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덕희 (한국천주교 평신도 사도직협의회 회장)
이웃과 더불어 잘사는 세상 만들자
지난 세기말 우리를 암담케 했던 경제난관을 잘 극복하고 새롭고 희망찬 2000년을 맞이했 습니다. 여느 해보다 큰 기쁨과 희망으로 출발하는 새해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특히 IMF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하는 지금 여전히 경제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기본적인 생계마저 어려워 결식 아동과 의탁할 곳 없는 노인들이 더욱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아무리 가난했어도 인정만큼은 훈훈했는데, 오늘날 수적으로 신앙인이 많으면서도 세상이 어지럽고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희년인 올해 우리 평신도들은 지난해 대희년 맞이 평신도대회에서 다짐한 바와 같이 사귐과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이웃 사랑의 정신을 각자 삶의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하여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는 새천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또한 어려운 이웃을 돌 보는데 우리 신자들이 앞장서 새천년에는 최소한 굶은 사람이 없도록 진정한 사회복지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모든 사람이 더불어 잘사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여규태 (가톨릭실업인회장)
섬김과 사귐 나눔의 공동체 되길
대희년은 그리스도의 강생 2000년을 경축하는 거룩한 은총의 해로 이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사회정의가 회복되도록 기쁜 해방을 선포하는 해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희년이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억압받는 자들을 풀어주며 구원사업을 하는 시기임을 밝힌 바 있다.
그처럼 새천년기에 한국교회는 우리 자신의 삶을 교회공동체와 민족사회 앞에 겸허하게 고백 하면서 새복음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쉬는 신자 모셔오기, 가두선교, 인터넷선교를 통한 신자배가운동, 성전건립 등의 양적 성장과 함께 전문사목, 공동사목 등 시대에 맞는 질적 변화 또한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의 희망인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신앙을 심어주어 참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사회와 교회의 복음화에 동참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지닐 수 있게끔 인도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일치 단결해 사귐과 섬김, 나눔의 공동체로 거듭 태어나 주님의 사업을 완수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채규태 (가톨릭나사업 연합회장)
꿈과 희망주는 교회 됐으면
교회는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한센병(나병)환자를 비롯한 병고에 시달리는 환자들과 장애자 그리고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소외계층에 꿈과 희망이란 일반 신자들과는 판이하게 다 르다. 가장 기본적인 인간다운 대접을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자녀로서 부름을 받았다면 그들도 그리스도의 자녀이고 그들도 교회의 일원이다. 후원회에 가입하여 매월 일정한 금액을 보내는 물질적인 나눔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 웃 사람을 대하듯 평범하게 대해주는 것이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고, 병자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그리스도를 대하는 것이다.
받은 만큼 베푸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6·25 동란 이후 어려웠던 우리를 도와준 이웃은 우리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먼 나라의 신자들이었다. 그들이 우리를 이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좥이웃 을 사랑하라좦는 계명을 실천한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원조와 재원을 멀리 떨어진 보이지 않는 신자들과 교회들을 위하여 받은 만큼 베 풀어야 한다.
■ 꾸르실료협의회 이광호 주간
대희년의 참된 시작은 바로 지금부터
우리 교회는 새날 새삶 운동 등으로 수년전부터 이미 대희년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대희년의 참된 시작은 바로 이제부터라 할 수 있다.
구세주 강생 20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비그리스도인의 숫자가 훨씬 많고 오히며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제분야가 반그리스도적으로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격동기 속에서 새로운 천년을 맞는 교회는 과거의 집착과 아집, 만족에서 벗어나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뉘우치면서 새로운 정신과 자세로 새롭게 시작하여야겠다. 새로운 천년의 시작은 바로 이러한 우리 결심의 시작이요 실천의 시작이어야 할 것이다.
꾸르실료는 꾸르실료의 주보성인 성바오로 사도 대축일인 2000년 6월 29일을 꾸르실료 대희년 의 날로 정하였다. 우리 모든 꾸르실료 형제 자매들은 3박 4일의 그리스도 체험을 다시 새롭게 일깨우면서 주변에 핵심그룹을 이루어 세상의 복음화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나 자신, 교회가 새로워지고 이러한 모습이 주위에 전파되어 온 세상이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충만되는 새로운 천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 최연정 회장
생활속에서 복음 실천하자
▲ 최연정 회장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장래가 보장되지 않는 어린 청소년들, 여전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영세 기업 노동 청년들, 희망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가출청소년들, 그들에게 복음이 기쁜 소식으로 피부 에 와 닿을까요? 젊은이들에게 유행했던 말처럼 우리는 무늬만 신앙인이 아닌가! 반성해볼 일입니다. 교회가 실천으로 복음을 전할 때 복음은 기쁜 소식으로서 가난한 노동청년들에게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대희년을 맞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루가 4, 18-19)
■ 이진선 (한국가톨릭농민회장)
창조질서 보전 앞장
「밝아오는 새천년」 「은총의 대희년」이라고 해서 전세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그러나 새천년이 분위기처럼 마냥 기쁘고 희망찬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새천년에는 물부족, 환경오염, 유전자 조작 등 먹거리 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인구증가로 인한 전쟁, 기아의 위협 등 어두운 현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마구 만들어 쓰고 먹고 버리는데 너무나 익숙한 우리들의 생활양식에서 창조질서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문제들에 책임있게 응답해야 할 것이다.
대희년의 기본 정신인 이웃과 자연에 대한 전폭적인 용서와 화해가 필요한 시점에 우리농촌 살리기운동은 희년의 정신을 구현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이 운동을 통해 우리의 의식과 생활방식을 변화시켜 자연을 살리고 우리 농촌을 살리며 우리 밥상과 생명과 사회 공동 체를 살리고자 한다. 이것은 곧 희년의 의미에 맞갖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그리고 도시와 농촌간의 사랑과 화해의 운동이다. 식량안보와 창조질서의 보전을 위해 우리 농촌 살리기에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 최종태 (한국가톨릭 미술가협회장)
교회미술 토착화 이룩할 때
한국가톨릭교회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서 수백개의 성당이 지어졌으며 지금도 연간 수십개의 성당이 전국 곳곳에서 세워지고 있다. 여기에 예술가들이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는 전문교육을 받은 가톨릭신자 미술인들이 엄청난 수에 이른다.
전국에 교구마다 미술인들의 연구모임이 조직되어 있다. 등록된 수만 하여도 500여명에 이른다. 이와 같은 일은 이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현상인 것이다.
이제 새천년의 모습을 설계할 때이다. 한국적이고, 우리의 심성에 맞는 성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만한 역량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기도하는 집, 마음을 정화하는 집, 아름다운 집을 만들어야 한다. 자고로 신앙이 성숙되었을 때 종교미술이 성하였고, 신앙이 메말랐을 때 종교 미술은 쇠퇴하였다. 종교예술은 신앙의 가시적 징표이다. 이 점을 깊이 인식하고 교회미술 토착 화를 위해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