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께 장미꽃다발을 선물한다는 묵주기도. 묵주 기도를 바치는 도구인 묵주의 종류는 다양하다. 형태로 보면 1단, 5단 묵주가 대부분이며, 프란치스코회에서 성모 마리아의 7가지 천상 기쁨을 묵상하며 바치는 「칠단묵주」또는 「칠락묵주」가 있다.
또 특별한 목적을 위한 묵주도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 일치와 평화통일을 위한 「통일묵주」등이 있다. 흔히 손에 끼고 다니는 묵주반지 하나로 신자임을 드러내기도 한다. 묵주반지 이외에도 요즈음은 핸드폰 줄을 대신한 묵주, 팔찌묵주, 직접 만드는 매듭묵주 등 생활 안에서 하나의 장식물 기능도 함께 하는 추세다. 이제 묵주는 단순한 성물의 개념을 넘어 시대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처음 묵주를 선물받거나 구입하게 되면 제일 먼저 축복을 받는다. 축복을 받음으로써 세속적인 것과 다른 성물(聖物)로서 분리되게 된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묵주 자체가 성물로서 어떤 신비한 힘을 가지거나 그 자체로서 은총을 얻을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성 루도비코는 묵주를 두고 『묵주기도를 하면서 분심이 들 때 이길 수 있는 무기』라고 표현한 바 있다.
저마다 묵주에 대해 애착을 갖고 분신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묵주가 낡아서 폐기처분을 해야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망설 이기도 한다. 서울 사제평생교육원 교무과장을 맡고 있는 이영춘 신부는 『만약 알이 몇 개 없어도 기도하는데 불편하지만 않다면 계속 사용해도 되며 성물로써 정성스럽게 다루는 것은 괜찮다』고 말한다. 덧붙여서 이 신부는 『묵주 뿐 아니라 파손된 성물들은 따로 잘 모아뒀다가 성묘 갈 때 묘소 근처에 묻거나 집 정원이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묻어두면 된다』고 조언한다. 모든 성물은 기도를 위한 도구이므로 정성껏 사용해야 하고, 또 파손 됐을 경우 아무 곳에나 버려서도 안된다.
성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차나 집안 등지에 묵주를 걸어놓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물론 눈에 보이는 성물로써 신자임을 드러 내고 스스로의 신앙심을 위한 것이라면 좋겠지만, 단순히 부적시하거나 장식물처럼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사목자들은 말한다. 묵주기도를 바칠 때 지향이 점차 기복화되거나 양적인 증가에만 치우치는 현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전에 기도방법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단순히 단수를 늘이기 위한 기도보다는 한단을 바치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바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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