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교회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는 무엇인가? 현재 교회는 급속한 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적 변화속에서 주어진 과업과 도전들을 슬기롭게 극복해야할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교회 관계자 들은 성직자, 수도자들로서 부족한 부분을 평신도들이 훌륭히 채워 주고, 교회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할 때「희망있는 교회」「거듭나는 교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평신도 활약상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 으로 보는 견해가 상당수다. 교회 일선 전문가들은 한국 교회 창립 에서 보여 준 평신도들의 자발성, 주체성이 오늘날 교회에서는 미흡 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평신도들의 성직자 의존성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대다수 평신도들의 신앙교육, 교리 교육 부족에서 오는 자신감 부족과 교회 의식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평신도 인재들조차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이 부족하다는 것도 교회의 바람직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지난해 사목교서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각각 서로의 은사를 존중하고 합당한 역할을 정립해 소원한 관계를 극복하고 협력과 화합의 새로운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교회 관계자들은 평신도를 활용하고 교육할 수 있는 토양마련을 교회 발전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교회가 풍요로워지고 다양한 생명력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교육과 지원을 통한 평신도 인재 양성과 기존의 전문 평신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에 맡겨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평신도의 사도직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날로 급변하는 과학과 기술의 발달, 인간관계 등은 평신도 사도직의 무대를 무한히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 활동 분야의 대부분은 바로 평신도들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제2차 바티칸 공 의회에서는 일찍이 이러한 중요성을 절감하고 9개 교령중에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을 포함시켰다. 그렇다면 교회 구성원의 대부분인 평신도들이 새로운 3천년기를 열어 나가며 교회의 발전과 이땅의 복음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담당해나가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는 평신도들의 자각과 노력이 우선돼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교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대다수 교회 전문가들은 평신도들이 자신의 소명을 분명히 인식하며 맡은 바 소명을 보다 원숙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평신도 교육은 절대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구 차원에서 교회 지도자, 봉사자, 교리 교사의 양성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평신도들이 구체적인 삶의 현실에서 신앙의 문제를 반성하고 자신 들의 성숙과 교회공동체의 쇄신을 도모하려는 자생적인 모임들이 있다. 우리신학연구소,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21세기 가톨릭 포럼, 삼토신학 연구회 등이 그것이다. 최근 10여년전부터 움직이고 있는 이러한 모임은 평신도들이 주체가 되어 신앙인으로서의 신원을 재점검 하고 시대에 부응하는 실천적 방안들을 찾는다는 점에서 긍적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평신도들의 사도직 형태에 따라 거기에 알맞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즉 급변하는 현 사회의 사상과 여건에 맞춰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인재양성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공의회 교령은 또한 교회에서 가르치는 윤리 내지 사회 원리에 입각해, 공동선에 유익하도록 현세 사물을 올바로 이용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다. 평신도 교령을 통해 교회 쇄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평신도 교육의 강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가톨릭 교리신학원, 가톨릭대학교 등을 통해 많은 평신도 지도자들이 양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재들을 제대로 교회 활동에 참여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생활하고 있는 신자 전문가들을 교회의 정신에 걸맞는 일꾼으로 키울 수 있는 교육과 가르침이 부족하다. 한국교회는 교회적 영성과 신심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으로 인재들을 양성해나감과 동시에 폭넓게 이들을 수용하고 이끌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서울대교구 홍보실 정웅모 신부는 『이젠 어느 누구 중심이 아니라 성직 자와 평신도들이 더불어 교회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동조해나가야 한다』면서 아울러 『미술, 음악, 문인, 평신도 신학자 등 각각의 현장에서 그리 스도인으로 살고 있는 이들을 그 재량과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면 교회 발전의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사도직을 위한 교육은 아동 교육으로부터 시작된다 할 수 있다. 교회가 밝은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특별히 청소년들을 사도직에로 인도, 사도적 정신에 젖도록 해야 한다.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이 부분을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가정과 본당에서는 물론 가톨릭 계통의 학교, 대학 그밖의 다른 교육기관 에서도 청소년들 마음속에 가톨릭 정신과 가톨릭 운동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땅의 평신도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끊임없는 부름을 받고 있다. 따라서 각자의 나이, 신분, 재능에 따라 주님의 일꾼으로서의 역할과 소명을 다하는 것이 평신도들의 과업이다. 열성적인 신심활동과 함께 학문적 소양이 평신 도들안에서 균형있게 발전돼 나간다면 교회쇄신과 발전에 든든한 토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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