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2천년 대희년을 맞이하여 전국 각 교구장들은 일제히 성탄메시지를 발표하고 하느님의 자비가 이 사회에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에게 충만하길 기원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정부에서는 국제통화기금의 긴 터널을 벗어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직장을 잃어버린 채 거리를 헤매는 실업자들과 그 가족들, 하루의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절대 빈곤층에 속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나약한 인간으로 태어나셨음을 기억하며 가정과 사회안에서 소외되고 버람받은 사람들을 끌어안아야겠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인 사랑은 교회에 맡겨진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세상 재물이 생명을 주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오늘날, 또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심과 아집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사회에도 구세주의 오심이 전해지고 구원받는 사람들의 바른 모습이 드러나야 할 것입니다. 그 길은 사랑의 길입니다. 자신을 내어주고 기뻐하는 삶입니다. 이 성탄에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욕심을 버리고 예수님을 닮아서 영원한 삶을 사는 고귀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
금년 성탄절은 군종교구장으로 취임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성탄절이기에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오늘날 우리 군대는 일반 사회와는 다른 특수한 사회로서 국가의 안녕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헌신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군대 안에서 가장 힘들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사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끌어안는 사목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비록 군대 안에서 천주교 신자들의 수는 적지만 우리 개개인이 서 있는 자리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군의 복음화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육화하시어 낮은 곳으로 오신 것처럼 그리스도교 신앙인 역시 낮은 곳으로 육화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육화의 삶은 하느님 모상으로 지음을 받은 인간의 존엄성을 토대로 해서 비인간화의 물결, 반생명 그리고 죽음의 문화를 거슬러 투쟁하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탄축일은 단 한 번의 기억 또는 회상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일상적이고 평범한 매일의 삶이 하느님의 육화의 신비를 체험하고 그것을 세상 안에 구현하는 삶으로 엮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부산교구장 정명조 주교
대희년에 맞는 성탄은 어느 누구도 제외됨이 없이 누려야 할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나아가는 여정에서 서로에게 기쁨과 힘이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이 성탄절의 기쁜 소식을 가족, 친구, 가까운 이웃 사촌들과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나부터 우리 본당부터 좥새로운 복음화좦의 역군이 되고 우리 본당과 교구 전체가 선교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합시다.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
수원교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유일한 구세주이심을 고백하고, 그분과의 새로운 계약에 충실할 것을 약속하는 것으로 우리들의 대희년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고백과 약속이 다른 형제 자매들에게 빛이 되도록 하려는 노력으로 대희년을 채워나갈 것입니다. 강보에 싸인 어린 아기의 가난한 탄생을 축하하는 것은 우리가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과 구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2천년 대희년의 서막인 오늘의 기쁨이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일년 내내 계속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합시다.
안동교구장 박석희 주교
교회는 오늘 대희년 선포와 함께 성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새천년을 향하여 나아가는 이 날이 아버지 집의 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체 성사를 통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 생명의 원천으로 우리에게 다 내어주고 계십니다. 우리도 자신을 아낌없이 그리고 겸손되이 내어놓음으로써 이 대희년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해, 자비와 은총의 해, 화해와 용서의 해, 구원과 평화의 해가 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
이제는 우리의 삶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눔의 실천을 해야할 때입니다. 나눔을 통해 나 자신이 가난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풍요롭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주위에 병들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항상 눈을 돌려야 합니다. 새 천년기와 은총의 대희년을 맞이하는 우리는 새롭게 첫 발을 내딛는 마음으로, 비록 가난하지만 아주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눔으로써 큰 사랑을 베푸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마음가짐에 흔들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
구약의 희년 역사와 정신을 살펴보면 노예에게 자유를 주고 저당 잡힌 토지와 빚진 돈을 탕감해 줌으로써 기쁨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번 대희년을 맞아 교회를 떠나 있다가 고해성사와 함께 주일미사에 다시 나오길 희망 하지만 밀린 교무금이 부담스러운 신자, 오랫동안 교무금이 밀려 신앙의 걸림돌이 되었던 신자들에 대해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합니다. 따라서 이런 신자들은 미납된 교무금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탕감해 드리오니 기쁨과 희망의 신앙생활로 돌아오기 바라며 새해부터 새롭게 신자의 의무를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희망이 시들고 꿈이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우리는 새 세상의 꿈과 희망을 이웃에 전할 사명을 받았 습니다. 이 사명을 실천하여, 대희년의 정신과 기쁨이 우리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온 방안을 밝히는 불빛처럼 이웃과 사회 속으로 힘차게 뻗어갈 수 있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을 아버지로 알아 모시고 그분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 세상을 함께 이루어가는 계기가 되게 합시다.
제주교구장 김창렬 주교
올 성탄 축일은 하느님께서 타락한 인류의 구원을 위해 영원으로부터 계획하시고 결정하신 바를 인류 역사 안에서 실행하신 지 2000년이 되는 날이니 만큼 우리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큰 경이와 감격과 환희를 느끼게 됩니다. 구원사는 거의 전적으로 하느님의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 성령강림 모두가 그러합니다. 인간은 다만 성령께서 깨우쳐 주시는 시대의 징표를 올바로 판독하면 되는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존재를 믿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되고 그분이 계시다는 것을 개인 체험으로 알아야만 됩니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그리스도 탄생 2000년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는 인간의 위대성, 즉 참된 인간화는 좥소유좦에 있지 않고, 자신을 내어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대희년을 맞는 우리 신앙인은 이 「내어줌」을 애써 실천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웃과 굶주리는 북녘 동포들과 꾸준히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하고, 가장 힘없는 태아들의 무고한 생명을 존중하는 생명운동에 기꺼이 투신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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