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묵주알 색깔이 마치 응고된 핏빛 같아 한 알 한 알 기도드릴 때마다 순교자들의 처참했던 죽음이 더욱 가슴에 와 닿습니다』결코 적지 않은 후원금을 보내주는 회원들을 위해 마침 생매장 성지에서 자라고 있는 무환자(無患子) 나무 씨앗으로 묵주를 만들어 작은 보답으로 보내고 있는 안상길 신부. 그래서 묵주 이름도 「순교보혈 묵주」라고 지었다.
순교자들의 피와 땀을 거름으로 자랐을 이 씨앗으로 온 정성을 다해 묵주알에 구멍을 뚫고 실로 꼼꼼이 엮는 안신부는 이 작업을 혼자서 하고 있다. 묵주를 만들 때마다 정성어린 기도도 함께 더해지기 때문이다. 『귀한 돈을 보내주신 분들에 비하면 제 고생은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단지 생매장터에서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죽어간 귀한 목숨들을 생각하며 한 알 한 알 정성을 다합니다』손가락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안신부는 묵주를 만들 때마다 손가락이 끊어질 듯이 아프고 군살이 박혔지만 순교자들의 죽음과 회원들의 정성을 생각할 때 결코 멈출 순 없다고 한다.
또한 순교보혈묵주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무환자나무 씨앗은 성지가 아닌 다른 땅에서 생산된 것과 중국산 수입재료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판매하지 않고 보답의 선물로 완납한 이들에게 보내고 있다. 『현재 700여개를 보내드렸습니다. 아직 묵주를 받지 못하신 분들은 곧 보내드리도록 약속합니다. 그리고 지면을 통해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본당 사목자로서, 성지 책임자로서 틈틈이 시간을 내 묵주를 만들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해 안타깝다는 안신부는 회원들의 사랑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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