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는 제주에서부터, 전국 각지 15개 교구에서 도착한 가정대회 참석자들은 사랑의 연수원 옆에 마련된 「태아들의 무덤」을 찾아 생명을 경시한 잘못을 반성하며 십자가를 꽂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성가정상을 중심으로 조성된 태아들의 무덤은 매일 낙태되는 4000여명의 태아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으로, 부모 손을 잡고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은 직접 십자가를 꽂으며 생명의 소중함 을 체험하는 시간이 됐다.
태아들의 무덤
○…「태아들의 무덤」에 세워진 성가정상 제막식에서 청주 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모자보건법이 제정된 지 27년동안 무려 4000만명이 넘는 태아들이 죽어갔다고 하자 참석자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이어 장주교가 참석자들 중 장남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죽을 고비를 넘긴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 이면서도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우리보다 더 운이 좋은 아이들」이라고 말하기도.
○…성가정상 축복식에 이어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까지 진행된 촛불행렬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뤘다. 산 속에 자리한 꽃동네 위치상 모든 불을 끄자 칠흙같은 어둠이 깔렸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한 손엔 촛불을 한 손에 묵주를 들고 행렬했다. 더욱이 길이가 150m가 넘은 사랑의 연수원 광장을 6번씩 왕복 하면서 추운 날씨 속에서 손이 시리고 다리가 아파도 2살 아이 에서부터 팔순 노인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묵주기도를 정성 스럽게 봉헌했다.
발씻김으로 사랑확인
○…가정 성시간에 펼쳐진 「발씻김 예식」은 가족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아버지로부터 처음 발씻김을 당한(?) 백승재(프란치스코)군은 『평소 버릇처럼 아버지가 말씀하시면 말대꾸를 하곤 했는데 지금부터는 고쳐야겠다고 다짐했다』면서 발씻김을 당한 것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고. 또 이명용(레오.초6)군은 『처음 이어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면서 『지금까지 잘못한 것, 누나와 싸우지 않고 사소한 일과 학교생활에 충실할 것』을 발표해 부모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기도. 이날 처음으로 두 아이와 아내의 발을 씻어 준 박준호(안드레아) 씨는 『처음엔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우리 아이들과 아내의 발이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오늘 처음 알았다』면서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더욱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며 가족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다함께 노숙 체험
○…첫째 날 일정을 마치고 모두 잠자리에 들 시간. 청주교구외 다른 교구 참가자들은 연수원 생활관에서 조금 편한 잠자리였지만 청주교구 신자들은 주인인 책임감으로 모두 연수원 강당에서 「준노숙」체험에 들어갔는데 한마디로 피난민 난민촌 모습을 방불케 했다. 비록 난방을 하고 이불이 있었지만 강당이 너무 넓고 새어 들어 오는 찬바람을 막을 수 없어 새우잠을 청하면서도 이보다 더 못한 상황에서 노숙을 하는 이들을 생각하면서 서로에게 이불을 더 많이 덮어주면서 가족의 따뜻함을 더 깊이 체험했다.
○…이튿날 새벽 6시에 열린 아침체조와 「우리가족 만세」시간에는 상상외 많은 참가자들이 참여해 진행본부측이 한순간 당황하기도. 전날 늦게 잠자리에 들었고 쌀쌀한 날씨 때문에 참석율이 저조 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야외음악당이 꽉 차고도 모자라 주위 언덕에까지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아직 잠에서 덜 깬 아이들은 연신 하품을 하면서도 진행본부가 준비한 신나는 체조를 따라 하며서 제일 신나하기도. 새벽에 열린 「OX 퀴즈」에서는 5자녀를 둔 광주 운암동본당 가정을 비롯해 4가정이 우승해 푸짐한 선물을 받았다.
Go JESUS Land
○…이번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Go JESUS Land」로 이름 붙여진 초등학교 어린이들만을 위한 행사. 야외잔디운동장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각 학년별로 「스트로우으로 탁구공 나르기」「고리 던지기」「동전쌓기」등 다양한 게임을 펼쳤다. 특히 「먹기 릴레이」게임은 5구간으로 나눠 과자 우유 빵 등을 푸짐하게 펼쳐놓고 신나게 먹고 최종 2명이 결승전을 벌이는 놀이였는데 어린이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얻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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