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 대곡동에 가면 질좋은 꽃등심을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이름하여 「목장집 숯불가든」(053-642-4025). 왜 「목장집」이냐 하면 이집 사장 박성준(미카엘·대구 도원본당·46)씨가 20년이 넘게 이곳에서 목장을 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란다. 산필봉이란 산 바로밑에 위치하고 있는 「목장집」은 입에 살살녹는 고기맛 외에도 복잡한 도심 속에서 자연의 운치를 함께 감상 할 수 있는 별난 곳.
20년 넘게 목장을 해서인지 박사장은 소에 대해 모르는게 없다. 『떡심이 골고루 퍼져있고 잡냄새가 없으며 부드러우면서 졸깃한 어린암소 고기가 최상품 이죠. 우리집 꽃등심은 다 이렇습니다. 다른 집에 가면 1만7000원에서 2만원 부르지만 우리는 만원입니다. 최상품 고기에 이만한 가격이면 싸죠?』박사장의 말속엔 「속이지 않는다. 좋은 고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맛있게 먹고 갈 수 있게 한다」란 경영철학이 배어있다. 4대째 내려오는 뿌리깊은 구교우 집안에다 레지오마리애와 성가대 단원으로 성실한 신앙 생활을 해온 박사장에겐 「남을 먼저 배려하는 일」은 오히려 당연한 일.
목장집의 또 한가지 자랑은 무공해 채소. 「저공해」인데 「무공해」라 부르는 치졸함은 없다. 1500평 텃밭에서 고추, 상추, 깻잎, 열무 등이 벌레 먹혀가며 자라고 있다. 고기를 굽는 숯도 참숯. 참숯 중에서도 가장 비싸다는 백탄을 사용한다. 백탄에 굽힌 꽃등심이나 갈비살을 무공해 채소에 싸먹는 맛은 가히 일품. 다른 소고기 부위는 없다. 오로지 이 두가지. 박사장은 이를 『전문화 특성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넌지시 말한다. 목장집은 아이들이 자연을 배우는 산교육장으로도 활용 된다. 마당에 키우는 꽃사슴에다 개구리, 메뚜기가 너른 텃밭에 이리저리 뛰놀고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잔디가 깔린 마당이 있어 별다른 위험없이 아이들이 뛰놀 수 있다. 목장집에선 각종 피로연이나 회갑잔치 등도 불편없이 치를 수 있다. 왜냐하면 한번에 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에 60여명의 단체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
대곡동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목장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볼까봐 스스로 목장을 포기하고 전업한 박사장. 이왕 시작한 것 「한번 잘해보자」며 부인 정혜영(아녜스·44)씨와 다짐을 거듭했다.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도 함께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결심한 이들 부부는 「먼저 음식에서부터 속이지 않아야 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래서 부부는 「하나에서 열까지」일일이 챙긴다.『가톨릭 신자가 운영하는 집은 역시 뭔가 틀려』라는 말을 듣기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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