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9개국에서 60여명의 대신학교 학장들과 영성 지도자들을 비롯한 사제 양성자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제3천년기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서는 참된사제의 양성, 특별히 아시아인 사제의 양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대희년을 앞두고 열린 이번 회의는 제3천년기 세계 교회의 주역이 아시아대륙이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아시아 교회의 새로운 전망은 무엇보다 「새로운 모습의 복음 선포자」를 필요로 하며 이는 결국 사제 양성 과정의 문제라는 인식에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
또 그동안 아시아주교회의 연합(FABC) 등이 여러 차례 총장, 영성지도자 모임을 마련했으나 일본을 비롯해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유사한 회의는 지난 1992년 필리핀에서 열린 바 있다. 이는 1990년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교황권고 「현대의 사제 양성」에 비추어 오늘날 아시아 상황에서의 사제 양성에 관해 심층적 고찰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14차례에 걸친 강연과 여러 번의 토론을 통해서 논의된 내용들은 폐막 성명서에 집약, 정리됐다.
8쪽 분량 영문으로 발표된 폐막 성명서는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의 개요와 함께 이번 회의의 결과를 구체화할 지침으로서 모두 27개항의 권고사항을 담고 있다.
신학교 학장들, 영성 지도자들, 그리고 기타 제안 사항으로 나눠 제시된 권고들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로마에 아시아 사제 양성자들을 위한 기구를 설립해달라는 것이다. 나아가 정치적 상황으로 양성 교육을 위한 여행이 어려운 경우 교황청에서 외부 전문가를 파견해달라는 요청도 포함돼 있다.
이번 회의에서 발표된 강연들은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 특별총회에서 제시된 사제 양성 방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대만의 폴 샨 쿠오 시 추기경은 특별히 엄청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복음화율을 보이는 아시아 대륙의 복음 선포를 위해서 아시아인 사제 양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필리핀 올란도 B. 퀘베도 대주교(필리핀 코타바토 대교구장)는 아시아 대륙의 제3천년기 참된 복음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형태의 복음 선포자」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사제 양성의 쇄신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좥현 아시아 상황의 사제 생활과 양성에 관한 요구좦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순명, 정결, 청빈의 복음 삼덕이 단지 성직자만의 의무라는 차원이 아니라 기본적인 복음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신학생들은 독신생활을 포함한 이러한 덕을 교회법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나오는 하나의 덕(德)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제 양성에 관한 평신도와 수도자의 기대」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의견이 발표됐다. 최홍준(한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씨는 사제들에 대한 평신도들의 희망과 기대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도전들을 발표했고 특히 사제의 권위는 교회 안에서 그 위치가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일치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김승혜 수녀(사랑의 씨튼 수녀회)는 현재 신학교 교육이 올바른 여성상을 개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수녀는 신학생들이 입학한 뒤 오직 남성들만의 세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여성과 수녀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교만과 권위주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영성교육과 함께 신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상당한 논의가 이뤄졌다. 제임스 터커 신부는 정서적 성숙도의 단계를 통해 교육 수준을 제시하고 성숙도를 평가하는 지침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영성 교육에 대한 논의가 폭넓게 이뤄졌다. 알렉스 레벨로 신부(교황청 문화평의회)는 「아시아의 종교 전통과 영성 교육“에서 신학생들의 영적 발전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아시아의 긍정적인 종교 전통들에 대해 설명했다.
■ 폐막 성명서 권고사항 요지
▶ 신학교 총장들에게
- 총장을 포함한 아시아 각 신학교의 사제 양성자들은 교황권고 「현대의 사제양성(Pastores dabovobis)」과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 특별총회의 교황권고에 대해 완전히 숙지해야 한다.
- 총장들은 모든 양성자들과 신학교 교수들과 이번 회의의 결과를 나누고 다양한 제안들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 총장들은 아시아의 다른 신학교 총장 및 양성자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성과 있는 형제적 교류를 유지해야 한다.
- 총장들은 지역 교회 주교들의 승인과 지원을 얻어 새 사제들이 적어도 서품 후 5년까지는 후속교육 프로그램을 입안해야 한다.
▶ 영성 지도자들에게
- 영성지도자들은 기도와 식별의 사람으로서 신학생들 안에 있는 성령의 움직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들은 또 영성 및 영성 지도와 관련한 적절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 영성지도자들은 신학생들을 따뜻학데 대해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신뢰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 영성지도자들은 아시아의 다른 신학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영성 지도 프로그램을 입안해야 한다.
- 영성지도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 기타 권고들
-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은 로마에 아시아 신학교 양성자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설립해야 한다. 이 기관은 아시아 뿐만 아니라 다른 선교 교회의 양성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 정치적인 문제로 양성자 교육을 위해 외유에 나서지 못하는 국가의 경우에는 인류복음화성에서 해당국가에 지속적인 양성자 교육을 지원할 전문가를 외국에서 파견해 준다.
- 신학교는 체계적인 영성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애햐 한다. 여기에는 영적 상담, 고백성사, 방학 프로그램, 지속적인 성소 식별 등을 모두 포함한다.
- 앞으로의 사제 양성자 회의에서는 특별히 아시아의 상황에 대한 인식과 이러한 상황이 아시아 사제 양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보다 깊은 인식이 이뤄져야 한다.
- 신학생들의 영성 지도는 적어도 한 달에 한번씩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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