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자 - 최석우 신부(한국교회사연구소장)
한국교회사연구소 설립자, 교회사 연구 반세기
『가톨릭 교회는 과거와 전통이 현재의 대부분을 구성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다른 어 떤 존재보다 '역사적' 이지요. 과거에서 현재의 의미를 찾는 노력이 언제나 필요합니다』
한국교회의 원로 사제이자 한국 천주교회사의 토대를 구축한 성농(誠農) 최석우 신부(안드레아·79·한국교회사연구소장). 올해 금경축을 맞은 최석우 신부가 최근 가톨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불모지였던 한국 교회사연구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출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최석우 신부는 사제 생활 50년의 대부분을 한국교회, 그 고난과 역경의 역사를 더듬어온 집념의 학자이다. 지난 4월 15일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을 지낸 노학자지만 오늘도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
최신부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교회사 연구의 젖줄 역할을 했던 한국교회사연구소 설립과 운영이다.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은 연구소는 무엇보다 버려져 있다시피 했던 각종 자료들을 발굴하고 수집, 해독해 자료집으로 간행함으로써 사가들의 연구가 가능하게 해주었다.
역사적인 사료들에 대한 최신부의 열정은 각별했다. 이미 독일에서 교회사를 연구하던 당시부터 최신부는 바티칸고문서고, 파리외방전교회, 예수회, 프란치스꼬회 본부의 문서고를 돌아다니며 사료 수집에 열중했고 이 자료들이 훗날 연구소 설립의 발판이 됐다.
특히 주교관 지하실에 남아있던 뮈텔문서를 발견하고 편찬하기 시작한 것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뮈텔문서의 편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신부와 연구소는 사료 발굴과 편찬에 바탕을 둔 본격적인 학문적 연구 뿐만 아니라 교회사에 대한 계몽과 교육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74년 가톨릭신문에 연재한 「순교혈사」는 신자 계몽의 가장 대표적인 역작이었다. 79위 순교복자의 삶과 신앙을 서술한 이 연재는 일반 신자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받아 순교신심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가톨릭대사전」발간 역시 학술과 계몽의 두 가지 목적을 모두 갖고 있다. 연구소는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을 기념해 85년 한 권으로 펴낸 대사전에 이어 총 12권을 목표로 94년부터 새로운 「한국가톨릭대사전」을 발간하기 시작, 현재 제7권까지 펴냈다.
■ 약력
1922.11.27 황해도 출생
1941. 3. 3 공성상업학교(을조) 졸업
1945. 9. 1 경성천주공교 신학교(현가톨릭대학교 신학대) 신학과 2년 편입
1950. 4.15 성신대학 신학과 졸업, 사제수품
1954. 4. 1 벨기에 루뱅대학교 대학원 신학부 석사과정 입학
1956. 6.20 신학석사 학위 취득
1957. 1.15 독일 본 대학교 대학원 박사 과정 입학
1961. 8.23 신학 박사 학위 취득
12. 1 가톨릭대학 신학부 부교수
1962.12.29 이문동본당 주임 겸임
1964. 4. 1 가톨릭대학 신학부 교수
8.17 가톨릭대학 부설 한국교회사연구소 설립 및 소장 겸임
1967. 9. 1 양화진(현 서교동)본당 주임 및 절두산 순교기념관 관장
1970~1975 가회동, 명동, 삼각지본당 주임
1975. 5.22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전담
1982. 3.27 외솔상(문화부문) 수상
7.27 한국가톨릭대사전 편찬위원회 위원장
1986. 1.30 한국일보사 제정 제26회 한국출판문화상 제작상 수상(한국가톨릭대사전)
1987.11.24 프랑스 국가 공로 훈장 기사장 수훈
1988. 3.25 사단법인 한국교회사연구소 이사장 취임
1998.12.10~ 사단법인 한국교회사연구소장
▷ 심사평 - 오경환 신부(심사위원장)
“학문적 무게 축적된 역작”
심사평에 앞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학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 제정된 가톨릭학술상의 심사위원으로서 일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한국 평신도 가운데 대표적 신학자였던 고(故) 양한모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학술상 제정을 요청한 유족 뿐만 아니라 학술상 운영의 노고를 마다하지 않는 가톨릭신문사 관계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양한모 기념 가톨릭학술상 운영위원회가 제4회 가톨릭학술상 후보들의 저작을 예비 심사한 후, 조광 교수, 황경식 교수, 장동하 신부 그리고 본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 추천하여 보내준 연구 저작은 모두 4편이었습니다.
심사위원회의를 열기 전에 저희 위원들은 신문사 측에서 보내준 4명 후보들의 저작물을 사전에 검토한 후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각각의 저서가 모두 나름대로의 성과와 업적을 축적한 훌륭한 저작들이라는 점에 대하여 심사위원들 사이에는 크게 이견이 없었습니다.
