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씨 속 백두산 등정
⊙…7월 29일 순례자들이 등정한 백두산 천지의 날씨는 하늘이 줬다할 만큼 청명했다고 현지인들도 찬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에메랄드빛 하늘아래 하늘빛보다 더 푸르고 맑다는 찬사가 도처에서 터져나오는 가운데서 펼쳐진 천지의 경관은 백두산에 오르느라 땀에 젖은 순례단의 넋을 잃게하고 그저 경탄의 소리만 연발케 했다.
순례단은 이 절호의 날씨에, 말로만 듣던 「민족의 영산」백두산을 등정케 하신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지름 5000미터나 되는 광활한 천지의 경관을 통한 대자연의 신비를 마음껏 감상하느라 하산할 시간조차 잊어버려 다음 일정을 위해 출발시간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집행부를 애태우게 했다.
백두산은 9월초에 첫눈이 내려 이듬해 6월까지 눈이 쌓여 있어 등산이 불가능 한데다가 7, 8월도 거의 대부분 날씨가 궂어 이번 순례단처럼 천지의 상공과 그 주위에 구름 한 점 없이 유리알처럼 매끄러운 모습의 천지를 보는 것은 거의 없었던 일이라고 현지인들이 이구동성.
일송정서 ‘선구자’ 부르기도
⊙…총인구 30만 중에 우리 한민족이 20만이나 사는 용정시에는 길거리 상점의 간판도 한글 일색이라 마치 한국땅에 들어선 기분을 느끼게 했다. 특히 우리 가곡 「선구자」의 무대가 된 「일송정」은 높은 산위에 자리잡고 있어, 「일송정」에 오른 순례단은 발아래 굽이굽이 흐르는 「해란강」의 강물을 굽어보면서 일제시대 조국의 광복을 위해 자신의 몸을 불태우던 애국지사들의 충정을 기리며 「선구자」를 합창했다.
순례단은 「일송정」의 산을 내려와 애국지사들이 설립한 대성학교를 방문, 학교당국으로부터 이 학교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이 학교출신 애국지사였던 윤동주 시인이 일제에 의해 투옥, 생체실험 대상이 돼 악성 병균이 주입된 주사를 맞은 후 순절했다는 사실을 알고 윤동주 시인의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시를 암송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양관.차쿠 지역 순례
⊙…베르뇌 주교가 사목하던 양관은 주교좌 성당이 있던, 교회사적으로 의미 깊은 곳으로 최양업 신부가 사목하던 지역. 문화혁명당시 대포로 파괴된 성당의 터는 약 5000평이나 되는 넓은 지역으로, 순례자들이 찾았을 때는 잡초만 무성했다.
양관성당터의 인근에 거주하는 70세 정도의 한 조선족 할머니는 『우리 주민들은 옛부터 이 성당터에 채소를 심거나 성당 담벽을 손상시키는 것을 금기로 알아왔다』고 밝히고 『만약 단 한평의 땅이라도 개간하거나 담벽을 손상시키면 하늘로부터 큰 화를 입는다고 알아왔다』며 지역민들의 이 옛 성당에 대한 조상대대로의 외경심을 전해주기도.
김대건 신부 개척 입국로 순례
⊙…순례단은 청년 김대건 신부가 사제가 되기 전 당시 허허벌판의 땅에서 조선 선교를 위한 개척로를 열어 입국의 길을 모색하느라 개들이 끄는 눈썰매를 타고 3개월간 압록·두만강 이북의 만주땅을 장장 3개월동안 횡단, 한국의 경원땅에 이르기까지의 코스 중 두만강이북 훈춘까지를 줄곧 버스로 순례.
최양업 부제도 조선입국로를 위해 탐색한 바 있는 이 길을 김대건 신부는 굶주린 늑대와 조선 호랑이, 곰등의 맹수가 출몰하는 이 지역을 횡단하면서 밤이면 불을 환히 밝혀 맹수를 쫓느라 잠도 거의 못잔 채 탐색했다고 동행한 김길수 교수는 설명했다.
김대건 신부의 『나는 내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공부했으나, 육로로는 도저히 입국할 수 없어 황해바다를 건너 선교할 수 밖에 없다』는 『조선땅으로의 육로 입국 불가』라는 탐색 결론이 오늘날까지도 북한 공산당에 의해 그대로 연장되는 뼈아픈 현실을 순례단은 만주 순례 곳곳에서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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