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사가 주최한 「안중근(도마) 의사 순국 90주년 기념 청소년 중국순례」가 8월 13일부터 20일까지 7박 8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순례는 청소년들이 신앙인 안중근의 모습을 재발견함으로써 신앙을 새롭게 다지는 한편 광활한 중국문화 체험으로 보다 넗은 시야를 가지고 세계 속의 한국인이 될 것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가톨릭신문사 이용길 사장신부를 단장으로 한 이번 순례단은 박재식(안동교구 영덕본당 주임) 지도신부와, 6명의 직원을 포함, 108명이 함께 했다. 청소년 순례단은 이번 순례기간 동안 하얼빈, 도문, 용정, 백두산, 북경을 방문하고 연길, 북당, 남당성당을 순례, 한민족의 역사무대를 직접 밟아보고 중국교회를 통해 한국교회와 각자의 신앙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안의사 의거현장 순례
○… 안중근(도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던 역사의 현장, 항일독립열사들의 독립운동의 무대가 됐던 하얼빈. 안의사의 애국심과 신앙심을 찾기위해 하얼빈을 방문한 순례단은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독립열사들의 뜨거웠던 열정과 안중근 의사의 조국애는 현지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덩그랗게 남은 독립열사들의 기념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하얼빈 역의 의거현장은 가이드의 안내없이는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이 곳이 바로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장소입니다" 라는 말을 듣고서야 하얼빈 역 제1 플랫폼의 한 지점이 안의사의 의거장소임을 확인 하는 정도. 순례단이 하얼빈에서 맨처음 도착한 곳은 중.일전쟁이 한창일 때 일본 생화학 실험기지로 사용된 731 세균부대. 이 곳은 대부분 한국인, 중국인, 러시아인 포로들을 대상으로 35가지의 생체실험을 실시한 곳. 실험대상으로 처참하게 죽은 사람들 수만 해도 4천여명이 되는 731부대는 현재 마루타로 희생된 독립투사들의 유골과 사진, 세균실험장면 증거 사진 등을 진열, 전시관으로 남아 있었다. 잔혹한 일제의 만행을 눈으로 확인한 순례단은 아픈 과거를 가슴에 묻고 발길을 돌렸다.
천지의 웅장함에 감탄
○… 순례단은 이튿날 13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만주벌판을 가로질러 도문에 도착. 두만강 700리 길을 따라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향했다. 갑자기 흐려진 날씨 속에서 오후 늦은 시간 가까스로 백두산을 등정. 안개에 휩싸인 웅장하고 거대한 천지가 모습을 드러 내자 순례단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천지의 수려한 경관에 찬사를 보냈다. 쾌청한 날씨 때 볼수 있는 천지와는 달리 안개가 드리워진 신비스런 천지는 태초의 천지창조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민족의 정기를 느꼈다는 순례단은 북녘 땅에서 백두산을 바라볼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통일의 염원을 모으기도 했다.
북당.남당성당 미사봉헌
○… 순례단은 순례기간 동안 매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선조들의 삶과 신앙을 본받으려 애썼다. 연길을 방문한 날은 연길성당에서 미사를 봉헌, 어렵게 신앙생활을 하는 중국 신자들의 일면을 보기도 했다. 또 북경에서는 마태오리치가 건립한 남당성당, 한국교회 창설의 직접 적인 계기가 됐던 곳, 이승훈이 세례를 받았던 북당성당 에서 미사를 바치며 신앙선조들의 숨결을 느끼며 나약해진 신앙을 새롭게 다졌다. 한편 연길성당에서는 순례단이 성서책과 성가책, 성물들을 성당에 기증, 중국교회에 작은 정성을 보태는 따뜻함을 보이기도 했다.
거대한 중국문화 체험
○… 광활한 중국대륙문화와 중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던 북경. 순례단은 중국 천년의 도읍지이며 중국의 수도인 북경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유산들을 둘러봤다. 영화 마지막 황제의 역사적 배경이 된 곳, 9999칸의 방이 있는 거대한 황궁 자금성, 30만 군사와 수백만 농민들이 벽돌을 쌓으며 1만리를 이은 만리장성, 50만명의 집회가 가능한 천안문 등 중국의 문화를 대표할 만한 유산들을 통해 중국의 장대한 역사를 몸소 체험했다. 이밖에도 서태후의 여름별장 이화원, 명.청조때 황제가 하늘의 신에게 기도한 곳 천단공원, 명나라 13대 황제들의 무덤이 있는 명 13릉 등 북경을 대표할만한 유적지를 둘러보며 중국의 일부분 문화를 눈으로 확인, 역사의 숨결을 느끼기도 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