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기울인 노력만큼 빨리 찾아온다」
통일을 이루어낸 독일국민들이 아직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국민들에게 들려주는 값진 충고이다.
통일을 위한 노력없이 통일을 바라고 있다면 그것은 통일을 바라지 않는 것과 같다고 자신있게 얘기할만큼 독일국민들은 그만한 대가를 지불했다. 특별히 독일통일에 있어 동독교회에 대한 서독교회의 관심과 지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규모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이뤄져 왔다. 따라서 한국교회도 진정으로 통일을 바라고 있다면 그에 맞갖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광복 53주년,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통일을 위해 기울여왔던 그간의 교회 통일노력을 살펴보고 앞으로 어떻게 통일운동을 펼쳐나가야 할지 점검해 본다.
□ 교회의 통일운동
한국교회의 통일노력은 지난 82년에 발족한 북한선교부가 그 시발점을 이룬다. 그후「이땅에 빛을」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천주교 20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가 발족됐다.
이땅에 빛이 남한만에 한정되지 않고 침묵의 교회에도 비추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출발한 북선위는 이후 10여 년간 교회내 통일노력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재 통일사목연구소와 북방선교협의회를 두고 있는 북선위는 그동안 북한선교를 위한 각종 활동, 북한동포와의 나눔, 자료집 출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운동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으나 통일에 대한 기대만큼 만족할만한 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아쉬움 속에 서울대교구는 지난 95년 광복50주년의 해를 맞아 민족화해위원회를 발족, 민족의 화해와 일치 및 통일을 위한 활동에 나섰으며 교회내에 본격적인 화해와 통일의 싹을 심기 위한 노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도운동과 나눔운동, 화해교육, 구체적 통일준비 등으로 크게 활동영역을 정한 민화위는 굶주림에 처한 북녘형제돕기, 불신과 증오의 마음을 삭혀 줄 화해교육, 화해미사, 기도운동 등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서울 대교구는 이어 통일사목위원회를 발족하고 교구차원의 구체적이며 조직적인 통일준비의 일환으로 북한교회 재건과 의료와 복지지원, 사목자 양성, 북한자역조사와 연구 등을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은 주교회의 차원에서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점, 그러나 화해특위는 작년 12월4일 첫회의를 가진데 이어 몇차례 회합을 가졌지만 아직 별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교구를 비롯한 많은 교구와 수도회 등도 북한동포돕기를 비롯 통일성금 저축, 인재양성, 나진선봉지역 병원건립, 케도지역 신자 파견등 나름대로 노력들을 펼쳐가고 있다.
□ 바람직한 통일운동 방향
민족의 화해와 일치 및 통일을 위한 노력이 어느 한 교구나 단체, 몇몇 개인에게만 국한될 때, 통일은 아직 우리와 상당히 먼거리에 있게 마련이다.
전체 교회 구성원이 또 전체 국민이 통일과 화해의 정신을 삶속에서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때 통일은 이미 시작된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교회의 통일운동은 관심있는 교구만이 참가하는 일회적인 운동, 여유있는 교구만이 참가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한 북한동포 돕기운동에 보여주었던 관심은 솔직히 이러한 면이 없지 않다. 일부교구와 일부신자들만이 북한동포돕기와 민족화해운동, 북한선교운동에 동참해 옴으로써 민족의 화해와 일치, 통일운동은 일부 신자들만이 참가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된 경우도 없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 전교회적인 차원의 민족화해위원회를 구성해야 할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통일운동의 틀을 마련하고 각 교구별로 구체적인 실행기구들을 구성,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민족화해 및 통일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전적인 여유가 없는 가난한 교구라면 적은 나눔이라도 마음을 담아 실천하면 되는 것이고 화해미사 등을 마련, 기도로서 참여토록 하면 될 것이다.
수원교구의 경우 교구 평협 차원에서 통일통장 갖기운동을 전개, 「가랑비에 옷이 젖어지듯」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모아 이미 3억여 원을 모금하는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성직자 중심이 아니더라도 통일을 위한 노력에 모든 교구민들이 스스로 통일의 정신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 전 구성원이 이러한 통일의 삶을 사는 자세와 동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 각 교구와 본당에 화해 및 통일분과와 같은 조직을 구성, 신앙생활의 일부분으로 통일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2천년 대희년을 살고 있는 교회로서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인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민족화해와 통일을 대희년 실천운동으로 삼아 범교회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통일은 기울인 노력만큼 빨리 찾아 온다고 볼 때 우리가 통일을 원한다면 지금과 같은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통일의지를 실천해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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