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좋으신 어머니, 그 분의 사랑을 전하는 사제로 살아 가겠습니다』서울대교구 수유1동본당 주임 이종남 신부의 지극한 성모 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종남 신부는 최근 17년간 모셔오던 성모상을 명동성당에 봉헌하며 아무도 모르는 감사의 눈물을 가슴 속으로 흘려보냈다.
이 신부가 봉헌한 무염시태 성모상은 어떤 의미에서 제자리를 찾아간 셈이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첫 한국방문 때 명동성당에 성모자상을 봉헌하면서 땅에 묻힐 뻔 했던 성모상이 바로 이 신부가 모셔오던 성모상이었던 것.
성모상을 모시게 된 이 신부는 군종사제 시절에는 첫 부임지였던 육군사관학교에서, 그리고 1군사령부와 국방부 등을 옮겨 다니면서도 줄곧 성모상을 모시고 다니며 제대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신자들의 성모신심 돋우기에 힘을 쏟았다. 전역 후에도 천호동본당을 필두로 현 임지에 이르기까지 20년 가까이 본당을 옮길 때마다 모시며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 이렇게 해서 성모상은 이 신부와 함께 우리나라 곳곳을 순례한 셈이 된다.
명동성당에 언제 봉헌됐었는 지 역사조차 남아있지 않은 성모상 이었기에 손가락 끝이 떨어져 나가고 색도 바랬지만 이 신부가 손수 손질하며 그간 쏟아온 사랑의 결과로 성모상은 재봉헌되던 때 살아있는 눈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국교회의 주보이자 서울대교구와 명동본당의 주보로 명동 성당에 봉헌됐을 것으로 보이는 성모상을 모시게 됐던 게 개인적 으로 영광이었다』는 이 신부는 『김대건 신부님이 최고의 어머니로 공경해마지 않았던 성모님에 대해 아직 많은 이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성모상은 기념이 아니라 기도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 신부는 최근 루르드를 향해 생애 7번째의 성모성지 순례를 떠났다. 『다시 한번 25년 사제로서의 삶을 성모님께 봉헌하고자 합니다』지고지순한 사랑을 믿는 그에게서 사랑 많은 사제의 따스함이 풍겨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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