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은 우리 민족 모두의 과제요, 역사적 소명입니다. 이같은 민족적인 소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분단의 현장을 직접 찾아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통일교육이라는 차원에서 신자 대상의 이번 순례가 이뤄졌습니다』
금강산 통일기행 순례단 단장 문규현 신부. 『지난해 순례단을 모집했다가 예기치 못했던 금강산 관광객 억류사건으로 1년 미뤄진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놀랍기만 하다』고 털어놓았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첫 금강산 순례 일정을 마치고 귀환하는 13일 저녁 금강호 선상에서 만난 문규현 신부는 『남북화해 분위기가 고조된 정상회담 직후라서 그런지 지난해 신청자보다 두배 가까운 신자분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며 『산행 끝의 고단함 가운데서도 매일 저녁 통일기원 선상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의 진지한 통일열의가 느껴져 더더욱 의미 깊은 순례』였다는 것.
『89년 8월 15일 오후 2시22분 임수경 수산나의 손을 잡고 판문점을 넘어왔던 11년 전의 방북에 대한 소회가 왜 없겠느냐』는 문신부는 『판문점을 넘어올 때 북측 젊은이가 「신부님, 신부님이 믿는 하느님은 우리 민족의 하느님입니다. 그런 하느님은 저도 믿겠습니다」라고 외치던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고 회상한다.
이같은 북측 젊은이의 고백은 『당신들은 나의 형제요 자매요, 나의 동포라고 끊임없이 외쳐온 결과』라고. 문신부는 『서로 받아들이는 마음이야말로 인민의 아편이요, 미 제국주의의 도구로 전락된 하느님의 교회가 남과 북 우리 모두의 하느님이요, 우리 모두의 성사로 새로 태어 날 수 있었다』며 『통일은 오늘 내가 사는 것, 성취해 가는 것이지 한낱 꿈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자들부터 실천적인 통일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기원했다.
『이제 첫 순례가 시작됐으니까 미비한 점은 보완해 가면서 금강산 통일순례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는 문신부는 『다음 번엔 백두산 통일기행도 추진해보고 싶다』며 「남과 북의 여러 계층이 만나고 또 만나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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