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여라. 죄인을 위해 기도하여라. 죄인의 회개를 위한 상징으로 무릎을 꿇고 땅에 입을 맞추어라…」

「사제들에게 전해 이곳에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몰려오게 하고 이곳에 성당을 짓게 하여라」

프랑스 남서부 피레네 산맥 북쪽 산기슭에 위치한 소도시 루르드 (Lourdes). 이곳에서는 1858년 2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18번에 걸쳐 성모마리아가 가브강변 한 동굴에 발현, 당시 열네살이었던 벨라뎃다 수비루(Bernadette Soubirous)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발현을 통해 성모 마리아는 또한 자신을 원죄없는 잉태(Immaculate Conceptio)라고 밝히신다.

그 후 루르드는 각지 사람들의 발길을 모았고 1964년 이래 매년 300만명을 넘어서 현재에는 연간 전세계 150여개국에서 종교 인종을 초월한 500여만명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 되고 있다. 육체의 병고와 마음의 고뇌를 지고, 또한 하느님을 받드는 겸손함으로 새로운 믿음과 기도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9번째의 발현을 통해 샘물의 원천을 가리키며 그 물을 마시고 씻도록 하셨던 성모님의 말씀은 지금껏 매일 12~13만톤의 물을 샘솟게 하고 있고 이 샘은 루르드의 메시지인 보속과 회개의 상징으로 지금껏 신앙인들의 영적인 회복 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루르드는 이제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호텔이 많은 지역이 됐다. 360여개의 호텔이 들어서 있고 야영장소만도 20여개에 이른다. 지금과 같은 바캉스 시즌에는 순례객들에 의해 700만장의 편지 엽서가 전 세계에 발송된다. 특히 이곳은 휠체어에 앉은 젊은이, 어머니 품에 안긴 갓난아기, 늙고 허약한 노인들, 두세살 나이의 정신박약아들과 지체부자유아 등 좥환자들의 천국좦이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 온 환자들로 붐빈다.

여기서는 또한 헌신적 자원봉사의 아름다움이 넘쳐난다. 유럽 각국에서 바캉스 시즌 등 휴가기간을 이용,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루르드를 찾는 이들이 많다. 96년 예수성심시녀회가 한국인과 극동 아시아인 순례자들을 위한 성지안내소를 개설했는데 이로써 최근들어 루르드를 찾는 한국인 순례자들은 수녀님 가이드(?)에 의해 보다 체계적이고 상세한 성지 안내를 받고 있다.

98년 11월 잡지 LOURDES는 한국 수녀들 덕분에 한국인들은 이제 마리아의 도시에서 특별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현재 활동중인 김루이헬렌 백밀리안수녀의 글을 싣기도 했다. 그중 한명인 김루이헬렌 수녀. 김수녀는 한국인 순례객들 중에서는 성모님 발현 동굴앞에서 진지하게 기도하기 보다는 물만 떠가면, 기적수에 침수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울때가 종종있다고 밝혔다.

병이 나았다는 육체적 기적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메시지대로 보속 회개를 통한 내적 치유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작은 기적이 아니겠느냐고 김수녀는 덧붙이고 있다. 가난하고 문맹이었고 종교교육조차 받지 못했던, 그리고 천식까지 앓고 있었던 벨라뎃다의 간택. 이는 학력 경제력 등 외적인 것의 가치가 두드러지는 현 시대안에서 신앙인들이 지녀야 할 삶을 곱씹게 해주는 표징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