먼저 김승혜 수녀의 저서 「동아시아 종교 전통과 그리스도교의 만남」은 종교학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박우석 교수의 저작 「중세 철학의 유혹」과 김춘호 신부의 「가톨릭 교회와 사회변혁」도 두 권 모두 노작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학문적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에 최석우 신부의 논문집 「한국교회사의 탐구 Ⅲ」이 가톨릭학술상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저작이라고 판단했고, 제4회 수상작으로 만장일치 의결하였습니다.
일생 동안 한국 가톨릭 교회사 연구의 외길을 걸어온 최석우 신부가 수품 5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이 저작은 회갑과 고희를 기해 발간했던 「한국교회사의 탐구 Ⅰ」과 「한국교회사의 탐구 Ⅱ」와 함께 50여년 동안의 학문적 무게를 느끼게 하는 역작입니다.
대부분 고희 이후에 집필된 논문들을 담고 있는 이번 논문집은 박해시대의 한국교회, 일제시대의 한국교회, 순교 전통의 발견과 현양, 한국과 서양 등 4부분으로 나뉘어 묶여있는 23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천주교회의 기원문제, 병인양요와 조선천주교회, 한국천주교회사와 신축교안, 안중근의 의거와 교회의 반응, 일제의 식민정책과 항일운동, 성 김대건 긴부에 대한 연구와 현양의 의의 등은 제 개인의 흥미를 더욱 자극하는 논문이기도 합니다.
한편 가톨릭학술상 1회부터 3회까지의 수상자가 모두 성직자였기 때문에, 또 다시 성직자를 수상자로 선정하는 것에 대하여 적지 않은 주저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연속적으로 성직자에게 수상함으로써 자칫 가톨릭학술상의 본래 취지에 대하여 오해를 야기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우려 때문에 결코 이번 수상자인 최석우 신부의 평생 연구 업적을 과소 평가하거나 훼손할 수 없다고 저희 심사위원들은 의견의 일치를 보았으며, 올해 제4회 가톨릭학술상 본상을 최석우 신부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경과보고
양한모 기념 가톨릭학술상은 1997년 6월 20일 고(故) 양한모 선생의 유족들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가톨릭 신학 연구와 교회내 학문 발전에 도움이 되기 위해 가톨릭신문사에 기금을 기탁함으로써 제정됐다.
그해 9월 3일 가톨릭신문사 최홍길 사장신부 등 운영위원과 심사위원들은 제1회 수상작으로 허창덕 저 「라틴 한글사전」과 이를 편찬한 가톨릭대학교 고전라틴 연구소를 선정해 12월 17일 서울 명동대성당 문화관 소성당에서 첫 시상식을 가졌다.
1998년도 제2회 수상작으로는 심상태 신부 著 「속 2000년대의 한구교회」가 선정됐고 1998년 11월 21일 서울 로얄호텔 21층 연회장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1999년 제3회 가톨릭학술상에는 김진소 신부의 「천주교전주교구사 Ⅰ」이 선정돼 9월 19일자 가톨릭신문 공고를 거쳐 10월 14일 시상식을 가졌다.
2000년 2월 16일 제4회 가톨릭학술상 1차 운영위원회를 갖고 4회 시상식을 10월 19일 갖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당해연도 이전 3년간의 간행물을 대상으로 한다는 시행 규칙의 원칙에 따라 제4회 수상 후보작은 1997년 5월부터 2000년 5월까지 간행된 학술서적 중에서 선정하기로 하고 기초자료를 신문사측에서 수집, 정리해 제출키로 했다.
이어 3월 16일 2차 운영위원회에서는 신문사에서 수집, 정리한 후보작의 목록을 검토하고 김춘호 신부 등 4명의 저서에 주목하기로 하고 다음 회의에서 이들 저서를 직접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각 분야 전문가들과 교회내 출판 관계자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후보자 목록을 보완키로 했다.
6월 8일 제3차 운영위원회를 열어 후보자 중 1명을 제외하는 한편 최석우 신부를 후보에 포함시키기로 함으로써 본선 심사 대상자에 김승혜 수녀(종교학분야), 김춘호 신부(일반분야), 박우석(철학분야), 최석우 신부(교회사분야) 등 4명을 선정했다.
이와 함께 심사위원장에 오경환 신부, 위원에 장동하 신부, 조광 교수, 황경식 교수 등 4명을 위촉키로 결정, 관련 자료와 위촉장을 심사위원들에게 발송했다. 7월 10일 제1차 심사위원회 겸 최종 심사위원회를 갖고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최석우 신부의 「한국 천주교회사의 탐구 Ⅲ」을 제4회 가톨릭학술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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