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대희년을 맞아 교회가 가르치는 가정의 진정한 소명은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 1980년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에서 논의돼 발표된 교황의 권고 「가정공동체」는 「그리스도인 가정의 소명」을 크게 네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즉 1. 인간의 일치와 공동체 형성 2. 생명에의 봉사 3. 사회 발전에의 참여 4. 교회의 생활과 사명에의 참여다.
먼저 「인간의 일치와 공동체 형성」의 소명은 인간 일치라는 하느님의 계획과 그 일치를 회복해야 하는 현대의 시대적 요청에 따라, 가정의 인간일치와 공동체 형성, 나아가서는 사회와 세계의 인간 일치를 위해 노력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명을 수행키 위해 부부는 먼저 단일하고 풀 수 없는 두 사람만의 공동 운명체적 부부애를 죽을때까지 충실히 지키고 부부는 모든 생활에 있어서 부부 공동체의 중요성 을 생각하고 그것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법을 함께 모색 하며 개인의 소망이나 직업이나 사회 활동에서 그것에 해를 끼치는 모든 장애요인들을 찾아 제거해 나아가야 할 사명을 짊어진다.
두 번째 「생명에의 봉사」는 혼인의 본질적 목적인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생명에 봉사하는 소명을 말한다. 남녀가 혼인하면 부부로서 뿐 아니라 부모로서의 의무를 짊어지게 되고 그들은 책임있게 자녀를 낳고 길러야 하며 하느님과 그 가정과 사회앞에 자신들의 자녀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생명을 위해서도 봉사해야 하는 소명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세번째 「사회발전에의 참여」는 가정이 사회의 세포이며 기초라고 할 때 가정은 시민들을 배출시키고 그들에게 시민으로서 지켜야할 기초적인 사회덕목을 길러 주며 사회와 국가를 형성하고 발전시켜 인류의 일치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면이다.
가정은 교회의 사도직을 이어받아 가족들과 이웃에게 사랑과 구원을 전해주는 하나의 「작은 교회」또는 「가정교회」로서 실제적인 교회모습을 보여준다. 교회는 혼인성사를 통하여 가정을 배출하며 신자들과 가정에 교회의 사도직을 전수시킨다. 또 교회는 가정의 출산력에 의해 교회를 확장하고 가정의 사도직 사명을 통해 구원사업을 확장시킨다. 그리스도인 가정이 지니고 있는 「교회의 생활과 사명에의 참여」소명은 이같은 성사성에 의해 가정이 지니게 되는 교회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이다.
94년 2월 5일 모든 「가정들에게 보내는 교서」15항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랑의 문화는 유토피아가 아니고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역설하면서 그 사랑의 문화에 있어서 원천적인 터전은 바로 「가정」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새천년기 준비에 각 가정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삼천년기」28항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역설하고 있다. 『각 가정은 어떻게 해서든 대희년을 준비하는데 참여 하여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 역사 안으로 들어 오시기 위하여 선택한 것이 하나의 가정 나자렛 가정이 아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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