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헤이룽장(黑龍江) 교구 해북진(海北鎭) 성당이 드디어 완공됐다. 국내 신자들의 큰 관심과 지원속에 10월 19일 오전 9시30분 봉헌된 해북진 본당 새 성전은 대지 5000여평, 연건평 1000여평, 흰타일을 붙인 고딕식 건물로 지하 1층엔 사제관.수녀원. 소성당.교리실.사무실.회의실 등으로 꾸며져 있으며 지상 1층엔 대성당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 6월 기공, 이번에 봉헌된 해북진 성당은 성전건립 비용 대부분을 국내 신자들의 성금으로 충당해 한국천주교회가 주도 하고 있는 중국교회 지원의 또 하나의 가시적인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4000여명 신자를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 해북진 성당건립엔 4억여원의 공사비가 투입됐으며 1966년 문화혁명당시 파괴된 구(舊)해북진 성당 원형을 재현하고 있다. 지린(吉林) 교구장 쟝한민(張漢民) 주교 주례, 김영환 몬시뇰, 최영수 신부(대구평화방송사장), 김명동 신부(한국외방선교회), 이근덕 신부 (수원교구), 김광우 신부(한국외방선교회)를 비롯 흑룡강성 신부 등 16명의 사제단이 공동집전으로 봉헌한 이날 미사에서 쟝주교는 강론을 통해 『훌륭한 성당을 봉헌할 수 있도록 사랑을 실천해 준 많은 한국신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뜻깊은 날을 맞이한 우리는 하느님 찬미에 더욱 열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몬시뇰은 인사말을 통해 『공사에 적극 협조해 준 인민정부, 건설업체 등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이번 해북진 성당 봉헌이 양국 교회의 친선과 발전에 한몫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봉헌식과 미사엔 중국 지림(吉林).쟝츈(長春).션양(瀋陽)·티엔진(天津)교구 신자와 헤이롱지앙(黑龍江) 교구 신자, 한국 신자 유학생 등 5000여명이 참례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티엔진 교구 신자 들은 기차로 2박3일간 이동, 봉헌식 전날인 18일 해북진에 도착하는 신앙적 열성을 보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격려를 받기도 했으며 헤이룽 장성(黑龍江省) 쳔화이요우(陳懷友)종교국장 등 정부측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예상 건축경비 3억원으로 공사가 시작된 해북진 성당은 겨울 추위로 벽돌이 균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장 전면(全面)에 타일을 부착하는 등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경비 5000여만원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이번 해북진성당 건립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뒤따랐다. 수많은 국내신자들의 성금이 이어졌고 중국내 한국인 신자들은 묵주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김영환 몬시뇰은 올 4월말 은퇴식 때 받은 4000만원을 전액 건립 기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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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북진 성당의 교회사적 의미
선목촌 조선인들의 신앙적 토대
지리적 북방선교의 요충지
1930년대 파리외방전교회 사목구이던 해북진은 당시 1만2천여명의 관할 지역민중 근 8000명이 신자일 정도로 천주교 교세가 위력을 떨치던 곳. 또 한국교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 해북진성당에서 4㎞ 정도 떨어진 곳엔 순전히 조선인들만의 힘으로 건립된 선목촌이 있었다. 선목성당과 선목소학교 등이 들어서 있던 이 선목촌은 주위 9개촌의 중심역할을 해왔다.
선목촌 건립 주역은 독립운동가 정준수(스테파노)씨와 김상교(프란치스코)씨. 이들은 조선인 신자들을 모아 농장을 설립하고 해북진 본당 중국인 신부나 불란서 신부들을 초빙,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를 영했다. 선목촌의 초대 주임은 김선영 신부(서울교구). 김신부는 선목촌에 조선 어린이들을 위한 소학교를 설립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임복만 신부(전주교구)가 부임하기도 했다. 선목촌 출신 신부로는 대구대교구 김영환 몬시뇰, 부산교구 김성도 신부, 대구평화방송 사장 최영수 신부 등이 있다.
이처럼 선목촌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던 해북진성당은 당시 그 지역에서 생활하던 조선인 신자들의 정신적 지주였으며 신앙의 바탕이 되던 곳이었다. 해북진 성당이 파괴된 것은 1966년 문화혁명 시절. 당시 해북진본당 신부뿐만아니라 선목촌 임복만 신부 등도 투옥되기도 했다.
이같이 조선인 신자들과 연계돼 있던 해북진은 지리적으로는 북방선교의 요충지, 러시아, 몽고와 근접해 있는 해북진은 이 지역의 교통의 중심지이며 토양이 비옥하고 천연자원이 풍부해 경제적 발전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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