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 온 가족이 모여 한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조상들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집안 식구 모두 가톨릭 신자이면 한가위에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조상 고유의 풍습인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톨릭신문 창간 70주년 신앙생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가톨릭신자들 가운데 전통적인 유교식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54.8%로 절반을 넘는다. 가톨릭 정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조상에 대한 효성과 존경을 표현하는 민족적 풍습으로 제사의식을 올바르게 지내기 위해서는 교회에서 제시하는 가톨릭 제사 예식 시안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중 토착화 차원에서 연구 발표한 가톨릭 상제례 예식 시안은 유교적 상제례 풍속을 수용하면서도 미사 형식과 접목을 시도했다. 상제례 토착화 연구 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이 시안은 아직 주교회의 인준 과정을 필요로 하지만 신자들의 경우 이를 따르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모든 가정이 이 예식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며 특별히 죽은 이의 영을 부르며 죽은 이의 옷을 지붕에 매다는 행위, 제상을 차린 후 문을 닫고 밖에 나가 있는 행위 등은 미신으로서 금지된다. 무엇보다 명절을 뜻깊게 보내는 것은 가족 모두가 미사에 참례하는 것이다. 교회는 설과 추석을 이동 축일로 제정, 명절 미사로 거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명절이 아니더라도 조상들을 기억하며 위령미사를 봉헌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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