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희년을 앞두고 황사영백서, 병인양요, 신사참배, 안중근 사건 등 한국 근대사의 주요한 사건들을 성찰하는 교회사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한국 사목연구소가 11월 6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개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강조한 양심의 성찰에 바탕을 둔 것이다.
조선 땅에 천주교가 전래되고 격동의 근현대를 지나오는 동안 교회는 민족과 국가의 영욕을 함께 해왔고 그 과정에서 복음의 빛에 비추어 시대적 역할과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민족의 온갖 수난을 함께 하면서 한국 천주교회는 나름대로 민족과 국가 안에서 시대적 소명을 올바르게 수행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가톨릭신문은 대희년의 문턱에서 한국 천주교회사를 돌아보는 이번 심포지엄을 앞두고 각 주제별로 주요한 이슈들을 3회에 걸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다뤄질 주제는 모두 6개이다.
1주제는 「서양선박 요청사건과 교회」로 황사영 백서와 서양 선박 요청 사건에 나타난 신자들의 태도에 대해 여진천 신부(가톨릭대)가 발표한다. 2주제 「서구의 팽창과 교회와의 관계」에서는 병인양요에 나타난 교회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 이영춘 신부(사제평생교육원)가 발표한다.
3주제 「한국 전통 문화와 교회의 충돌」에서는 조상 제사 문제와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교회의 태도에 대해 최기복신부(인천 가톨릭대)가, 4주제 「한국 전통 사회와의 충돌」에서는 교안(敎案)에 나타난 교회 선교 정책의 문제와 프랑스 선교사들의 한국 인식에 대해 장동하 신부(가톨릭대)가 주제발표를 한다. 5주제는 「민족 운동과 교회」로 안중근 사건과 독립운동에 대한 교회의 태도를 윤선자 박사(전남대)가 발표하고 마지막 주제인 「식민지 정권과 교회」에서는 일제 침략 정책과 신사 참배, 국민 정신 총동원에 대한 교회의 태도에 대해 강인철 교수(한신대)가 발표한다.
사목연구소는 지난 1월 27일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주교회의 사무총장 김종수 신부, 차장 정병조 신부를 비롯해 김진소 신부, 장동하 신부, 여진천 신부 등과 조광, 윤선자, 차기진씨 등 교회사 및 한국사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을 개최키로 하고 각 시대별 주요 주제를 선정한 바 있다.
당초 회의에서는 민주화 운동, 남북 분단, 민족화해와 일치 등 광복 이후 현대사에 대항하는 시기도 다룰 것이 제안됐으나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제외됐다. 사목연구소측은 10월 29일까지 200자 원고지 30매 분량의 발표 논문을 제출받고 심포지엄 후 올해 말까지 논문을 모아 「사목연구총서」로 발간할 예정이다.
1. 병인양요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단은 지난 1997년 11월 병인양요 심포지엄에 즈음해 병인양요에 대한 공적인 사과의 입장을 표시했다. 교수단은 성명에서 당시 천주교 신자들과 프랑스 선교사들이 프랑스 함대 파견을 요청하고 협력해 결과적으로 『우리 민족에게 큰 고통과 상처를 안겨 주는 불행을 초래한 데 대해 강화도민과 민족에게 천주교인으로서 깊은 사과를 표한다』고 말했다.
병인양요와 관련한 논란은 당시 서구 세력의 조선 정책이 제국주의적 요소를 지녔는가, 그리고 조선의 천주교회는 이러한 제국주의 정책에 부합했는가로 집약된다. 97년 심포지엄에서 오경환 신부는 「조선에 대한 프랑스의 정책이 제국주의였는가」 등 4가지 질문을 제기했고 이원순 교수는 병인양요가 『조선에서의 정치적 우월권 획득을 위한 군사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최석우 신부는 병인양요가 「식민전쟁」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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