 있었는데, 한창 말씀나누기가 무르익은 분위기였다. 이전부터 말씀나누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었지만, 양신부가 함께 하고 나서 좀더 신앙적으로 성숙해졌다고 한다.
『시골에서 신부님과 악수 한번 한다는 것이 기쁨이었다』는 신광공소 이화자(모니카·44)씨는 『신부님들과 함께 반모임을 하니 신앙생활도 더욱 열심해지고, 변화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논밭에서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해도 서로 얼굴 한번 보고 기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는 신자들의 모습에서 작은 행복을 엿볼 수 있었다.
『농촌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하는 양귀선 신부는 『신자들의 삶의 현장이 고단하고 힘들기 때문에 마냥 신앙만을 강조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여러 혜택들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농어촌 신자들에게는 단순한 위로보다는 삶의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공동사목을 해오면서 문제점들도 다분히 드러나고 있다. 공동사목에 경험이 부족한 사제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문제들, 역할 분담 등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공동사목을 하고 있는 신부들은 공소특구라는 단지 한정된 지역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닌 전체 공소사목을 위한 하나의 새 전형으로서 자리잡기 위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공소특구를 둘러보며 농어촌 지역을 위한 배려와 신자들에게 다가가는 사목적 노력들을 느낄 수 있었다. 광주대교구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소공동사목은 3년간 시범운영되며, 공소특구 관할 내 폐교인수 후 본격적인 공소·농민사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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