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년 전, 학문으로 받아들였던 천주교리를 신앙으로 승화시킨 강학회의 정신을 오늘날에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순교성인의 영성을 이어 가고자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든 면형강학회(회장=이충우, 지도=김청란 수녀)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창설자 방유룡 신부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지난 3월 만들어진 면형 강학회는 한국교회사와 함께 순교자의 영성을 배우고 묵상하며 이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며 과거 선조들과는 달리 피가 아닌 삶으로서 신앙을 증거하는 모임이다.
성체를 가리키는 옛말인 「면형」과 신앙연구를 지칭한 「강학」을 따서 이름지은 면형강학회는 3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과 매달 세 번째 주일에 직장인들과 일반인 으로 나뉘어 모임을 갖고 있다. 2년 과정으로 매달 정해진 주제를 발표, 토론하며 일상생활의 체험담을 나누는 회원들은 지난 3월 천주교의 동양전래를 비롯해 전반적인 한국교회사와 박해사를 배웠으며 향후 윤지충, 이벽, 정약용 등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묵상하기로 했다. 또 10월 에는 회원 모두가 천안 성거산 무명 순교자 68기의 줄무덤을 답사하고 당시 교우촌에 살던 신자를 만나 순교사를 듣기로 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강학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고 있는 김청란 수녀는 『단순하게 교회사만 공부 하는 것이 아니라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들 모임의 근본적인 의도를 전했다. 강학회를 통해 더욱 순교신심이 깊어진다는 이충우 회장은 『2000년 대희년에 200년 전 강학회의 정신을 이어서 순교자의 영성을 실천할 수 있어 흐뭇하게 생각한다』며 『나만의 신앙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선조들의 신앙을 정립 하기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며 모임을 활성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02)707-5649 면형강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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