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전 성당 만원
신자들은 갑작스럽게 교구장을 잃은 마음속의 커다란 빈자리를 채우려는 듯 미사 시작 3시간쯤 전 성당 내 300여석의 좌석을 속속들이 메웠다. 미사시간 한 시간 쯤 전에는 성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2000여명의 신자 들이 성당을 둘러가며 설치해둔 대형 멀티비전 앞에 빽빽이 자리잡고 앉아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생전의 모습 회고
안동교구 사제단을 포함한 200여명의 사제들은 일찌감치 도착해 박석희 주교의 생전의 모습과 업적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박주교의 스승인 박고안 신부는 『평소 박주교와 테니스를 즐겨 친분이 더욱 두터웠다』며 『하느님께서 다시금 좋은 분을 교구장으로 보내주실 것』이라며 교구민들을 위로했다.
대통령 등 각계 조전 잇달아
이날 미사에 앞서서는 교황대사 죠반니 바띠스따 모란디니 대주교를 대신해 교황 대리대사 훌리오 체사르 알바레즈 몬시뇰, 교황청 국무성 장관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을 비롯해 각계 인사들로부터 조전이 도착했다. 김대중(토마스 아퀴나스)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인권 개선운동과 천주교 발전에 기여한 고인의 큰 업적 앞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며 주님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 고별식이 끝나갈 무렵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바띠스따 모란디니 대주교가 한국에 도착해 보낸 조전이 도착, 박주교에 대한 조의와 교구민들을 위로를 전하는 글이 낭독됐다.
마지막 육성녹음에 눈시울
엄숙하고도 차분한 가운데 진행된 고별식에서 「대희년 전국 생명·환경 신앙대회」때 대회사를 하던 박석희 주교의 육성녹음이 이어지자 신자들은 곳곳에서는 참았던 눈물을 닦아내기도.
묘지정비 덜돼 안타까움 더해
박석희 주교의 유해는 1000여명의 성직.수도자, 평신도가 뒤따르는 가운데 오후 1시50분경 예천 농은 수련원 내 성직자 묘원에 도착, 하관예절을 마친 후 안장됐다. 평소 농은 수련원 완공 후 옆 부지에 성직자 묘원을 조성하길 희망한 박주교는 교구 성직자묘원에 자신이 처음으로 묻히게 됐다. 게다가 묘지 정비가 덜 된 상태라 잔디조차 변변히 자라지 않은 모습은 신자들의 마음을 더욱더 안타깝게 했다.
고향 친구들 비통함 못감춰
박석희 주교의 고향친구로 고등학교 2학년 때 함께 영세한 김시형(요셉·60·마산 양덕동본당)씨는 『영세 동기 세명이 모두 신부가 되자고 약속했지만 박주교님만이 성소를 이뤘다,』며 『우리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는 것 같아 고맙기만 했고, 농촌출신으로 누구보다 농촌현실을 잘 이해하고 도울 분인데 너무나 아깝게 가셨다』며 박주교의 급작스런 선종에 대한 애석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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