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률이 30%를 넘어서고 연간 낙태 건수가 100여만 건에 달하는 등 가정과 생명의 가치가 퇴색하고 있는 가운데 가정의 대희년을 맞아 무너지는 가정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혼 증가로 인해 편부편모 가족이 늘어나고 노부모 부양을 꺼리면서 독거 노인 세대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한편 사회 경제적인 요인으로 결손 가족이 급증하는 등 전체적으로 가족 제도가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생명과 사랑의 보루인 교회가 이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요청이다.
한국 사회의 가정 해체 현상은 이혼률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90년 4만5천건에 비해 지난해 이혼 건수는 2배가 훨씬 넘어 모두 11만8천쌍, 하루 평균 323쌍의 부부가 갈라 선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IMF를 지나면서 경제적인 여건으로 인해 급속한 가정 붕괴 현상을 보였으며 나아가 전체적으로 볼 때 결혼과 가정 등에 대한 가치관의 급속한 변화로 가정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 자체가 퇴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동거와 독신 세대의 증가, 출생률 감소 등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한편 유럽과 미국 등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먹는 낙태약」이라 할 수 있는 RU-486이 시판 허용되고 동성애자의 자녀 입양이 허용되는 등 생명의 터전으로서 가정의 가치와 전통 적인 가족 제도가 무너지고 있어 한국 사회 역시 그 파급 효과 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송영오신부는 『사목의 가장 중심은 가정』이라며 『가족 해체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 교회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신부는 특히 피정, 미사 등 기본적인 신앙 생활에 있어서 가족 단위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며 가정 사목을 체계적 으로 연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투자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교구의 가정 사목 관련 활동을 보면 성폭력이나 매춘 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한 쉼터, 상담 시설 등은 있으나 일반 평신도를 대상으로 하는 상담 기관이나 관련 시설은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난다. 특별히 가톨릭 교회는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오는 15일을 가정의 대희년으로 지정해 교황청에서는 14일과 15일 제3차 세계가정대회를 개최해 가정과 생명의 존엄성을 선포하며 한국교회에서도 이틀 동안 전국 가정대회를 개최한다. 이를 계기로 가정사목의 강화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안 모색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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