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은 교황청의 대희년이다. 교황청은 전세계 교회를 관할하고 통치하며 교황을 보필하는 교회의 최고 행정기구이다. 오늘날 교황청은 비록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인 바티칸시국 안에 자리잡고 있지만 전세계 가톨릭 교회 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적인 면에서 엄청난 잠재력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 교황청의 대희년을 맞아 교황청에 대해 알아본다.



교황청은 교황을 보필하는 교회의 중앙 통치 기관을 지칭한다. 개 교황이 교회에 대한 최상의 사목권을 행사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한가지는 전세계 주교들이 교황과 함께 세계 공의회를 통해 단체적으로 보편교회에 대한 사목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바로 교황 자신이 스스로 교회의 최상권을 이행하는 것이다.

교황을 보필하는 기관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교황은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서 보편교회의 일상 업무를 직접 결정해야 하며 이런 결정에 반드시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회가 성장하고 발전함에 따라서 교황은 보필자들의 의견을 듣고 도움을 받아야 했던 것은 당연하다.

교황청의 역사

초세기에 교황은 로마 시노드로부터 세계 교회를 다스리기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의논했다.

즉 로마 주변의 주교들과 부제를 포함한 사제단 등을 불러 회의를 소집했던 것이다. 하지만 교회가 커지면서 교황은 시노드 의원 중 일부만을 불러 문제를 해결했다.

교황은 나아가 추기경이라 부르던 로마 사제단의 원로들을 새로 구성해 자신을 보필하게 했다. 추기경들은 처음에는 교황의 전례를 보필하는 임무를 맡았으나 차차 행정에도 참여하게 됐다.

식스토 5세 교황은 1586년 모두 70명의 추기경으로 추기원을 구성 했으며 70명이라는 인원은 요한 23세 교황 때까지 유지돼 오다가 폐지돼 추기경이 대폭 증원됐다. 추기경단을 이루는 이 추기경들은 교회의 중요한 원로원을 이뤄 세계 교회를 위한 교황의 업무를 보필하는 중요한 자문기관이 됐다.

즉 교황의 통상적인 자문기관으로서 추기원 회의에서는 세계 교회의 중요한 업무를 다뤄왔다. 하지만 교회가 점점 더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업무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져 교회는 또 새로운 제도를 요구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매주 두세차례 회의를 개최 하던 추기경 회의는 어려워지게 됐고 몇 개 분야로 업무를 나눠 각기 다른 소수의 추기경들로 여러 회의들을 설정하게 됐다.

이것이 바로 성(省)으로서 식스토 5세 교황 때 이 기구들이 체계화됐고 그후 이렇게 업무 성격에 따라 나눠진 성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때까지 교회 행정의 근간을 이뤄왔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현대 교회로 발돋움한 중요한 회의였다.

현대적으로 쇄신된 교회는 행정면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된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67년 공의회 정신에 따라 교황청 기구에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하게 됐다.

각 부서 책임 추기경들을 5년 임기제로 임명했고 교황 개인의 비서 국이었던 국무원을 최고 부서로 격상시켰고 각 지역교회의 주교들이 직접 각 부서 활동에 참여함으 로써 명실공히 세계 교회의 모습을 갖추었다.

현재의 교황청 부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8년 6월 28일 착한 목자를 발표해 교황청 기구를 대폭 개편한 것이다.

이듬해 3월부터 시행된 이 개편은 9개 성을 행정기구로, 3개 법원은 사법기구로 그리고 12개의 평의회는 진흥기구로 그리고 3개의 사무처는 특수업무기구로 분류하되 법적으로는 동등한 지위를 부여했다.

현행 교황청 부서

총무부와 외무부로 구성된 국무원은 교황과 긴밀한 관계를 지니는 별도의 기구로 모든 교황청 부서를 통괄하는 가장 중추적인 부서이다. 흔히 성성(聖省)으로 불리던 성은 모두 9개로 신앙교리성, 동방교회성, 경신성사성, 시성성, 주교성, 인류복음화성, 성직자성, 수도회성, 교육성 등이 있다. 법원 중에서 내사원은 내적 법정에 관련된 문제를 취급하며 대심원은 추기경들로 이뤄진 교회의 최고법원, 그리고 로마공소법원은 교황청에 상소되는 모든 안건을 다루는 고등법원이다.

평의회는 평신도, 그리스도교인 일치 촉진, 가정, 정의평화, 사회복지, 이주사목, 보건사목, 종교간 대화 등 모두 12개로 개정 전과 달리 성과 법적으로 동등한 부서이다. 교황청에는 또 기존의 6개 사무를 3개의 사무처에서 관할하게 했고 여기에는 교황 궁무처, 사도좌 재산 관리처, 성좌 재무심 의처 등이 있다.

그밖에 교황청에는 교황 궁내원, 교황 전례원 외에 수많은 위원회와 연구위원회 들이 있어 크고 작은 교황청 및 세계 교회의 업무들을 관장하고 교황을 보필한다.

바티칸 시국

교황청이 자리잡고 있는 바티칸 시국은 라테란 조약에 의해 1929년에 세워진 도시 국가이다.

교황은 이 국가의 최고 통치자로 모든 입법, 사법, 행정상 모든 권한을 갖는다. 바티칸 시국의 인구는 약 1000명 정도로 대부분 성직자와 수도자들이다.

바티칸 시국과 교황청은 분명하게 별개의 명칭이지만 국제법적으로는 동등하게 인정받는다. 바티칸 시국은 교황의 세속 주권이 인정되는 유일한 장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