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에 일반신자들이 가정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을 모색할 수 있게 하는 장이 태부족해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가정상담을 비롯한 가정문제에 대한 연구 등 종합적 기능을 가진 기구가 거의 없어 가정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실제 일선 사목현장에 있는 단체들 가운데는 성폭력이나 매춘 여성 등 이른바 한계계층을 위한 상담 시설이나 쉼터 등은 있으나 신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평신도를 대상으로 가정사목을 펼쳐 나가거나 도움을 주는 단체가 극소수여서 가정사목에 새로운 전기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실은 현장에서 단적으로 드러나 서울대교구의 경우도 향락업소 종사자나 성폭력피해여성을 위한 쉼터나 미혼모 등의 보호.생활.이용시설은 10군데에 이르고 있으나 일상적인 가정문제 상담기관은 「나눔의 전화」한곳에 그치고 있다. 일상적인 가정사목의 어려움은 지방으로 갈수록 더해 일부 교구의 경우는 가정의 어려움을 터놓고 들어줄 만한 공간이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장 송영오 신부는 『사목의 가장 중심은 가정임에도 이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변변한 가족 프로그램 하나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한 것이 교회의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가족해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교회의 역량을 모아나갈 필요가 있다" 고 강조한다. 실제 우리나라는 산업화사회로 급속히 편입되면서 숱한 가정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왔다. 이런 사회적 흐름 가운데서 교회마저 성장 위주의 사목이 큰 흐름을 이뤄왔던 게 사실이다.
개신교의 경우 가정사목과 관련해서는 우리 교회에 비해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한 사목자는 『개신교 사목자의 경우 결혼을 통해 가정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개신교는 사목자를 배출하기에 앞서 「가정사역」이론 및 임상 과목 등을 전공필수로 해 전문 가정사목자로서 가정문제에 직접 접근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교회는 그나마 가정사목 전담사제를 두고 있는 교구가 서울을 비롯, 대구, 수원, 대전 등 4곳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며, 연구소를 둔 교구도 수원교구 한 곳 뿐이어서 그야말로 가정사목의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교회도 가정사목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고민할 「연구부문」과 사목의 질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자료개발부문」, 가정현장 에서의 효과적인 지도를 위한 「현장지도부문」등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종합적인 가족상담체계 구축 및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각 교구별 가정사목연구소 설립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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